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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일간동남아여행일기/라오스

#20(라오스 방비엥 2일)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해...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20일째>

방비앵 2일  
2006/12/25 (월)   날씨 : 이곳도 익숙해진다



일기 쓰려다 불켜놓고 잤다.
몸이 처지긴 하는가 보다.
태안인 배고프다고 먼저 나갔다.
대충 일기 써놓고 나가보니 태안이가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유명한 루앙프라방베이커리가 아닌 바로 옆집에서 아침을  먹고있다.
"왜 여기서 먹니?"
"여기가 루앙프라방베이커리 보단 쫌 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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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대로 된 라오스 커피를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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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턴 오믈렛 세트 즐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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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이 아주 조금 싸다


써니누나도 합류하고 모두들 식사 후 옆의 은행으로 환전을 하러 갔다 온다.
나도 잠시있다가 100 달러를 환전한다.
예상은 했지만 두툼한 돈다발로 바꿔 주니 마치 부자가 된듯 기분이 흐믓하다.
게다가 나만 빳빳한 새돈으로 줬는데 고무줄에 묶인 뭉치를 딱딱 손바닥에 때려가며 한장씩 두장씩 빼고 허세를 부리니 마음이 째진다.
계속 이렇게 살았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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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빳빳한 돈다발... 행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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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부터 후식을 먹기 시작했냐.


인도 식당가서 시원한 '라씨' 한잔 하고 내일 계획한 카야킹 투어 예약을 위해 '폰투어' 로 향했다.
원래 나는 카야킹 까지는 별 생각은 없었고 튜브 하나에 올라타 상류에서 유유히 내려오는 튜빙을 해보고 싶었는데 날씨가 좀 춥기도 하고 이런 놀이는 여러사람 어울려야 재미가 있다는 생각에 일행과 같이 하기로 했다.

그곳에서 투어 문의 중에 지영씨와 한 아주머니(처음엔 호칭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이후론 지영씨가 선생님이라 호칭 하는 것을 듣고 선생님으로 불렀다. 나이 좀 드신분께는 선생님이라 하면 편하구나.)를 만난다.
내일 별다른 계획이 없으신 그 분들도 같이 카야킹 투어를 함께 하기로 했다.
일단 예약 후 루앙프라방에서 만났었던 경상도 아가씨들이 적극 추천한 "블루라군" 이란곳을 문의를 해봤다.
이것 저것 물어보고 있는데 지영씨가 마침 자기가 어제 다녀왔다고 괜찮다고 한다.

가볼까?? (원래 오늘은 아무것도 안하고 쉬기로 누나와 태안이와 어제 얘기 했었었다.)
뭐라도 해야지? 일행들 살살 꼬셨다.

교통편을 문의 하며 오토바이 렌트를 물어 보는데 오토는 없고 모두 기어 있는 것들이다.
같이 있던 선생님이  산악 4륜구동 찦차 렌트 애기도 한다.(에고... 한국에 비하면 싸긴 하지만, 우린 지금 가난한 배낭족이여용 ㅎㅎ)
지영씨가 자전거로 30분이면 간다기에 모두 함께 하기로 했는데 문제가 있다.
선생님이 자전거를 못타신다.(아주 오래전에 한번 타보셨다고...)
어쩌지?? 그렇다고 처음 타보는 기어 있는 오토바이를 빌려서 뒤에 태우기도 난감하고.
표정을 보니 같이 어울리시고 싶으신것 같은데...
혼자서 이곳에 꽤 오래 계신것 같다.(나중에 이유를 안다)

가뜩이나 나 때문에 오늘 하루 쉬기로한 계획이 틀어졌다며 뾰로통한 표정의 써니누나 보니까 괜히 일벌여 놨나 생각도 들고 ...

다행이 지영씨가 어떻게든 선생님 자전거 가르쳐가며 간다기에 안심하고 블루라군에 가보기로 합심한다.
선생님이 꽤 심심하신지 우리와 같이 움직이고 싶어 하신다.

나들이 채비로 갖추고 자전거 렌트.
가게에서 프린트 한 지도를 받은 후 나서려 하는데 ...

아무래도 안되겠다.
선생님 자전거 배우시며 뒤뚱거리는 것을 보니 도저히 못 타실 것 같다.
그냥 뒤로 하고 우리끼리 먼저 가기도 그렇고, 내 짐을 모두 태안이에게 맡긴 후 선생님을  뒤에 태웠다.

