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5.02 춤을 추는거야. 음악이 계속되는 한 (2)
  2. 2007.07.02 어느 삼 형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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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marinshe/1085849746/ >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당신은 지금까지 여러가지 것을 잃어왔지. 여러 가지 소중한 것을 잃어왔어. 그것이 누구 탓이냐 하는 건 문제가 아냐. 문제는 당신이 그것에 덧붙여 놓은 것에 있지. 당신은 무엇인가를 잃을 적마다, 그것에다가 다른 무엇인가를 덧붙여 놓고 와버린 거요. 마치 무슨 표시처럼 말이오. 당신은 그런 일을 하지 않았어야 했어. 당신은 자신을 위해 따로 간직해 뒀어야 할 것마저 거기에 두고 와버린 거요.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 자신도 조금씩 조금씩 마멸돼 왔던거요. 왜 그랬을까? 왜 그런 짓을 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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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좋을까, 난?" 하고 나는 아까와 똑 같은 질문을 다시 한번 해보았다.
"아까도 말한 것처럼, 나도 할 수 있는 데까진 하겠소. 당신이 제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보겠어" 하고 양사나이는 말했다. "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해. 당신도 할 수 있는 데까진 해야 해.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기고만 있어선 안돼요. 그렇게 했댔자 어디에고 갈 수가 없거든. 알겠는가?"
"알겠어" 하고 나는 말했다. "그래서 난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춤을 추는 거요" 하고 양사나이는 말했다. "음악이 울리고 있는 동안은 어떻든 계속 춤을 추는 거야. 내가 하는 이 말을 알아 듣겠는가? '춤을 추는 거야. 계속 춤을 추는 거요'. 왜 춤추느냐 하는 건 생각해선 안 돼. 의미 같은 건 생각해선 안 돼. 의미 같은 건 애당초 없는 거요. 그런 걸 생각하기 시작하면 발이 멎어. 한번 발이 멎으면 이미 나로선 어떻게도 도와 주지 못하게 되고 말아. 당신의 연결은 이미 모두가 없어지고 말아. '영원히 없어지고 마는 거요' . 그렇게 되면 당신은 이쪽 세계에서밖엔 살아가지 못하게 되고 말아. 자꾸자꾸 이쪽 세계로 끌려들고 마는 거야. 그러니까 발을 멈추면 안 돼요. 아무리 싱겁기 짝이 없더라도, 그런 건 신경 쓰면 안 돼. 제대로 스텝을 밟아 계속 춤을 추어대란 말이오, 그리고 굳어져 버린 것을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풀어 나가는 거요. 아직 늦지 않은 것도 있을테니까. 쓸 수 있는 것은 전부 쓰는 거요. 최선을 다하는 거요. 두려워할 것 아무것도 없어. 당신은 확실히 지쳐 있어. 지쳐서 겁을 먹고 있어. 누구에게나 그런 때가 있어. 무엇이고 모두 잘못 돼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법이야. 그래서 발이 멎어 버리거든."
나는 눈을 들어, 다시 벽 위의 그림자를 한참 동안 응시했다.
"하지만 춤을 추는 수밖에 없는 거요" 하고 양사나이는 계속했다.
"그것도 기운차게 훌륭하게 추는 거야. 다들 감탄할 만큼. 그렇게 하면 나도 당신을 도와줄 수 있을는지도 몰라. 그러니 춤을 추는 거요. 음악이 계속되는 한."
춤을 추는 거야. 음악이 계속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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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댄스 댄스>  무라카미 하루키
 

Hold On - Sant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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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타탄생

PM 11:56
Percy Faith  - Go Away Little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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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안에 잔잔한 저음으로 흐르는 음악은 퍼시 페이스와 그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고 어웨이 리틀 걸>. 물론 누구도 그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는 않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밤중의 '데니스'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하지만, 여자 혼자 온 손님은 그녀뿐이다. 이따금 책에서 눈을 떼고, 얼굴을 들어 손목시계를 바라본다. 생각보다 시간이 더디게 간다고 느끼는 것 같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지도 않다. 식당안을 둘러보며 두리번거린다거나, 입구 쪽으로 눈을 돌리지도 않는다. 그저 혼자 책읽기에 여념이 없다. 때때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기계적인 동작으로 커피잔을 기울이며, 시간이 조금이라도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말할 것도 없이 날이 밝아 오기까지는 아직도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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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끄라비 라일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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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어둠의 저편 中에서

