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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일간동남아여행일기/베트남

#41(베트남 냐짱 2일) 모두가 멋진 여행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41일째>
냐짱 2일
2007/01/14 (일)   날씨 : 바람은 세차고~

Life Is Like A Boat - Rie Fu (블리치 OST ep1 엔딩곡)

◑ 카메라 고장중 ◐

사진 제공 : Thanks To 연화.
(보트 여행 사진은 나의 배와 틀리기 때문에 느낌이 다른 사진들이다)


으~ 속쓰리다.
오늘은 술 안마셔야지 하며 보트트립을 나선다.
이름하여 먹고놀자 투어.
배터지게 먹는다기에 아침까지 작정하고 굶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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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픽업.
한국분 일행들이 타신다.
초등학교 6학년짜리 아이와 동반한 아버지와 선후배겸 직장동료 4분 일행.
인사하고 선착장으로 간다.
아이와 같이 여행온 게 부럽다.
언젠가는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넓은 세계를 보여 줄 수 있는 멋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한국분들 정말 많다.
이런... 뭔 사람들이 한배에 이리 많이 타나...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그냥 월미도 가는 기분이 든다.
나도 모르게 시끄러운 곳 피해 뒤에서 담배만 피게 된다.

닌빈투어때 본 호주 커플 본다.
오히려 호주애 6명 빼고는 백인이 없다.ㅋㅋ
바람이 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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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기착지서 스노쿨링을 한다.
별로 하고싶은 생각이 안든다.
사람들 북적 거려서 완전 시장판이다.
내가 꿈꾸어 왔던 여유로움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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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도 기대한 것보다 실망이 앞선다.
사람 많아서 한국인 일행들 보트위로 올라가 따로 먹으란다.
손도 멀고 음식도 보기와는 다르게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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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후 해피 아우어 이벤트를 가진다.
잠시 흥겹다.
도대체 악기는 어디에 있을까 했는데 세수대야등을 급조하여 드럼을 친다.
그게 예상과 다르게 소리가 훌륭해서 감탄했다.
출신나라에 따라 음악을 연주하여 참여를 시킨다.
알고는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아리랑'.
자메이카는 왜 안시키지? 아마도 준비가 안된듯 ㅎㅎ
재미있는 이벤트도 열어주며 "먹여주지, 놀아주지, 재밌어요." 얘기해 주었던 다른 여행자의 말이 이해가 간다.

배 주위에서 튜빙하며 와인을 마신다.
수영할까 말까 고민 했지만, 그래 여기까지 와서 해볼건 해봐야지, 남 눈치 볼일이 뭐있어?
문신한 모습을 많은 다른이(한국인)에게 보이는게 좀 쑥쓰러웠지만 과감히 웃통을 벗는다.

시원하다.
따스한 햇살을 쬐며 다이빙 하며 튜빙하며 모두가 "Hey YO!! " 외치며 건배를 한다.
바다위에서의 축배라...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난 듯한 자유의 느낌에 한껏 목청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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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빙을 마치고 배에 올라 휴식을 가지고 있자 호치민에 살고 계시는 한국분이 말을 건다.
배가 출발 할 때부터 휴대폰 통화에 베트남어도 좀 하는걸 보고 교민인가 했었는데 호치민의 모 멀티플렉스 극장 책임자였다.
잠시 짬을 내어 주말 여행을 왔다고 하는데 같이 있는 베트남 남자가 친구인가 했더니 자기가 키워볼까 하고 있는 모델대회 4위 입상자라고.
여러가지 영화 사업에도 손을 대고 있는 것 같았다.

대학 졸업하자마자 베트남으로 와서 이젠 완전히 자리잡고 살고 있는 그를 보면서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삶의 만족이 부럽기만 하다.
한국에서 살기 싫다고 한다.(재미있었던것은 하노이가서 살라고 하면 차라리 한국가겠다고 ㅎㅎ)
많은 제약과 신경쓸 일들에서의 자유스러움에 익숙해진 그에게 오히려 더 많은 미래와 꿈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이번 섬에서는 좀 오래 머물게 해준다.
제트스키, 패러글라이딩, 비치발리볼 하는 모습을 구경하며 아까 얘기하던 호치민 교민과 해산물과 함께 맥주를 같이 한다.
어째 여기가 냐짱 해변보다 더 해변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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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섬에 도착하자 어디선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와 다른 보트를 타고 여행중인 연화와 수경이를 만난다.
멀리서나마 우리 사진을 찍어 준다.
같은 곳에서 예약할걸 그랬나?

