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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창고/내맘대로 영화평점

시간을 되돌아가도 세상엔 바꿀 수 없는것이 있단다. [영화] 언니가 간다 ★

오늘 낮 시간에 친구를 만나게 되어 친구 차를 정비사에 맡기고 근처에서 식사를 마친 후 어디 갈 데 없나 찾았다.
낮 술 마시기도 싫고 그냥 내가 밤을 꼬박 지새운 상태라 같이 사우나나 다녀오기로 했다.

찜질방 마루는 웬 무대에 가수들 노래부르고 난리 났길래 조용한 영화관가서 잠을 청하는데 누운지 얼마나 지났을까? 영화를 틀어주면서 너무 시끄러워 일어났는데, 음? 처음보는 영화네? 이런영화가 개봉 했었었나?(나중에 자료 찾아보니 내가 여행 중인 때에 개봉했었다가 금방 내렸더군)

음? 고소영에 쟤 누구야? 가수 김정민이 나오네?  코믹영화인가?  자, 그럼 일어나서 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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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영화평점   ★


내용 유치 찬란하고 연기 정말 가관이고....구성 엉망이고...

영화보는 내내 정말 딱 30대초,중반를 위한 추억의 영화인데 컨셉이 10대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과거로 인생을 바꾸기 위해 떠나면서 그 시절의 상황과 그 시절 흐르던 음악들을 배경으로 깔은것은 분명 30대에게 향수를 느끼게 함이 또한 10,20대에겐 동감을 느끼게 함이 목적 이었을텐데 어째 이렇게 유치하게 각본을 썼을까? 어쩌면 각본이 이상하기보다는 감독의 역량과 기획자의 의도가 아주 형편없을 수도 있겠지.

무엇을 위한 영화지? 무엇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지?

중,고등학생들아 너희는 딴따라 같은애들 따라다니면 몸도 망치고 마음도 망가진다? 범생이만 사귀어라?
젊은여자들아 낭만같은거 없으니 정신차리고 빨리 물주 찾아 결혼해라?
나이먹은 사람들아 너희는 가끔씩 옛날 음악이나 들으면서 실실 쪼개라?

괜히 표현하려는게 없으면 아예 내가 처음 봤을 때 호기심처럼 완전 재미라도 있어야지?(사실 아주 잠깐씩은 웃었다 ㅎㅎ)

내가 영화를 끝까지 본 이유중에 하나는 음악이 꽤 신선(?)하다는 이유?
예전 듀스와 공일오비 등 가수들의 노래를 새롭게 편곡하여 삽입한 부분이 있는데 꽤 좋았다. 물론 그냥 편곡 안한 상태로 넣은 곡들도 있지만. 나는 그들을 좋아하지는 않았었지만 다른 형식으로 변화된 음악을 들으니 그시절 많이 들리던 때가 생각나며 오버랩 됐었다. 검색 해보니 윤종신이 음악감독했구나... 이런 재주도 있었네?

그런데... 그럼 30대를 겨냥해서 각본을 쓰고 기획하고 배역을 정하고 영화를 찍고 홍보를 해야지.

이게..이게.. 뭐니?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두둥실 뜨어버린 영화가 된 꼴이다.

분명 과거로의 회귀를 주제로 만든 영화는 그동안 참 많이 나왔다.
"Back to the Future" , "Frequency"  처럼 바람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목적하는 의도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니니?
홍보를 보니 완전 10대들을 위한 영화더만 그럼 아예 "말죽거리 잔혹사' 를 벤치마킹 하던가.

내 느낌에는 지난날의 상처와 아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자책하며 사는 어느 처녀가 과거 여행을 통해서 새로이 마음을 잡고 꿋꿋하게 살아가게 되는 과정, 또한 해피엔딩...

이게 주된 시나리오고 얼마든지 멋있게 예쁘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마음 아파하는 딸을 지난 날로 보내는 어머니가 과거의 모습에서 애기를 낳다가 자기가 죽는 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딸을 쓰다듬으며 잔잔히 얘기해 주는 대사가 아깝다.

"이 아이도 너처럼 이렇게 이쁘게 컸니? 이렇게 이쁜 애를 어떻게 포기하니.."

"시간을 되돌아 가도 세상에는 바꿀 수 없는 일들이 있단다 "

이 대사는 정말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지난날 과거를 후회하며 자학했었던 시절들을 떠올리면서 지금은 모두 홀가분히 잊고 살아가려는 내 모습을 보며..
 
이 멋있는 대사를 왜...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화는 이렇게 사장되는구나.

각본과 감독과 배우와 기획과 홍보 등등.. 모든게 잘 어울러져야 영화가 되는 거구나 하는 것을 또 새삼스레 느꼈다.


그리고 .. 더 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