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58일째>
씨엠리업 6일 
2007/01/31 (수)  날씨 : 적당히 따스하다.

Best of Times - Styx


아침 8시에 온다고 했는데...
일어나 서둘러 아침을 먹고 기다리는데 안온다.
전화하기도 그렇고 기다리면서 방에 올라와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10시쯤? 누군가 문을 두들긴다.

그녀들이 왔다.
너무도 반갑다.
성인 남녀들이 한방에서 침대에 않고 누워서 놀고 있자니 웬지 마음도 그렇고 몸도 떨린다.
장난스러운 행동들로 분위기가 야릇하기도 하나 자연스럽다.
머리속에선 별의별 생각들이 오고가는 것을 보니 나도 남자는 맞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태안이와 어제 밤에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계획했던 씨하눅빌로의 여행을 취소하고 오늘을 마지막으로 내일 이곳을 떠나기로 했다.
그녀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렇게 하는게 서로 모두에게 좋을 듯했다.
그 사실을 전달하기가 어렵다... 뒤로 미룬다...

나가서 점심 먹고 앙코르왓을 같이 구경다녀오기로 한다.
어느 시장통 가게로 안내해서 따라간다.
주문도 알아서 해주었는데 향이 좀 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근처에 서있는 뚝뚝기사에게 관광가격을 물으니 좀 비싸게 부른다.
혹시 몰라 소반에게 전화하니 우리 바로 옆가게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ㅎㅎ

같이 앙코르왓 관광 마무리를 하러 간다.

뚝뚝안에서 서로의 손을 잡으며 흥겹게 웃으며 가는 모습들이, 마치 가족끼리 즐거운 소풍을 가는 기분이다.
마시던 음료수병을 마구 길거리에 던지는 퍼포먼스도 펼치며 매표소를 지나간다.
내국인들은 무료이다.

여기저기서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우리가 죄짓는 것은 아닌데, 보이는 모습은 다를 수도 있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시 찾은 앙코르 왓. 역시 좋다.
그동안 관람을 할때면 태안이와 나는 서로 따로따로 다녔었는데, 이번엔 넷이서 같이 다니니 느낌도 다르다.
짝짝이 손을 잡으며 거니는게 연인끼리 나들이 온듯 마냥 흥겹기만 하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없어서 더더욱 눈에 띄는 듯하다.

아... 생각이나 했던가. 이렇게 앙코르왓을 다니게 될줄은...

여기저기의 장소에서 장난도 쳐가며 포즈도 취해보며 사진을 찍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대

책을 보며 관람하는 것과 친구들과 어울리며 관람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탐구하는 방식과 즐기는 방식의 차이.
그녀들은 이곳을 잘 아는지 각각의 장소로 손을 잡고 이끌어 주었다.
벽에 기댄채로 가슴을 두들기면 홀 전체가 울린다는 '메아리홀' 에서 우리를 세우고 같이 포즈와 함께 액션을  취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층 회랑은 예전에 이미 본지라 서서히 마지막 목표인 2,3층으로 향한다.
여전히 현지인들과 관광객들 모두의 시선이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상관없이. 너무도 행복하다.

드디어 막바지에 이르는 문으로 들어선다.
그렇게 긴 시간 고대했었던 이곳 앙코르왓에서의 여정은 이곳의 관람으로 마지막이 된다.
그리고... 그녀들과의 만남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모든것을 마친다는 벅차오르는 감격과 행복스런 기쁨, 이별의 슬픔이 뒤범벅되는 기분이 든다.
내마음을 달래주는 걸까... 일행들이 모두 문앞에서 잠시 정지해 있는다.

확대

2층 사방으로 온통 압사라들의 향연이다.
잠시 일행을 뒤로 하고 마구 돌아다녀본다.

뒤를 돌아다보니 지친모양으로 Avy가 앉아서 쉬고있다.
사랑스런 그녀의 모습에 다가가 옆에 않는다.
마치 나만의 압사라 같다...
그녀와 더 있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대
 
마지막 꼭대기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선다.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남쪽 손잡이 있는 계단 말고 북쪽 계단을 이용한다.
올라서자마자 아래를 내려보니 한무리의 아이들이 올라보고 있다.
손짓을 하니 자기가 먼저 올라오겠다며 우르르 몰려온다.
같이 어울리고 싶었는데 웬지 쑥스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잠시 창가에 앉아 여유로운 휴식을 가진다.
개구장이 태안이와 활달스런 Kon은 연신 장난에 열중이다.

모든것이 평안하다.
시간이 멈추어진 모양으로 이대로 한동안 있고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야하는 시간이 오고있다.
계속 무언가가 아쉽다.
연신 뒤를 한번씩 더 돌아보며 바라보게 된다.

손잡이가 있는 계단으로 내려온다.
아... 올라올때 이렇게 가파랐던가? 좀 무섭다.

확대

오늘의 소풍은 끝이났다.
나오는 길, 따스한 햇살이 연못가에 비춰지며 잊지못할 추억을 각인 시켜준다.