마음이 편해야 여정도 즐겁지.

들었던 대로 강을 건너는 다리 통행료를 받는다.
자전거는 좀 더 받네?  6000낍. 선생님이 내주셨다.
잠깐 길이 엇갈란듯 지영씨도 놓치고  아무리 천천히 달리게 되다 보니 누나랑 태안이도 놓쳤다.
길이 아스팔트도 아닌 일반 길인데다 돌까지 많아서 덜컹거리며 가니 속도는 그렇다 치고 뒤에 앉으신 선생님 엉덩이 무척 아프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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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통행료 받는거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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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그냥 건너는 트럭.. 정말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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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계속 보이는 봉우리


일부러 선생님은 내가 힘들어 할까봐 자꾸 내려서 자기는 걷는 것은 자신 있다 하시며 힘찬 걸음 하신다.
조금씩 경사도 진 곳이 있어서 자전거 뒤에 사람 태우고 아무래도 꽤 힘들듯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이라도 오토바이 빌릴껄 그랬다
괜히 선생님도 힘들어 하는 것을 보니 미안해 진다.

어라??  경운기가 지나가는데 뒤를 보니 외국인이 타있다??
아~ 이게 운송수단이구나? 야호~~ 다행이다!!
운전사 아저씨와 얘기를 해서 일단 편도로 선생님을 먼저 태워 보냈다.

갑자기 이제 혼자가 되버렸다.
이제야 자전거가게에서 준 맵을 살피는데...
이런?. 푸캄 동굴이 블루라군일세??

가이드 북에 자전거로 1시간거리라 해서 자전거로는  안가려 했었는데.
도대체 뭐야? 경상도 아가씨들 그런 얘기 한마디도 없었는데? (일반 사람들은 그곳 잘 몰라서 현지인에게 물어서 가야 한다나? 자기들은 아주 운좋게 봤다고 까지 얘기 했었는데...) 그럼 불루라군 가서 수영만 하고 동굴은 안갔다는 건가??  정말..  ㅠ.ㅠ
이건 경주 토함산 올라가서 석굴암 안보고 왔다는 것과 같잖나..
물론 보기 싫어서 안봤다면 이해 되지만 몰라서 못봤다는 것은 마음이 아프다.
약간 멍~ 한 기분. (나중에 지영씨에게도 왜 얘기 안했냐고 물어보니 아는 줄 알았단다)
 
가자!!
여기 저기 동굴 이정표가 쓸데 없는게 너무 많다.
발음도 비슷한것이 많아 괜히 옆길로 새서 무척 헤맸다.
같이 자전거로 가다 만난 태국인들도 나와 같이 우왕좌왕.
가방도 태안이에게 맡겨서 물, 돈, 수건, 후레쉬, 아무것도 없는데 어쩌냐. 빨리 가자 빨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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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먼저 가 계세요~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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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헷갈리는 이정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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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담을 해 놓았을까?


걸어서 푸캄 동굴 가시는 네덜란드 노부부와도 담소 나누며(이 사람들이야 뭐 히딩크 얘기하면 줄줄 얘기거리가 안끊긴다) 이젠 큰길로 쭈욱~ 따라서 가니 더 이상 헤메지는 않았다.

다행이 잔돈 몇푼이 있어서 길가다 물도 사먹으며 경관 감상 하며 천천히 간다.
한적한 시골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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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했다.
입구에서 별다른 제지를 안하기에 현지인 처럼 보이나? 입장료(10000낍) 안냈다고 좋아 하며 다리를 건너려 하는데 거기서 걸렸다. 에잉...
우후~~ 물 색깔 정말 예쁘다. 생각보다 자그마 했지만 이채 롭다.
외국애들 몇명이서 다이빙과 수영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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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다? 일행들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두런두런 살펴보니 지영씨 혼자서 먼저 수영하고 쉬고 있다.
우리들 먼저 갔는 줄 알고 한참 열심히 달려서 왔는데 다른 사람들 다 어디에 있냐고 묻는데 난감하다.
아무도 못봤다는데 다 어디 간거야??
어쩌지 하고 있는데 백발에 긴 머리를 뒤로 묶어 매신 연세 좀 있으신 한국인 한분을 뵌다.
맥주를 권하시며 자리에 앉으 란다. 그 연세에 혼자서 여행을 다니시는데 참 부럽다.
"담배 한대 피우겠읍니다" 양해를 구하니 "아니 이런데 까지 와서 왜 남의 눈치를 보고 그래요? 맘껏 피워요" 하시는데 말씀 하시는 거나 모양새가 아주 멋쟁이 할아버님(?)이시다.
블루라군 물속에 훤히 보이는 물고기를 보라며 과자 부스러기를 던지신다.
정말 물 맑네.. 파닥파닥 큰 놈들이 뛰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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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아까 경운기 타고 가셨던 선생님이 동굴쪽에서 내려 오신다. 다행이네. 잘 도착 하셨구나.
그러고 보니 할아버님이 여기까지 혼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셨다. 내려갈때는 선생님과 함께 타고 돌아 가기로 하였다. 다행이다.

