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58일째>
씨엠리업 6일 
2007/01/31 (수)  날씨 : 적당히 따스하다.

Best of Times - Styx


아침 8시에 온다고 했는데...
일어나 서둘러 아침을 먹고 기다리는데 안온다.
전화하기도 그렇고 기다리면서 방에 올라와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10시쯤? 누군가 문을 두들긴다.

그녀들이 왔다.
너무도 반갑다.
성인 남녀들이 한방에서 침대에 않고 누워서 놀고 있자니 웬지 마음도 그렇고 몸도 떨린다.
장난스러운 행동들로 분위기가 야릇하기도 하나 자연스럽다.
머리속에선 별의별 생각들이 오고가는 것을 보니 나도 남자는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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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이와 어제 밤에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계획했던 씨하눅빌로의 여행을 취소하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내일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그녀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렇게 하는게 서로 모두에게 좋을 듯했다.
그 사실을 전달하기가 어렵다... 뒤로 미룬다...

나가서 점심 먹고 앙코르왓을 같이 구경다녀오기로 한다.
어느 시장통 가게로 안내해서 따라간다.
주문도 알아서 해주었는데 향이 좀 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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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서있는 뚝뚝기사에게 관광가격을 물으니 좀 비싸게 부른다.
혹시 몰라 소반에게 전화하니 우리 바로 옆가게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ㅎㅎ

같이 앙코르왓 관광 마무리를 하러 간다.

뚝뚝안에서 서로의 손을 잡으며 흥겹게 웃으며 가는 모습들이, 마치 가족끼리 즐거운 소풍을 가는 기분이다.
마시던 음료수병을 마구 길거리에 던지는 퍼포먼스도 펼치며 매표소를 지나간다.
내국인들은 무료이다.

여기저기서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우리가 죄짓는 것은 아닌데, 보이는 모습은 다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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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앙코르 왓. 역시 좋다.
그동안 관람을 할때면 태안이와 나는 서로 따로따로 다녔었는데, 이번엔 넷이서 같이 다니니 느낌도 다르다.
짝짝이 손을 잡으며 거니는게 연인끼리 나들이 온듯 마냥 흥겹기만 하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없어서 더더욱 눈에 띄는 듯하다.

아... 생각이나 했던가. 이렇게 앙코르왓을 다니게 될줄은...

여기저기의 장소에서 장난도 쳐가며 포즈도 취해보며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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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며 관람하는 것과 친구들과 어울리며 관람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탐구하는 방식과 즐기는 방식의 차이.
그녀들은 이곳을 잘 아는지 각각의 장소로 손을 잡고 이끌어 주었다.
벽에 기댄채로 가슴을 두들기면 홀 전체가 울린다는 '메아리홀' 에서 우리를 세우고 같이 포즈와 함께 액션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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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회랑은 예전에 이미 본지라 서서히 마지막 목표인 2,3층으로 향한다.
여전히 현지인들과 관광객들 모두의 시선이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상관없이. 너무도 행복하다.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는 문으로 들어선다.
그렇게 긴 시간 고대했었던 이곳 앙코르왓에서의 여정은 이곳의 관람으로 마지막이 된다.
그리고... 그녀들과의 만남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모든것을 마친다는 벅차오르는 감격과 행복스런 기쁨, 이별의 슬픔이 뒤범벅되는 기분이 든다.
내마음을 달래주는 걸까... 일행들이 모두 문앞에서 잠시 정지해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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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사방으로 온통 압사라들의 향연이다.
잠시 일행을 뒤로 하고 마구 돌아다녀본다.

뒤를 돌아다보니 지친모양으로 Avy가 앉아서 쉬고있다.
사랑스런 그녀의 모습에 다가가 옆에 않는다.
마치 나만의 압사라 같다...
그녀와 더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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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꼭대기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선다.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남쪽 손잡이 있는 계단 말고 북쪽 계단을 이용한다.
올라서자마자 아래를 내려보니 한무리의 아이들이 올라보고 있다.
손짓을 하니 자기가 먼저 올라오겠다며 우르르 몰려온다.
같이 어울리고 싶었는데 웬지 쑥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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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잠시 창가에 앉아 여유로운 휴식을 가진다.
개구장이 태안이와 활달스런 Kon은 연신 장난에 열중이다.

모든것이 평안하다.
시간이 멈추어진 모양으로 이대로 한동안 있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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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하는 시간이 오고있다.
계속 무언가가 아쉽다.
연신 뒤를 한번씩 더 돌아보며 바라보게 된다.

손잡이가 있는 계단으로 내려온다.
아... 올라올때 이렇게 가파랐던가? 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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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소풍은 끝이났다.
나오는 길, 따스한 햇살이 연못가에 비춰지며 잊지못할 추억을 각인 시켜준다.