앙코르왓이 전면으로 보이는 명소에서 사진사들이 연신 카메라를 든다.
캄보디아 사진가게에서도 나왔나 보다.
Kon이 기념 사진을 찍자며 태안이 손을 이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태안아, 너희 신혼 부부 같아 ^^;;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이게 전기자전거 이구나.


Avy와 Kon이 집으로 초대한다.
앞마당에서 다과와 함께 어울린다.
웬일로 소반이 떡을 사온다(현지인에겐 싸구나. 100R)

소반의 통역으로 우리 씨하눅빌 가지 않고 내일 떠난다고 전한다.
어떻게 해야 우리 심정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 했는데, 태안이의 한마디에 그냥 가만히 있는다.

"형, 어떤말로도 우리마음 전달 할 수 없을꺼야..." 

일부러 일요일까지 시간을 비워놨다고는 하는데, 더이상 같이 있다가는 정말 못 떠날 것만 같다.
그리고.... 떠난다면...

우리가 내일 떠난다는 것을 알자, 슬픈 표정을 짓는다.
같이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애써 웃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밤이 마지막이다.
저녁식사 근사한 곳에서 있다가 같이 하기로 하고 숙소로 먼저 온다.

돌아오는 길, 혹시라도 마음이 바뀔까, 뽀이뻿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한다.
가자!! 우리는 여행자 아닌가!!
샤워후 짐까지 미리 다 싸놓는다.

다시 픽업을 가면서 일부러 소반이 가게들을 들러서 우리를 위해 담배를 싸게 사다준다.
6일동안 그래도 정이 들은 걸까... 세심한 신경써주는게 무척이나 고맙다.

오다가다 봤었던 '인도차이나 Re' 에 가기로 했다.
꽤 고급스러워 보였었는데 오늘 태안이와 한번 멋있게 질러보자고 다짐했었다.

우리가 그곳으로 향하는것을 알자 그녀들이 뚝뚝안에서 소반에게 뭐라 하며 비싸다고 다른 곳으로 가자는 것 같았는데, 아니라고 오늘은 우리가 한턱 쏘고 싶다고 우겼다.

와인까지 곁들여 이것저것 마구 시킨다.
그동안 맛 못보았던 캄보디아 대표음식 '아목'도 시킨다.

음... 종업원들이며 손님 눈치들이...
웨이트리스도 '레드피아노'와는 달리 좀 불친절 한듯??
웬지 티껍다는 표정인것도 같다.
Avy와 kon도 불편한듯...
뭐야, 이런곳에선 오히려 현지인들이 대접을 못받는 건가?
얄미워서 팁 안주고 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반에게 전화하자 친구들과 어디선가 술판 벌이며 놀고 있는 모양이다.ㅎㅎ
그녀들이 우리와 찍었던 사진을 기념으로 가지고 싶다 한다.
근처의 인화점으로 가 카메라 메모리를 맡긴다.
그사이 아까 앙코르왓에서 사진사에게 찍었던 사진을 찾으러 다른 사진 가게를 가고, 연이어 사진을 찾는다.
예쁜 사진첩에 끼워서 주네.
우리와의 추억을 오래 간직해 주었으면....

맥주와 안주를 잔뜩 사서 숙소로 같이 간다.
소반과는 이제 작별을 한다.
일주일여동안 고마웠었어.
몇번은 열받은 적도 있었지만 그마저 다 추억 아니겠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맥주파티를 한다.
다들 배도 부른데다 원래 술을 잘 못하는지 나만 다 들이켜 마신다.
소반에게서 전화가 왔다.
며칠동안 고마웠다고 작별인사를 한번 더 한다.

너무 시간이 늦었다.
그녀들과 이별하며 집으로 보내는 마음이 좀 울적하다.
태안이 말이 정말 맞다.
이곳 씨엠리업에 더 이상 있는다면 그만큼 더 아플 것 같다.
오토바이로 태워 보내며 마지막 작별 키스를 한다.
 
태안이 말이 맞다.
더 있는다면 더 아파 할 것 같다.

안녕...


추가 : 이번일기는 고민을 많이 했다.
어쩌면 개인의 사생활이 여과없이 공개되어질수 있다는 거창한 이유때문에 --;;;
사진을 올리느냐 마느냐, 좀 걸러서 올릴까 말까... 한참 걱정했다.

하지만 어차피 이곳은 내 개인 공간인데다, 언제든지 나 자신도 되돌아보며 찾을 곳이기 때문에 그냥 쓰기로 했다.
다만 약간의 에피소드들은 너무도 사적이기 때문에 적지 않기로 한다.
나혼자 가지고 있어야지 ^^;;


[여행이야기] - 그녀가 보고싶다...

Posted by 스타탄생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57일째>
씨엠리업 5일 
2007/01/30 (화)  날씨 : 하늘은 흐리고 낮에만 쨍쨍.

We Two - Little River Band


아침에 조심스레 일어나니,태안이가 먼저 "형~ 어제 왜 화를 내고 그래?"  살갑게 말을 건넨다.
바로 오해를 풀고 즐거운 여정이 시작 된다. 고마운 녀석.