나도 이젠 동굴 구경 해봐야지.
꽤 가파르다
조심 조심 올라가서 보는 동굴 전경은 너무도 좋았다.
뚫려진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정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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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파르다 조심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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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불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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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툼레이더 영화 한장면 같다


따사로운 빛과 어울러진 신비스러운 광경에 잠시 넋을 잃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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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속으로 들어 가려다 어둡기도 하고 마침 깊은 곳에서 나오는 서양 여자아이 손잡고 건너는 거 도와주며 안쪽은 어떠냐 물으니 별로 라고 하는데 그리 땡기지가 않는다.
동굴안이라 그런지 춥기도 하고 걷기가 좀 위험 하기도 하고 후레쉬 없는 것을 핑계로 나와 버렸다.

다시 동굴 입구에서 담배 한대 태우며 아까 본 여자애하고 얘기 나눠보니 호주인이다.
그런데 나보고 라오스 사람이냐고 묻는다 ㅠ.ㅠ. 정말 그렇게 보이나??

어디선가 읽은 글에서 이곳 동굴앞에서 안내를 자청하고 나서서 나중에 가이드비를 요구한다는 라오스인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 때문인가?  그동안 태국이나 라오스에서 현지인들이 나에게 길 물어보고 하기에 재밌기도 하고 즐거웠는데  막상 외국인이 나를 그렇게 보니 좀 뻘쭘 하다.

한국인이라 말하고 뭐 역시 이번에도 독일 월드컵 얘기, 호주 감독 맡맜던 히딩크 얘기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간다.
같은 화제거리가 있다는게 참 다행이다.
먼저 내려간 그 아이 룸메이트는 이탈리아 애라는데 별로 안친한가 보다. 이탈리아가 한국에게 깨진거를 빗대어 흉을 본다. 이 아이도 혼자 와서 다국적 연합이 되어서 다니는 구나.

내려 가보니 태안이와 써니 누나가 이제야 도착해 있다.
아니라고는 하지만 아마도 아까 나처럼 이상한 이정표 보고 엉뚱한 동굴로 헤맨듯하다.
"동굴 구경 다녀와~" 하며 올려 보내고 잠깐 쉬다가 큰맘 먹고 다이빙을 하며 수영을 해본다.
수영을  할줄 모르지만 물에는 뜰 줄 아니까, 그리고 여기까지 와서 이런것도 해봐야지~
사실 얼마전 치앙라이에서 한 문신 때문에 물에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웃통 벗기도 좀 쑥쓰러웟으나 뭐 어때, 아까 할아버님 말처럼 여기까지 와서 남 눈치 볼 필요가 뭐있어?

물에서 노는 아이들이 서양애들 밖에 없었지만 그냥 뛰어 들어가 한껏 물장난을 한다.
물에 들어오기 겁내하는 쭉쭉빵빵 미국 여자아이가 있기에 물 튀겨가며 빨리 들어오라고 하고, 그래도 안들어 오기에 슬며시 올라가 뒤에서 밀려하니 화들짝 놀라 나보고 변태(freak 맞지?)라며 스스로 뛰어 든다.
것봐? 물에 들어가니 좋지? 모두 함께 다이빙 포인트 놀이 하며 즐겁게 놀았다.

역시 오픈 마인드~
아까부터 옆에서 슬금 눈치만 보며 물에 안들어 오던 태국애들도 이젠 다이빙에 맛들려 계속 물에 뛰어든다.