이번섬에선 아쿠아리움이 있었다.
뭐 시설은 조악하기 그지 없지만 그나마 커다란 물고기와 빨판모양의 물고기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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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설치며 떠드는 한 한국여인 때문에 보트 여행중에 가까이 하기 싫기도 하고 피해 다녔는데 하필 또 돌아오는길 버스에 같이 타게 됐다.
역시나 차안에서도 무척 얹짢은 언행을 한다.
젠장, 여행다니면서 한국인 여행객 때문에 이렇게 열받은 경우는 처음이다.
정말 머리끝까지 화가 치솟았는데 다행이 그옆의  친구가 분위기 깨닫고 무마를 시킨다.
이 인간은 세상에서 자기가 최고인가?
다른 사람 무시하고 안하무인으로 생각나는대로 말 지껄이는 자기 모습을 그는 이런곳에 와서도 못느끼는 걸까.
도대체 이 사람은 어디를 가야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될까...

시내에 오자마자 카메라 수리점에 들른다.
어제는 12시에 오라더니 있다가 7시에 오라네.
샤워하고 있는데 태안이가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밖에 나가서 컵라면과 밥을 사왔다.
고추장과 함께 원기 회복한다.

싸파에서 샀었던 티셔츠 차마 바다에서 물빼기가 그래서 어제 욕조에 담가 놓았더니 파란 물이 끝없이 빠져 나왔었다. 잠깐 담궈놓고 와보니 파란끼가 하얀 욕조는 물론 샤워기 줄에까지 자국이 남아 얼룩이 되었다.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가 않았었는데 태안이가 올라오다가 아주머니께 한소리 들었다고 한다.
나 대신 죄송하다 얘기하고  어떻게 돈이라도 드려야 하나 물어보니 그냥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꾸중 들었다 한다. 이게 무슨 쪽이냐 ㅠ.ㅠ (내일 아침에는 더 쪽팔린 일이 생긴다)

연화와 수경이를 만나 저녁을 같이 한다.
어제와 오늘 여행한 것까지 써비스로 넣었다면서 어제 맡긴 메모리를 전해준다.
고마워 ~ 덕분에 냐짱 사진을 가지게 되어서~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식당에서 와인까지 곁들어 가며 스파게티를 먹어본다.
분위기 참~ 좋네. 게다가 싸기까지~ ㅋㅋ 이렇게 한국에서 먹으려면 얼마냠...

◑ 카메라 수리 완료 ◐

카메라를 드디어 찾는다.
테스트 해보니 괜찮은 것 같다? 좀 더 깍을까 하다가 그냥 기분 낸다. 이게 어디야~ 감격한다.

라씨 한잔 하러 가는 길, 싸파와 호이안에서 만났었던 혜정씨를 만난다.
잠시 후 모두 인도 음식점에 모여 한참을 수다 떤다.
오늘 모두들 보트 여행을 다녀왔는데 제각기 다른 보트를 타고 다녀왔다.
연화와 수경이 팀도 우리와 같이 사람이 엄청 많았고 한국인도 절반 이였다는데 혜정씨는 사람도 적당하고 한국인은 자기밖에 없어서 공주 대접 받으며 재미있게 놀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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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라씨도 익숙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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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찾자마자 테스트겸 찰칵~


밤거리를 누비고 다니는 특이한 형태의 시클로를 보는데 이상하게 베트남 여자가 서양 남자의 무릎위에 앉아 있다. 왜 저렇게 다니지?
태안이가 뭐라고 얘기해 주었는데 일종의 성상품 같았다. 허걱 그래도 저렇게 대놓고...
별로 신경 안썻었는데 오늘 보트 여행 중에도 나이든 서양인이 베트남 여인과 함께 했었다.
아마도 에스코트걸 개념이였던것 같은데 여행 도중에 엉덩이를 때려 가는둥 눈살 찌푸릴 정도의 행각을 남자가 보였었나 보다.
하긴 어디가나 그런 것을 자주 보긴 하다만 어느 정도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래도 라오스에서 봤었던 게이들 보다는 들하네 뭐. ^^;;

연화와 혜정씨는 내일 우리와 같은 달랏을 가지만 일정이 틀린 수경이는 호치민으로 간다.
몸이 너무 피곤하다.
있다가 세일링클럽 가기로 하고 헤어진다.
혹시 그 시간에 우리 안오면 그냥 뻗었을테니 오래 기다리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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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옆은 PC방이였는데 한창 리니지와 와우등 온라인게임에 몰두하는 많은 현지인들을 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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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이는 한동안 이 호텔이 제일 맘에 들었다고 얘기하곤 했다.(난 틀리다 ㅋㅋ) Hotel Hanoi 9$(더블베드2)


태안이는 오자마자 그냥 바로 쓰러졌다.
짐싸고 일기 쓰다가 그래도 이제는 다시 못 볼 수경이 작별 인사라도 하러 혼자 나선다.
기다릴까봐 그냥 인사만 하고 오려 했는데 여자둘이서만 밤거리와 늑대가 출몰하는 클럽으로 보내기가 안쓰러워 카메라 테스트도 할겸 따라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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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오렌지들 모이기 시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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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마음은 스테이지에 가 있는데..


