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를 모두 마치며>

Reflection Of My Life - Marmalade



얼마나 또 많은 시간이 지나갔는가...
벅찬 감흥의 나날을 모두 한번씩 되새겨가며 또 많은 순간들이 지나쳐갔다.

하루하루를 다시 뒤집어 보는 시간이 이리도 오래 걸릴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때로는 그날의 감정에 사로잡혀 헤어나지 못했던적도 있었고, 추억의 사진을 보며 설레는 마음을 담배로 가라앉힌 날도 많았다.
어떤때는 괜히 여행일기를 블로그로 옮기기 시작했나 후회한적도 있었고, 이렇게 세세히 적는것에 대한 의구심도 정말 많이 가졌다.
음악 하나 삽입할때도 그날의 느낌에 어울리는, 그날의 사연이 있는, 또 가사가 걸맞는 곡을 고르느라 어려웠으며, 찾기 힘든 베트남 음악, 태국음악 뒤지느라 아주 고생했었다.

그런데... 결국은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미흡하게나마 다 옮겼다!
하긴 모든 욕심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내겐 무리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지지리도 게으르고 귀찮은걸 지독하게 싫어하는 내가, 그나마 이 작업의 끝을 봤다는 데에 의아함을 가진다.
또한 여러 사람들의 여행기를 읽어봤던 때를 떠올리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쉽게 그들의 수고를 생각했었나에 대한 반성도 해본다.

간간히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던 이 일기쓰기가, 너무도 힘겨워서 몇번씩 도중하차 하려 했을때마다, 조금씩 힘을 실어주고, 조금씩 조언을 해주었던 또 많은이들이 떠오른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슬그머니 나도 모르게 이 흔적들을 묻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여행에서 만났었던 이들 말고도, 가끔씩 댓글을 달아주던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래도 누군가 이런 허접한 기록들을 봐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책임감으로 더욱 힘을 내려 신경썼다.
나도 사람인지라 어떤이의 관심을 가진다는데에 대한 흥겨움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댓글이란게 이런 위력을 가지고 있구나...
그동안 나도 여러글들을 눈팅만 하고 다니던 습관을 나무랬었다.

'어떻게든 마무리는 져야지'의 강박감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앞으론, 여행당시 자나깨나 꾸준히 빼놓지 않고 기록했었던 일기장을 나중에 보며 "해냈구나!" 하고 뿌듯해 했던 것처럼, 흐믓하게 언제라도 나의 블로그를 읽어보며 또다른 하나의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과거가 아닌 현실의 일기에 충실해야 할 시간이다.
아니, 진작부터 그에 힘을 더 쏟아야 했다. 그것을 위한 여행이 아니었나...
한결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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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옮기면서 사람들이 더더욱 그리워졌다.
여행을 마친후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선명하게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은, 여느 유명한 볼거리도 아닌, 그냥 사람들이었다.
오직 여행을 통해서만 만날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나를 지금도 많은 일들을 떠올리게하며, 미소짓게 만들고, 때론 심장이 뛰게 만들어 버린다.
 
어디론가 또 떠나고 싶은 생각이 매일 가득하다.
또다시 그때의 감정을 느끼고 싶고, 더 많은 추억들로 나를 채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처럼 무책임하게 떠나고 싶지는 않다.
예전처럼 우울한 모습으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다.

밝은 여행을 하고 싶다.
혹자는 여행을 다니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미소' 라고 단정지었다.
나도 언제나 그 미소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어두운 근심은 내내 여행 전반에서 나를 괴롭히곤 했었다.
그게 나의 인생인지는 모르겠지만, 바꾸어 보고 싶었고, 또 바꾸리라 다짐했었다.
인정하기 싫은 많은 일들... 겸허하게 받아 들일수만 있다면 가능해 보이기도 했다.
그때의 그 바램이, 앞으로 사는 동안 나에게 끊임없이 동기를 심어줄 수 있다면, 이 여행기간은 내 삶에서 헛된 시간은 아니었을 거라고 믿는다.
이제는 과거를 홀가분히 지우고 앞만을 바라보며 살고 싶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런 밝은 여행을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다시 준비하련다.
무언가 되돌아 보며 반성하고, 누군가를 잊기위한 여행이 아닌, 미래를 꿈꾸며 나를 준비하는, 나를 무던히도 다시 자극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

다시 올 그날들을 매일 매일 꿈꾼다...


감사의 글 : 그동안 저의 허술한 여행 일기를 조금이나마 읽어주셨던 모든 분들께 이칸을 빌어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여행도 처음, 일기도 처음, 블로그도 처음이었던 저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하고도 즐겁고 또한 힘겹기도 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막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때의 감흥만큼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그 어떤 감동은 계속해서 저를 재촉하며 이 일기를 마무리 지을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정말 끝내지 못했을것 같네요.

무슨 대단한일을 한것도, 무슨 시상식에서 수상받은 것도 아니고, 한낱 일기장 한권 옮긴것에 불과하지만, 몇분에게만큼은 꼭 감사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어요.

처음 시작할때 애정어린 조언을 해주셨던 써니누나, 귀찮아서 때려치려 할때 글들을 읽고 가끔씩 훌쩍이던 태안이, 도중에 크나큰 상심에 빠져 있을 시기, 내게 많은 용기를 주었던 민경이, 잊지않고 늘 관심을 가져주었던 선희, 힘을 실어 주었던 연화.
그리고 마지막 정말 힘들고도 지쳐서 포기했을때, 버팀목이 되는 댓글을 끊임없이 남겨주신 '우주인' 님, '바람처럼' 님.
다른 분들도 많지만 헉헉. 그러고 보니 전 행복하군요...

정말 모두들 행복한, 즐거운 날들로만 인생을 채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Posted by 스타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