태안이와 누나가 내려온다.
아까 길오다 만났던 배불뚝이 네덜란드 아저씨(아주머니는 힘드신지 못올라 가셨다)와 같이 한 모양인데 나는 못보았던 가이드비 요구하는 라오스 사람을 만난듯하다. 에고.. 내가 그렇게 보였단 말이지? 호주애야..

점심을 시켜 먹은 후 아까부터 건너편에서 따스한 햇빛아래 돗자리 깔고 휴식을 취하는 지영씨와 선생님 자리에 가서 같이 일광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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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에서 지영씨와 선생님이 돋자리를 깔고 따사로운 햇살을 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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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리던 태국애들 이젠 완전히 신나서 논다. 뒤편 좀 뚱뚱한 아이들은 물에는 안들어 간다 ^^;;

돌아 오는 길 한가로이 농촌 전경들이 평온하다.
들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들 하며, 뛰노는 아이들, 멱을 감는 아이들, 빨래하시는 아주머니등등... 모든 것들이 실제 사시는 분들은 못 느끼겠지만 우리눈에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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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과 떨어져서 천천히 자전거로 다니면서 어디든지 시선을 돌려가며 보다 보면, 이곳 저곳, 하나 하나가 마치 풍경화 같다.

사람들이 웅성 거리기에 보니 무슨 악기를 연주 하고 있다?
전통악기인듯 한데 연습중인가? 제대로 한곡 연주 좀 해주징.
관람 좀 하고 싶은데 잠깐 연주하고 멈추고 사람들과 얘기하고 그러니 오래 있기가 그렇다.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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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불리는 악기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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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나 딴따라들은 여자에게 인기만땅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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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방에 붙은 홀리그램을 보고 아이들이 호기심을 보인다. 처음으로 아이들 사진 이렇게 가까운데서 찍어 본다. 난 왜 두려워 할까...


강가에 다가서니 지영씨가 안건너 가고 있다.
통행료 또 내는 건가? 궁금해 한다.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아까 지나온 다리 말고 다른 조그만 다리를 건너 삥 돌아서 왔다.(나중에 물어보니 또 받지 않았다고 한다. 괜한 짓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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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는 소떼들 참 많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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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도 최고 인기는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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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돈 안내려 다른 다리 건넜네


멀리 돌아서 숙소 쪽으로 건너오자 지영씨가 두분의 아저씨(?)들과 인사를 나눈다.
헉!! 태국 치앙마이에서 이 곳까지 오신 분이라는데 MTB 자전거로 오셧단다.
루앙프라방에서 이곳으로 오며 그 높은 언덕을 자전거로 다니는 여러 여행객을 보며 한국인은 없나 했었는데 이런분들이 계셧다. 더구나 젊은이도 아니고 초로의 신사분들. 직접 한국에서 자전거까지 공수해 가며...(나중에 들은 얘기론 이후 방콕까지 가셨다가 치앙라이에서 열리는 자전거 대회에도 참가 하셨다고 하신다. 존경합니다~)

숙소에 오니 태안이는 벌써 어디론가 나갔나 보다.
잠시 쓰러져 잔다.
얼마후 써니 누나가 밥먹으러 나가자고 문을 두들겨 샤워 후 저녁식사를 위해 나선다.
힌국분들 참 많이 만난다.
동네가 좁으니 코너쪽 식당에 앉아 있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볼 수 있다.
루앙프라방에서 만났었던 일본인 마꼬 일행도 본다.

식사후에 한국분들 다른 곳에서 맥주 한잔 하기로 했는데 다른 곳에서  마꼬 일행들이 자리 잡았다고 오라고 한다. 에고에고 일단 일본인들 일행 있는 곳으로 ㅎㅎ.

