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4일간동남아여행일기/다시찾은태국

#75 카메라 폭포 낙하 (태국 깐짜나부리)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75일째>
깐짜나부리 2일
2007/02/17 (토)  날씨 : 덥긴 더운데.

Another Day - Dream Theater


일어나기 싫긴 한데...
밤사이 또 배가 아파와서 잠을 설쳤다.
아침 10시쯤에야 좀 나아져 잘만 해졌는데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늘은 8시에 일찍 일어나 길을 나섰어야 했다.
그냥 오늘 하루 푹 쉴까 하다가, '안돼! 뭐라도 하자!' 하며 찌뿌둥히 몸을 일으킨다.

아침을 먹으며 외곽지역을 쭉 둘러보려던 계획을 바꿔 그냥 '에라완 폭포' 한군데만 다녀오기로 한다.
버스 터미널로 걷다가 연합군 묘지를 지나는 8170버스를 발견하고 불러 세운다.
후~ 운좋네. 갑씨당~~

운전사 아저씨의 공간이라 해야 할 지, 앞창 앞에는 잔뜩 잡동사니로 채워져 있다.
무사운전의 기원이랄까 자그마한 불상이 놓여져 있는것은 많이 봐왔지만, 바나나까지 놓여져 있는 건 처음본다.
심부름까지 하는지 어느 주유소를 지날땐 잠깐 차를 세우고 짐까지 배달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수선한 운전사 아저씨 공간.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적한 국도 따라 2시간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원스레 댐도 보인다.


꽤 멀구나. 1시경에야 도착 했다.
승객들 모두 내리고, 에라완 국립공원 입구까지 가는건 나 혼자네.
이런... 입장료를 400바트나 받아 먹는다.
괜히 멈칫하며 얼마냐고 물었더니 징수원이 버스안까지 올라와 받아 가네 --;
가이드북엔 200바트인데 얼마전에 가격이 올랐다고 끝까지 받아 간다.
젠장 뭐야, 옛날 입장권 200바트 짜리 두개주네.
현지인인척 하고 말없이 돈 낼껄...
운전사 아저씨가 태국인은 40바트라고 말하신다. 미리 얘기해주징 ㅠ,ㅠ
이럴땐 현지인처럼 보이는 덕을 못본당.
그래도 10배 차이씩이나 나는건 너무 한듯 싶다. 열이 팍팍 받는다.

에라완 폭포 : 깐짜나부리에서 북서쪽으로 75km 떨어진 에라완 국립공원 Erawan National Park에 있는 폭포. 에라완 국립공원에는 2km의 길을 따라 7개의 폭포가 이어져 있는데, 걷는 길도 좋고 수영을 해도 좋을만큼 물이 맑다.
에라완은 원래 머리가 3개인 코끼리 모양의 신의 이름. 폭포의 모양이 흡사해 붙여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지없이 같이 계신 국왕님

사용자 삽입 이미지

2km 따라 7개의 폭포


토요일이라 그런지 나들이 온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7th step이라. 자, 시작해 볼까?
4시까진 막차를 타기위해 돌아와야 하니 서둘러야 겠다.

국립공원이라 불릴만큼 넓지막하고 경관도 수려하다.
여기저기의 계곡 폭포에선 많은 이들이 물장난을 즐기며 소풍 나온모습들이다.
물도 맑아서 고기들이 헤엄치는게 비치니 즐겁다.
이왕이면 7번째 마지막 폭포가에서 놀고 싶어 힘차게 내걷는다.

0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나무에 옷을 많이 둘러놓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가 끝인가? 계속되는 폭포들.


드이어 끄트머리 도착.
수영복 모드로 변신후 퐁당 빠져본다.
가족끼리 나들이 나와 물장구 치는 모습이 아름다와보여, 괜히 한국에 있는 아이들이 떠올려 진다.
며칠만 있으면 돌아가게 된단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진 찍자마자 폭포 밑으로 퐁당 ㅠ.ㅠ

잠시 이리저리 폼잡고 셀카 찍어보다가, 그만 발이 미끄러져 밑바닥으로 고꾸라 졌다.
방심한 탓에 손에든 카메라를 빠뜨려 버렸다.
정신이 멍한건 둘째치고 허우적거리면서도 카메라를 잡아보려 손을 휘젓지만 허사다.

허둥지둥 떨어진 근처를 찾아본다.
떨어질때 바위에 부딛친 몸 아픈건 아랑곳 없이 카메라 생각 밖에 안든다.
울고 싶다...곰곰히 추리해 본다.
물결상 밑쪽에까지 흘러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게 30분 가량 차근 차근 밑바닥을 모두 손으로 흝어 본다.
찾았다!!! 정말 눈물의 상봉이다.

온통 진흙투성이에, 미안해 카메라야..
일단 메모리와 밧데리를 빼고 수건으로 닦아본다.
베트남 호이안에서 망가졌던 때가 떠오른다.
어떻게 고쳐서 온건데... 나와 함께 정말 동고동락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슬퍼진다. 며칠만 더 견디면 되는데... 밉다 내가.

시간이 어느새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힘이 다 빠져버려 너털 걸음이다.
버스정류장에서 한국 여성분을 만나다 잠시 담소를 나눈다.
심심한지라 오는 동안 같이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자리를 따로 앉았다.
혼자 다니니 괜히 내가 여자한테 껄떡대는 모양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찝찝하다.

창가로 들어오는 바람결에 카메라를 말려본다.
이게 무슨 꼴이람...
연합군 묘지에서 안내리고 시내로 가본다.
카메라점 보이는곳마다 다 들러서 문의를 해봐도 깐짜나부리에서는 수리가 불가능 하고 방콕가야 한다고 한다.
홧김에 다른 카메라 하나 사버릴까 하다가 생각좀 해보자 모드로 바꾼다.
여행도 이제 며칠 안남았는데...

오는길 써니누나에게 전화해서 태안이 소식 잠깐 듣는다.
인도로 어제 떠났나 보다.
한국에서 한번 보게 되겠지.
피피에서 어떻게 된 영문이였는지 정말 알고 싶다... 여행 잘 하렴~

야시장 잠깐 둘러보고 노점과자 냠냠하며 숙소로 돌아온다.
후..밥먹고 올라가자.
식탁에서 둘러보니 옆자리에서 한국인 커플 2쌍이 얘기 나누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니 깜짝 놀란다??
현지인이 한국말 한다고...
이젠 정말 웃기지도 않고 슬퍼요 ㅠ.ㅠ

식사후 맥주 한잔 같이 하게 되었다.
2차로 강변에서 새벽까지 이런저런 수다를 떤다.
아쉽게 모두들 내일 방콕으로 가신단다.
간만에 우리나라 사람들 많이 만나서 말문이 트이니 좋았는데...
술이 좀 얼큰한 덕에 오늘밤은 쌔근쌔근 잠이 잘 올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