앙코르왓이 전면으로 보이는 명소에서 사진사들이 연신 카메라를 든다.
캄보디아 사진가게에서도 나왔나 보다.
Kon이 기념 사진을 찍자며 태안이 손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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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아, 너희 신혼 부부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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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전기자전거 이구나.


Avy와 Kon이 집으로 초대한다.
앞마당에서 다과와 함께 어울린다.
웬일로 소반이 떡을 사온다(현지인에겐 싸구나. 100R)

소반의 통역으로 우리 씨하눅빌 가지 않고 내일 떠난다고 전한다.
어떻게 해야 우리 심정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 했는데, 태안이의 한마디에 그냥 가만히 있는다.

"형, 어떤말로도 우리마음 전달 할 수 없을꺼야..." 

일부러 일요일까지 시간을 비워놨다고는 하는데, 더이상 같이 있다가는 정말 못 떠날 것만 같다.
그리고.... 떠난다면...

우리가 내일 떠난다는 것을 알자, 슬픈 표정을 짓는다.
같이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애써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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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이 마지막이다.
저녁식사 근사한 곳에서 있다가 같이 하기로 하고 숙소로 먼저 온다.

돌아오는 길, 혹시라도 마음이 바뀔까, 뽀이뻿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한다.
가자!! 우리는 여행자 아닌가!!
샤워후 짐까지 미리 다 싸놓는다.

다시 픽업을 가면서 일부러 소반이 가게들을 들러서 우리를 위해 담배를 싸게 사다준다.
6일동안 그래도 정이 들은 걸까... 세심한 신경써주는게 무척이나 고맙다.

오다가다 봤었던 '인도차이나 Re' 에 가기로 했다.
꽤 고급스러워 보였었는데 오늘 태안이와 한번 멋있게 질러보자고 다짐했었다.

우리가 그곳으로 향하는것을 알자 그녀들이 뚝뚝안에서 소반에게 뭐라 하며 비싸다고 다른 곳으로 가자는 것 같았는데, 아니라고 오늘은 우리가 한턱 쏘고 싶다고 우겼다.

와인까지 곁들여 이것저것 마구 시킨다.
그동안 맛 못보았던 캄보디아 대표음식 '아목'도 시킨다.

음... 종업원들이며 손님 눈치들이...
웨이트리스도 '레드피아노'와는 달리 좀 불친절 한듯??
웬지 티껍다는 표정인것도 같다.
Avy와 kon도 불편한듯...
뭐야, 이런곳에선 오히려 현지인들이 대접을 못받는 건가?
얄미워서 팁 안주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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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반에게 전화하자 친구들과 어디선가 술판 벌이며 놀고 있는 모양이다.ㅎㅎ
그녀들이 우리와 찍었던 사진을 기념으로 가지고 싶다 한다.
근처의 인화점으로 가 카메라 메모리를 맡긴다.
그사이 아까 앙코르왓에서 사진사에게 찍었던 사진을 찾으러 다른 사진 가게를 가고, 연이어 사진을 찾는다.
예쁜 사진첩에 끼워서 주네.
우리와의 추억을 오래 간직해 주었으면....

맥주와 안주를 잔뜩 사서 숙소로 같이 간다.
소반과는 이제 작별을 한다.
일주일여동안 고마웠었어.
몇번은 열받은 적도 있었지만 그마저 다 추억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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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파티를 한다.
다들 배도 부른데다 원래 술을 잘 못하는지 나만 다 들이켜 마신다.
소반에게서 전화가 왔다.
며칠동안 고마웠다고 작별인사를 한번 더 한다.

너무 시간이 늦었다.
그녀들과 이별하며 집으로 보내는 마음이 좀 울적하다.
태안이 말이 정말 맞다.
이곳 씨엠리업에 더 이상 있는다면 그만큼 더 아플 것 같다.
오토바이로 태워 보내며 마지막 작별 키스를 한다.
 
태안이 말이 맞다.
더 있는다면 더 아파 할 것 같다.

안녕...


추가 : 이번일기는 고민을 많이 했다.
어쩌면 개인의 사생활이 여과없이 공개되어질수 있다는 거창한 이유때문에 --;;;
사진을 올리느냐 마느냐, 좀 걸러서 올릴까 말까... 한참 걱정했다.

하지만 어차피 이곳은 내 개인 공간인데다, 언제든지 나 자신도 되돌아보며 찾을 곳이기 때문에 그냥 쓰기로 했다.
다만 약간의 에피소드들은 너무도 사적이기 때문에 적지 않기로 한다.
나혼자 가지고 있어야지 ^^;;


[여행이야기] - 그녀가 보고싶다...

Posted by 스타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