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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억/돌아다니면서

덕수궁 돌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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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2 일요일


Return To The Heart - David Lanz


11월의 첫 일요일.
'좀 부지런해지자' 하며 나들이를 나선다.
큰 녀석 같이 가려 했는데 아침부터 나가서 들어올 생각을 안한다.
전화해도 안받고...

어젯밤 늦게까지 혼낸게 마음이 남은 건가...
아직 내 감정이 전달 되어지기엔 어린듯도 싶고...
반항보다는 또박또박 자기 의사를 분명히 나타낼 수 있는 그런 멋진 녀석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내 등에 지운 짐이 많고 무겁게 생각든다.

목적지인 '서울시립미술관' 가는 길.
덕수궁 정문앞에선 무슨 행사인 듯 하다.
여기저기 관광객과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댄다.
아~~ 나도 여행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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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연인들, 많은 가족들, 친구들...
아무리 혼자 다니는 게 편하다고 하지만, 한구석의 외로움은 가뜩이나 쓸쓸한 가을을 상기시켜 준다.
왜 그래... 새삼스럽게...
이젠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익숙해 질때도 되었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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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뻘쭘하게 거닐며, 조그만 뚝딱이 꺼내서 여기저기 찍고 있자하니 아무래도 주위 시선이 신경 쓰인다.
쩝, 이번에 큼지막한 DSLR으로  살 것 그랬나? 그럼 폼은 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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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끼리 이곳에서 거닐면 헤어진다는 속설을 비웃듯이,
많은 곳에서 포즈를 취하고 찍는 사람들, 찍어주는 사람들.
슬슬 세어지는 찬 바람만큼이나 부러움들이 스미어온다.

못 해 본것에 대한 간절함이 아닌, 나도 느껴봤었던 젊은 시절 감상적 추억들이 자꾸만 떠오르며 울컥해 진다.
그리고 다시는 되돌려 질 수 없는 것도 이 세상에 있었음을 재확인하며, 순간 무거워진 발걸음이 힘겨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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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이것으로 단풍구경 때우는 셈이 되는건가.

세월의 흐름을 인정하는 아픔의 순간마다 내 얼굴의 잔주름은 늘어만 갈 것 같다.

이제는, 이제는 영원히 놓아주어야 하는데, 가끔씩 혼자인 것을 부정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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