11시 부턴 입장료 받는군.
수경이, 연화와 같은 보트 여행을 했었던 안진헌씨 투어팀 여자 3분을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운다.
한분은 일부러 호기심에 베트남에서 한국어 교본을 구입해 보셨다고 하는데 너무도 웃긴 표현에 까무러 치신다며 보여주고 싶어 하신다.
나처럼 처음 여행을 다니는 사람은 한명도 없네.
모두들 그동안 많은 나라들을 누빈 경험이 있었다.
연화가 며칠 후 떠나게 될 호주에 대해서도 조언을 많이 해준다.
나 학교 다닐때에도 워킹할리데이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좀 더 많이 공부하고 넓은 세계관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텐데... 부럽다...
 
너무도 피곤해서 그런지 갑자기 얘기하다 목이 쉬어 버린다.
간만에 실시간 피곤게이지 오버네.
그래도 스테이지 한번은 나가서 흔들어 볼까 여러번 기회 봤는데 수다소리 듣느라 못 일어나 본다.
1시쯤에야 도저히 안되서 먼저 자리를 일어난다.
괜히 여자들만 있는데 갔네 ㅎㅎ.
수경이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연화와는 내일 달랏 에서 만나기로 한다.

40여일동안 그토록 맡아보고 싶었했던 바다 내음을 이젠 뒤로한다.
다음 바다는 무이네가 되겠지.
앞으로도 가볼 많은 바다를 꿈꾸면서 잠이 든다.
 
 

느낌
:  모두가 자유라지만...

냐짱에 오는 거의 모든 방문객들이 보트트립을 한다고 들었다.
겨우 6$정도 하는 가격(물론 섬이나 아쿠아리움 입장료는 별도지만)에  먹고 놀고 즐겁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불행이도 시즌에다 주말까지 끼어서 많은 인원의 배를 타 기분이 들하긴 했지만, 정작 불쾌했던 것은 한 한국인의 잘난체였다.
무슨 얘기든지 끼어 들어서 거기가 어떻네, 난 어떻게 다녔네, 거기서는 그렇게 해야 되네 아주 큰소리로 주접을 떠는 모습이 정말 가까이 하기가 싫어서 계속 그 좁은 자리를 피해서 배 뒷자락에서 담배만 피웠었다.
스노쿨링 할때도 자기는 안 들어 가면서 뭔 주문을 그리 하는지 꼴상 사납기도 했고, 여행 내내 다른이에게 자기가 다녀온 곳을 늘어 놓으며 마치 자기가 본 것만이 진리인양 떠들어 대는게 코웃음이 났다.
간만에 많은 한국 여행자들과도 친해지고 같이 어울리고 싶은 마음도 좀 있었는데 그사람 덕분에 아예 접고 식사때도 지붕위로 안올라가고 서양인과 같이 했다.

그나마 그 꼴 안보려 노력하니 나 나름대로 편히 즐길 수가 있었다.
하긴, 이런데까지 와서 남 눈치 볼 일도 없고 남 신경쓸 필요도 없지.
그사람은 그사람 대로 즐기는게 아니겠어?

그래도 잘못된 정보를 주는것 듣고 사람들이 잘못 알까봐 제대로 알려주려니 어디선가 또 나타나더니만 이번엔 찍소리 못하고 있네.

여행이 끝나고 정말 또 마주치기 싫어서 빨리 달려가 여러 서있는 픽업버스중에 하나를 골라 탔건만 하필 또 이리로 오네.
젠장, 아니나 다를까 또 잘난체 하는 모습이 아주 곤욕이다.
그래도 뭐가 불편하다 얘기하기에 정말 생각해서 도움 될까 한마디 해줬더니 아주 입에 거품물고 개무시를 하네.
그냥 가만히 있을걸... 뚜껑이 머리끝까지 열리긴 했지만 꾹 한번 참아 봤다.
다행이 분위기 깨닫고 옆에서 좋게 말려서 다행이지, 말대답 한번만 나한테 더했으면 정말 버스 엎어버리려 했다.

아, 이 인간 도대체 뭔데 이리도 다른 사람들 열받게 하지?
너때문에 기분 나쁘게 한나절 보낸것은 아니? 왜 모처럼의 여행 한 구절을 망쳐야 하는거냐...
여행 다니면서 같은 여행자에게 이렇게 분노까지 느낀적이 처음이다. 그것도 한국인이라니...

그래도 내리면서 씁쓸하지만 한마디 해주었다.
" 좋은 여행 하세요~"

다른이의 말에 예의도 갖추지 못하는 사람이였지만 정말 진심으로 바랬다.
즐겁게 다니시고 또 뭔가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되시기를 바랬다.

모두가 자기 마음대로이고 자유스러운 일탈의 경험이라지만 여행이라는 건 모르는 이의 만남속에서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많이 만들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
그러나 그 받아 들이려는 열린 마음 조차 없이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사고만을 고집한다면 얼마나 많은 소중한 경험과 느낌을 잃고 버릴 것인가 여행 초짜인 나에게조차 불쌍해 보이기 까지 했다.

물론 그마저도 자유라지만 최소한 자기가 소중하다면 남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만은 생각하고 다니는 여행자들만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여행자들만 앞으로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