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35일째>
라오까이 -> 하노이
2007/01/08 (월)   날씨 : 여긴 또 왜 추운거냐


잠을 너무 설쳤다. 침대도 비좁아 너무 불편하고 몸도 안좋은게 속이 쓰라리다.
으~ 좀 일찍 새벽녘에 하노이역에 도착한다.
기대도 안했지만 역시 픽업 서비스는 없다.
걸어 가자니 그렇고 어쩔까 하다가 시내 버스를 탄다.
그러고 보니 동전이 어제 상점에서 거슬러 준것 '888' 그려져 있는 이상한 동전인데 차장이 잠깐 보더니 그냥 받는다. 뭘까? 어떤 동전일까? ㅎㅎ

다행이 제대로 탄것 같다.
그나마 하노이 오래 있었다고 항박 거리 근처 가니 알아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 생각보다 컨디션 좋은데?


우리를 제외하고 모두들 숙소예약을 하지 않았기에 일단 우리 호텔로 같이 간다.
기중씨 내외는 오늘 '후에'로 가는 기차를 예약, 민경이와 선희는  닌빈으로 가는 여행자 버스를 예약 한터라 시간도 어중간해서 숙소를 예약 안했나 보다.
우리도 어차피 오늘 여행자버스를 타고 '후에' 로 향하기는 하다만 조금이라도 쉬고 싶어서 숙소를 예약 했었다.

호텔에 와보니 셔터문이 내려져 있고 여러 여행객들이 그 앞에서 문 열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리숙하긴 ㅋ~.
얼마전 숙소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호안끼엠 호수 구경 갈때가 생각나 문이 잠겨져 있지 않은 걸 알은터라 셔터문 쓰~윽 올리니 다들 얼빵한 얼굴을 한다.

소파에 누워 자고 있는 스텝 마구 깨워 키를 받는다.
예약 해놓길 잘했다 너무 피곤하다.
다른 분들은 로비에서 컴퓨터를 하며 쉬신 다기에 일단 방에 올라가 누워 있자니 도저히 잠이 안온다.
다 피곤할텐데 나만 누워 있는다는게 웬지 죄스럽다 ㅎㅎ.

로비 내려가 수다 떨다가 아침을 먹으러 모두 움직인다.
민경이가 정말 맛있다는 분짜 가게를 찾아 갔는데 아직 문을 안 열었다.
그냥 옆가게에서 먹는데 '족발국수?' 맛이 그다지 나와 맞지는 않는다.
아쉽네, 모두들 오늘 하노이를 떠나는데 모두 함께 맛있는 국수 같이 하고 싶었는데.

오는 길 민경이와 선희가 어느 커피집으로 안내 한다.
허름한 가게인데도 불구하고에 이른 아침부터 테이블이 꽉차서 목욕탕의자 놓고 마시는데 이건.. 정말... 너무 맛있네?

왜 내가 이런 것 안마시고 이상한데 다녔을까?
베트남 커피 맛있다고 하던데 이런 거였구나? 확실히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다른 곳에선 조그만 커피잔에 나왔는데 이렇게 큰 유리컵에다 가득히 마시는 맛이 아주 일품이다.  
양많은 것 좋아하는 내 취향과도 맞고 아래 가라앉은 연유와 흽싸여져 진득하고도 달콤한 맛이 이 쌀쌀한 아침 찌뿌둥한 몸을 서서히 깨워준다. 너무 좋당~~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중씨가 쏘셨당~ 아 정말 이때의 커피맛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기중씨를 먼저 보내고 민경이, 선희 짐을 찾아서 숙소로 온다.
일단 우리방 짐을 놔두고 쏘다니고 오시라 한다.

배가 무척 아파 온다. 춥다. 잠도 잘 안온다. 죽겠당.
태안이도 설사하기 시작한다. 윽, 여행이래 최고로 몸이 상태가 너무 안좋은듯하다.
영양보충 해야 한다며 어거지로 나를 점심먹으러 가자며 이끈다.

박하에서 산 태안이 바지가 벌써 찢어졌다. 옆가게에 수선 물으니 20,000동 달라는데 하루 밖에 안입었는데 너무속상해 한다. 물어물어 다른 가게에 갔는데 5,000동에 합의 봤다며 싱글벙글 하고 나온다.
여기서도 20,000동 불렀다는데 바지 20,000동 주고 샀다니깐 깔깔 웃으시며 5,000동에 해주신단다(사실은 70,000동 주고 샀다).

송년의 날 자리 없어서 들어가지도 못했던 '리틀하노이' 레스토랑에 갔는데 여행이래 처음으로 맛있는 밥 남겼다.
먹어야 힘이 난다지만 도저히 몸이 안따른다. 앞으로의 여정이 걱정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숙소로 돌아오니 민경이 일행이 돌아와 있다.
열심히 싸이질에 몰두 하고 있다.
우린 푹 쉬었다고 우리방에가서 샤워도 하고 쉬다 내려 오라하니 미안한 마음인지 너무 금방 내려온다. 그럴 필요 없는데...