꽤 재밌게 대화하며 놀았다.
써니누나는 일본에서 몇년 동안 살았기 때문에 일본어를 유창하게 잘 한다.
중국에서 살고 있다는 핫조상, 베트남쪽에서 건너온 유꼬, 말수가 적은 구미꼬, 그리고 귀여운 마꼬(그래도 나이가 좀 있다) 흥겹게 여러 얘기를 나누다 보니 영어 때문에 머리에 쥐가 나긴 해도 너무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누구와도 여행 얘기와 사람 사는 얘기, 그리고 그나라에 대해 알고 있는 조그만 상식들이 화제거리가 되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우리나라 사람은 어디가서 창피한 일 있을때 "쓰미마셍~" 하고 도망 간다니 자기네들은 "미안합니다~" 하고 간다나? 똑같지 뭐..
마꼬가 "아이 쪽팔려~~" 하며 수줍게 표정 지으니 아주 대박이다.
나도 "씨이쏙~(아이 죽겠다)" 라는 일본어 배우며 비슷하게 흉내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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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크게 대화에 지장은 없지만 내가 영어 표현를 좀 더 잘 할줄 알면 더 재미있는 얘기 많이 더 나눴을텐데... 일단 일본어 유창하게 나누는 써니누나가 부럽다.(누나는 영어도 꽤 하신당 ^^;;)

그곳에서 바로 옆 "폰투어"에서 일하는 라오스인을 만나 잠깐 같이 대화를 했는데 한국어를 꽤 잘하네?
여러 농담을 해가며 놀긴 했는데 이것이 또 나를 보고 라오스 사람 맞다고 거짓말 하지 말라며 놀린다 ㅠ.ㅠ

아쉬운 작별 후 아까 들르기로 한 한국분들 혹시 아직 계실까 만남 장소에 들르니 아직 계시다.
성격도 좋으시고 재미 있는 분들이셨는데 여자분 두분은 내일 떠나신다고 한다.
그렇게 안보이셨는데 나이도 내 또래(?)인지라 좀더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얼떨껼에 내 여권 보여 줬다. 잉잉...

비어라오 한가지 밖에 맥주가 없는 줄 알았는데 같은 브랜드지만 흑맥주가 있었다.
약간 작은 병에 들어서 씁쓰름한 맛 인지라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나는 개인적으로 오리지날이 더 좋았다.

방비엥이 즐겁다.
방비엥은 이런 곳인것 같다.

별다른 일이 없어도 마치 모두 한동네 사람들 처럼 여러 사람과 사람들이 만나고 어우러져,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여행객들의 자유를 다른곳 보다 물씬 편안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오해 : 전에 치앙마이에서도 태안이가 내가 너무 힘들게 다닌다며 헤어지자 한적이 있었고, 써니 누나도 내가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몸살 나는 체질인가 하고 말을 했었다. 원래 나는 정말 게으른 사람이라고 말을 해도 믿기지가 않는 표정들이였다.

이상했다. 여행 와서는 아무리 늦게 자도 아침에는 자명종(준비해갔었는데 여행기간동안 한번도 써보질 못했다) 없이도 눈이 번쩍 뜨이곤 하며 "자!! 오늘도 뭐라도 하면서 보내야지??" 부지런을 일부러 떨었으며 조금이라도 한순간,한순간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꽤 오랬동안 지속 되었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모습 보였으면 부모님들이 정말 좋아 하셨을텐데...

제한된 시간 속에서 내가 존재 한다는 것은 무언가에 쫓기는 느낌이랄까? 비록 짧지 않은 기간을 계획하고 다녔지만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고, 조금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가득찼고 또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무슨 큰일이 나는 모양 나를 재촉하던 시간들이 많은 편이였다.

더 크게 생각하면 내 인생도 언젠가는 마감할 한정된 시간인데...
그리고 벌써 많은 시간 의미없이 보냈던 때도 참 많았었는데...
실생활에서 이렇게 해야지 왜 여행와서 난리냠...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겐 모두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나또한 그러 하였고 힘들게 시작한 여행이니 만큼 나중엔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는 강박심도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앞으로도 많은 여정이 남아 있기에 그동안 일부러 여러 우울한 잡생각에 젖어 들지 않게 각성시키곤 했다.

그 모습이 나를 가만히 있으면 몸살내는 그런 여행스타일의 사람으로 오해를 많이 사게 했나 보다.
하지만 점점 여행 중반부로 가면서 꼭 무언가를 보고 다녀야지만 남는게 아니라는 당연스런 사실을 자연스레 몸으로 느끼면서 더더욱 유연하고 재미있는 여행을 즐기게 되었다.

아직은 감상에 젖어서 나를 돌이켜 볼 순간이 두려웠고 그 때문에 같이하는 사람들을 힘들게도 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