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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돌아다니기

척 맨지오니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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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연찮게 '척 맨지오니' 가 공연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약 하려 하니 날짜가 가까워서인지 싼표는 이미 다 매진.
엉겁결에 R석 맨 뒷쪽 딱 두자리 붙은것 하나 남았기에 과감히 질러 버렸다.

고등학교때 같이 음악하던 친구와 함께 가보았다.

간만에 찾은 예술의 전당.
혼자 일찍 먼저 도착해 여러 미술 전시회를 둘러 보았다.

이상했다.
아무리 하루짜리 공연이라도 그렇지 주위에 무슨 현수막이니 포스터 같은게 하나도 안보였다.

내가 공연장소를 잘못 알은것 아냐?
콘서트 홀 가서야 쬐끄만 포스터 몇장 있는것 확인하고 안심했다.

팜플렛을 팔기에 살까해서 조금 들쳐봤는데 너~무 허술해서 안사버렸다. 돈주고 사는건데(2000원) 무슨 사진 몇컷하고 몇곡의 제목을 나열해 놓고 이중에서 골라서 연주할 거라고 끄적거린 것을 돈받고 파는건지 모르겠다. 차라리 그냥 나눠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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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맨지오니...

사실 난 이렇게 공연까지 일부러 찾을 정도로 이분을 열성적으로 좋아 하는건 아니다.
요즘 힘든 일도 겪고 몸과 마음이 지치다 보니 문화생활이 좀 필요 할 듯도 싶었다.
인터넷에서 공연사실을 알고 나서 문득 한 음악이 떠올랐다.

'황인용의 영팝스' 시그날...

Chuck Mangione - Give It All You Got

중,고등학교 시절 KBS 제2FM에서 매일 저녁 2시간 동안 진행 되던 팝송 프로.
무슨TV프로 아나운서로만 알고 있던 분이 꽤 해박한 지식으로 좋은 음악을 많이 틀어 주었었다.
다른 유치한 여느 프로에 비해서 멘트도 딱 적당히 해주었고, 제일 좋았던 것은 음악 시작이나 중간에 잡음 안들어가게 신경 써주었다는것!(그 당시는 오직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카세트 테입으로 녹음에서 들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기에...)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주옥같은 많은 팝송들은 그 시절 그 프로에서 다 들었던 것 같다.
도우미로 나오는 음악 평론가 '전영혁' 때문에 영향받아 많은 다양한 쟝르의 음악을 나중에 듣곤 했었지.

암튼 추억의 회상여행을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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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들어서는 순간 역시 객석은 빼곡히 차긴 했지만 무대가 웬지 썰렁해 보였다.
단촐한 악기와 앰프 구성들을 보니 좀 서운 하기는 했지만 '그래. 이게 뭐 Rock 공연도 아니고 ㅎㅎ' 위안했다.
그래도 너무한데... 소규모 공연장도 아니고...

10분여 지나 멤버들이 모두 들어오고 장내 소개 멘트에 이어 척 맨지오니 할아버지 께서 등장 하셧다.

후... 많이 늙으셨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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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인사와 함께 연주가 시작 되었다.

간만의 재즈공연 관람인지라 기대한만큼의 수준 있는 연주를 보여주었다.

맨 왼쪽에서 색소폰, 플루트 등 5가지의 관악기를 자유롭게 연주 해주신 '제리' 님, 보컬까지 담당하며 감칠맛 나는 리듬을 들려 주었던 드러머 '데이비드' 씨가 인상 깊었다.(이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ㅎㅎ)

처음 몇 곡의 감동이 중간쯤에는 약간 느슨해 지기도 했는데, 어젯밤의 숙취때문에 내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런지분위기 있는 슬로우 풍 음악이 몇곡 이어져 연주되자 피곤이 몰려와 잠깐 집중도가 떨어졌다 ㅠ,ㅠ

다행이 드러머가 현란하게 연주하며 스캣(가사 없이 악기처럼 노래하는 창법)으로 노래 불러주자 관심도가 높아져 다시 몸을 추스리게 되었다.

그리고 'Give It all You Got'

우후~ 그래... 드디어 귀에 익은 음악 나왔당~~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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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공연의 특성인 멤버들이 돌아가며 애드립 솔로를  할때면 자리를 비켜주고 이름을 호명하는 등 공연 내내 자기보다 멤버를 배려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갑자기 드러머와 기타리스트만 빼고 다 무대 뒤편으로 가길래 무슨일인가 했더니만 'Children of Sanchez' 연주 시작!