"하와이의 어느 섬에, 삼 형제가 표류한 얘기를 읽은 적이 있어. 옛날 신화지. 어렸을 때 읽은 거라서. 정확한 줄거리는 잊었지만, 대충 이런 이야기야. 젊은 삼 형제가 고기잡이를 나갔는데, 태풍을 만나 오랫동안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어느 무인도의 해안에 닿게 됐어. 야자나무 같은게 우거져 있고, 갖가지 과일도 많이 열려 있는 아름다운 섬이었어. 그 섬의 한가운데는 아주 높은 산이 솟아 있었지. 그날 밤, 세 사람 꿈에 신神이 나타나서,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해안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세 개의 커다란 둥근 바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너희들은 각자 원하는 곳까지 그 바위를 굴려가도록 하고, 멈춰선 바로 그곳이 각자 살 곳이 될것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세계를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다. 어디까지 가는가 하는 건 너희들의 자유에 맡긴다' 라고 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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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형제가 해안으로 가봤더니, 정말 커다란 바위 세 개가 있었어. 그들은 신이 말한 대로, 비탈길 위로 큰 바위를 굴리며 앞으로 나아갔지. 아주 크고 무거운 바위라서 굴리는 게 쉽지 않았고, 비탈길 위로 큰 바위를 밀고 올라가야 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 막내가 제일 먼저 더 이상 못가겠다고, 두 손을 들고 말았어. '형님들, 난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어. 여기쯤이면 바다도 가깝고, 고기도 잡을 수 있으니까,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거야. 난 세상을 그리 멀리까지 보지 못한다 해도 상관없어.' 막내는 뒤에 남고, 두 형들은 바위를 더 위로 밀면서 올라갔지. 산 중턱까지 갔을 때, 둘째도 그만 주저앉고 말았어. '형, 나는 이쯤에서 그만둘래, 여기 같으면 과일도 풍성하게 열리고,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멀리까지 세상을 바라볼 수 없어도 난 괜찮아.' 그래도 맏형은 그 무거운 바위를 계속 밀어 올리며 언덕길 오르기를 멈추지 않았어. 길은 점점 험난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지. 본래 참을성이 많은 성격인 데다, 세계를 조금이라도 멀리까지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는 있는 힘을 다해서, 바위를 계속 밀고 올라갔어. 몇 달 동안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안간힘을 쓴 끝에, 마침내 그 바위를 높은 산꼭대기까지 밀고 올라갈 수 있었어. 그는 거기서 멈추어 서서, 세계를 내려다보았어. 이제 그는 누구보다도 멀리까지 세계를 내려다볼 수 있게 되었고, 그곳이 그가 살아갈 장소가 된거야. 하지만 그곳은 풀도 나지 않고, 새도 날지 않는 척박한 땅이었어. 수분이라고는 얼음과 서리를 핥을 수밖에 없었고, 먹을 것이라고는 이끼를 씹을 수밖에 없었지.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았어. 세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해서 하와이의 그 섬 꼭대기에는, 지금도 커다란 둥근 바위가 하나 외따로 남아 있다는, 대충 그런 얘기야."

침묵.
마리가 묻는다. " 그 얘기 교훈 같은게 있는거야?"
"교훈은 아마 두가지가 있을거야. 하나는" 이라고 하면서, 그는 손가락을 하나 세워 보인다.
"사람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 설령 형제일지라도. 또 하나는" 하면서 그는 두 번째 손가락을 세워 보인다.
"사람이 뭔가를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그에 걸맞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
"나는 맏형보다 두 동생들이 선택한 인생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라고 마리는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그래" 하고 남자도 맞장구친다.
"하와이까지 가서 평생 서리나 핥고, 이끼나 씹으며 살고 싶다고는, 아무도 원하지 않을 테니까. 확실히 그럴 꺼야. 하지만 그 맏형은 세계를 조금이나마 더 멀리까지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있었고, 그걸 억제할 수가 없었던 거야. 그 때문에 치러야 할 대가가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말이지."





Posted by 스타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