이곳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정보 찾기가 너무 어렵다. 그냥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둘러보자니 정말 많이도 찍었다. 3G면 펑펑 남아돌줄 알았는데 벌써부터 1G 넘은 지 오래다. 대체 내가 얼마나 찍고 돌아 다니는거냠...
흐리게 나온것 흔들리게 찍은것 많이도 지웠는데 아직도 양이 많다. 내가 이렇게 사진 찍으며 돌아 다닌 적이 있던가? 이젠 하도 버릇이 되서 어딜가도 카메라가 없으면 허전하다.
그동안의 여정의 기록을 보며 추억에 잠긴다.

아! 그러고 보니 여행자버스 티켓 예약증을 잃어 버렸다.
여러 예약증과 함께 가지고 다니다보니 넣었다 뺐다 하다가 빠뜨린것 같은데 카운터에 물어보니 있다가 우리가 예약했었던 담당자 오면 별 문제 없을거라며 "No problem" 한다. 걱정 되는데...이런 실수는 처음이다.

방에 올라가 눈을 붙이려 해도 몸도 그렇고 티켓도 신경쓰니 잠을 잘 수가 없다.
한참을 뒤척이다 내려가보니 다행이 담당자가 와있네. 역시 "No problem" 하며 걱정말라 있다가 버스시간되면 티켓 주겟다고 한다. 고마우이~~ 한결 마음이 가벼워져서 조금 눈을 붙인다.

자, 이제 하노이를 떠나는 구나.
미련없이 체크아웃, 픽업 기다리며 티켓 달라고 하는데 자꾸 어느 여행객과 상담을 핑계로 미룬다.
그냥 좀 빨리 찾아서 주지... 시간 얼마나 걸린다고.

한 여행객, 직원이 불러준 오토바이에 매달려 가더니 어럽쇼? 다시 돌아 왔다.
'후에' 가야 하는데 라오스 비엔티엔 가는 국제 버스 터미날 갔다 왔다며 투덜 거린다.
몰랐으면 라오스 가는거 아냐? ㅎㅎ

아냐, 나도 긴장 해야 돼.

역시나 내 이럴줄 알았어.
한참만에 내 준 버스 티켓을 가만히 찬찬히 살펴보니 베트남 여정에서 달랏과 무이네가 빠져있다.
왜 없냐고 항의 하니 또 "No problem" 하면서 가면 다 알아서 해준단다.

너무 허무했다. 얼굴도 이쁘장하니 친절해서 믿었것만, 그 특유의 해맑은 미소와 굴러가는 목소리가 증오스럽기까지 했다. 한동안 매일 오가면서 인사도 나누고 정도 나누었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다 착각이였나?
여행오기전 읽었던 다른 사람의 여행기에서 티켓 빠진것 모르고 그냥 갔다가 크게 낭패 당한 경우를 보았었던 적이 있어서, 장난 치냐며 따지니 표를 바꾸어 준다.
이번엔 '무이네'가 빠져있다.
이런 식이구나? 하노이 일단 떠나면 어디다 하소연 할데도 없다는 것 내가 모를줄 아니?
인상까지 처음으로 구겨가며 따지니 여기저기 전화하더니 일단 버스 있는 곳으로 가면 표를 바꿔줘라 얘기 해 놓았다하며 또 그놈의 "No Problem".
내역과 담당자 이름 전화 등을 꼼꼼히 적어서 네 싸인까지 해 달라고 해서 확실히 받아 놓는다.
만약 표 안바꿔주면 너 알아서 해라 돌아와서 끝까지 추궁할꺼라 엄포를 놓는다.

끝까지 실망 시키는 구나 하노이.

무슨 망할넘의 픽업버스? 지나가는 택시 세워서 우리를 보낸다.
이럴거면 왜 기다리게 만들었냐!!!

티켓에 쓰여진 출발 시간보다 훨씬 늦어서 걱정 했지만 웬걸? 다 기다리고 있네.
응? 민경이와 선희도 이 버스에 타고 있네?
가이드에게 말하니 금방 표를 바꿔준다. 다행이야. 루트는 정해진 거라 무이네-> 달랏 순으로는 안된다고 한다.
왜 된다고 했니 킴카페 지지배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베트남 여행 내내 가지고 다녔던 버스 티켓 모음집.(ALL STOP 21$, 물론 몇개 도시만 내리면 더 싸다)


내가 굳어진 얼굴로 인상을 찌뿌리며 있으니 민경이 일행이 놀란다.
그렇게 얼굴이 티가 났나? ^^:;

민경이와 선희는 닌빈에서 내린다 하니 아쉽긴 하지만 호이안 쯤에서 또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에어 목베게 까지 나란히 장착후 Ready 모드 하는것 보니 참 잘 어울린다.
타이항공담요라며  보라빛 천을 여기저기 다용도로 쓰는 것보니 재치도 있고 둘이 죽이 잘 맞는다.
예전에 여행을 다니다 홍콩에서 우연히 만나 친해진 뒤로 가끔 같이 이렇게 여행을 다닌다고 하는데 부럽다~

아 너무 피곤하다...
10시간 넘게 또 버스를 타야 하는구나...
드디어 베트남 하노이에서 호치민 까지의 대장정(?)이 시작 된다.


Posted by 스타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