공연을 보러 오면서 내심 "이 명곡 하나만 제대로 감상만 해도 10만원돈 안 아깝다" 란 생각 가지고 왔는데 드러머의 보컬도 괜찮았고 분위기는 좋았다.
그러나...

브라스쪽이 둘뿐이라 "뻥" 하고 뚫리는 기분을 느끼기란 역부족이여서 너무 아쉬웠다.
고음역 쪽에서 쫙쫙 질러줘야 하는데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 가진건 욕심일까?
소규모 인원의 공연이라 할수는 없겠지만 흑흑... 너무 아쉬워. (트럼본이라도 한명만 더 있었다면...)
 
'Feels So Good"

너무도 잘 알려진 곡이라 그런지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제일 컸었던 것 같다.

"Seoul Sister"

7년전 한국에 처음 왔었을때의 느낌을 담았다며 일부러 'woman' 을 강조하며 여성들의 환호를 받아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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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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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키보드 연주도...


한차례의 앵콜성 곡을 마지막으로 무대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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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기에 좋은 연주회였다.

다만! 개인적으론 음향세팅이 좀 마음에 안들었다.
전체적으로 뭉그러진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관악기쪽의 영롱하고 선명한 소리를 잘 살려주지 못한 생각이 들었고, Bass 톤도 전체적 사운드에 너무 묻히게 잡는 등 만족 스럽진 못했다. 이게 세팅 엔지니어의 성향이나 역량인지 아니면 콘서트 홀 자체 음향기기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다시 한번 개인적 느낌이라는 것을 강조!)

그리고 어떻게 바로 붙어있는 앞자리 뒷자리가 R석하고 S석 차이둬서 2만원 돈을 더 받냠 ㅎㅎ.
인터넷에서 자리배치 볼때는 사람 지나갈 수 있는 길로 나뉘어져 있는것으로 나오더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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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 척 맨지오니의 나이가 이제 일흔이 가까와졌다.

주옥같은 명곡들을 이 세상에 남겨놨으니 이분은 얼마나 행복하실까.
그리고 아직도 좋아하는 연주 생활을 멈추지 않고 세계를 누비시며 얼마나 즐거우실까...

전영혁 아저씨의 말이 떠오른다.

"죽기 전에 대곡을 남기겠다는 각오로 만든 게 좋은 음악이죠. 나쁜 음악은 몇 장 팔릴까 생각하고 내놓는 거예요."




P.S : 공연장에서 사진을 찍으면 안되는 것을 몰라서(에구 촌놈 ...) 몇장 찍었으나, 막바지쯤 안내원의 제지를 받고 공연 끝난후 끌려(?)가서 사진들을 싹 다 지울것을 강요 받았다. 다른사람의 관람에 전혀 방해 안되게 나름 신경써서 찍었으나 안되는 것은 안되는것. 나름대로의 규율을 따르지 않은 내가 나쁜 사람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사람도 휴대폰 사진등 모두 지우고 확인까지 하였다. 꽤 엄격한듯.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 카메라가 너무 구형이라 사진 한장 지우는데도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관계로 이름적고 전화번호까지 적어주고 티켓번호까지 확인하고 나서 풀어(?)주었다 ㅠ.ㅠ
아, 좀 그냥 보내주면 안되냐고 사정도 했는데, 손님 심정은 이해가 가나 그렇게 손님 한분 봐드리면 다른 분들도 다 봐드려야 한다는 말에 수긍이 갔다. 백번 내가 잘못한거네.  
그리고 무슨 초상권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에 그렇게 하는 거라는데, 쩝... 이런 구닥다리 200만화소 카메라로 그것도 잘 찍히지도 않고 흔들리기까지한 사진에 대해 척 맨지오니 측에서 초상권침해라고 고소까지 한다면 오히려 영광이기도 할듯하다 ^^;;;

다시는 하지 말라는 짓 하지 말아야지, 에구 쪽팔려... 반성!

상업적 목적으로 쓸일도 없고 개인적으로 추억삼고 싶어서 못나온 사진이나마  몇장 남기고 싶다.



 

그래도 너무 아쉽다. 맨지오니 아저씨 오래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