샤워, 빨래, 아침, 10시 출발.
일단 오늘 저녁에 보고자 한 '압사라쇼' 장소를 '꿀렌2'로 정하고 일부러 그나마 싸게파는 롱라이브G.H 까지 가서 2장 구매한다.
부페니 저녁은 든든 하겠지.
오늘은 북부쪽 유적들과 동 바라이 쪽을 돌아보려 한다.

어제 깜박하고 지나친 박세이 참크롱으로 들어서는 발걸음이 정말 사뿐히 가볍다.

박세이 참크롱  Baksei Chamkrong : 앙코르 톰 들어서기 직전에 당신은 단아한 모습으로 서있는 작은 사원과 만나게 된다. 붉은 빛을 띠며 외로이 선 박세이 참크롱. 앙코르 톰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조그만 신전을 지나치기 쉽지만 신전이 품은 전설을 떠올리며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이하 출처 : All About  앙코르 유적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말 간만에 우리밖에 없다. 너무도 좋다.
수많은 유적중에 아무도 없는 이런곳을 지날때 마다 기분이 상쾌해진다.

확대

쁘리아 칸 Preah Khan : 규모에 더해 아름다움을 간직한 삐라아 칸. 쁘리아 칸이 벌이는 거목과의 사투는 따 쁘롬 못지않게 드라마틱하다.

확대

기대보다 훨씬 좋은 느낌을 주는 곳을 발견하게 되면 기쁨지수는 배가된다.
쁘리아 칸은 그런 곳이었다.

불교와 힌두교가 되범벅되어 퓨전의 냄새가 나긴 했지만 그만큼 다채롭고 흥미로왔다.

내가 들고 있는 책을 보고 어느 한국인이 인사를 건넨다.
혼자 다니는 듯하였는데 그쪽도 앙코르 책을 들고 열심히 탐구하는 듯했다.
잠깐 여러 얘기를 나누며 고고학적인(?) 대화를 나눈다.

이곳은 그래도 한적한 편인지 관리직원인 듯한 분이 해설을 해주려고 하셨다.
아름다운 압사라의 모습이 유독 빛이 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니악 뽀안 Neak Pean : 니악 뽀안의 첫인상은 연꽃이다. 지금은 사라진 쟈야타타카(북쪽저수지)의 한가운데 활찍 핀 연꽃. 그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아름답다. 하지만 이악 뽀안은 '꽈리를 튼 뱀' 이라는 뜻으로 꽃과는 거리가 먼 이름을 지녔다.

확대

물이 없는 저수지의 모습을 그리는 것은 어렵다.
방향마다의 이색적인 수로의 모습을 살피며, 책속의 사진들을 찾아가며 비슷하게 찍어보려는 시도를 해보았다.
이래저래 가는 곳마다 모두 특색있는 모습들에 신이 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끄롤 꼬 Krol Ko : 앙코르의 모든 유적에는 의미가 있다. 황폐해져 엣 모습을 모두 잃어도, 규모가 작아도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다. 끄롤 꼬도 그런 곳이다. 규모가 작고 눈에 띄지 않아 많은이들이 찾이 않는 이곳에서 혼자만의 추억을 남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끄롤 꼬는 '황소 외양간' 이라는 뜻이다.

확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따 쏨 Ta Som : 앙코르 톰을 건립한 자야바르만 7세가 효자라는 것은 앙코르 사원들을 둘러보면서 이미 느꼈을 것이다. 자야바르만 7세는 쁘리아 칸으리는 거대한 사원을 지어 아버지에게 바쳤지만 그 전에 작지만 아버지의 제사를 지낼 목적으로 이곳 따 쏨을 건립해 헌정했다.

자그마한 곳이라도 하나 하나의 퍼즐 찾기 재미는 똑같다.
'인자한 사면상'이 이건가, 저건가? 먼저 다녀간 여행 선배의 뒤안길을 좆는 모습이 무슨 숙제하는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대

동 메본  East Mebon : 동 메본은 시바 신에게 헌정된 사원이지만 실제로는 라젠드라바르만 2세가 자신의 부모를 기리기 위해 건립한 곳이다. 당시 동 메본은 넓이 2km X 7km, 깊이 3m의 인공저수지 위에 섬의 형태로 있었다. 이 동 바라이의 젖줄로 백성들은 농사를 짓고 배불리 먹었으니 라젠드라바르만 2세가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과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인공저수지는 천 년의 세월에 묻혀 지금은 육지로 변해버렸다.

북부쪽을 모두 훑어보고 동바라이 쪽으로 간다.
소반이 '쁘레 룹' 이라 하는데 이상하다.
전에 와본 곳과 틀린 것 같은데? 책과도 내용이 틀린 것 같아 다시 확인하니 자기가 착각했다고 '소리'를 연발한다.ㅎㅎ

하긴... 이젠 나도 이게 그것 같고 저게 그것 같다.
배도 고파오니 이젠 퍼즐맞추기 게임도 지겨워지고, 힘들어지고 돌들이 좀 싫어지기 시작한다.
며칠째 돌덩어리들만 보니 그런가? 아무리 일주일권 끊고 자세히 볼거라 마음 먹었었지만 4일째 되니 슬슬 흥미가 적어지는 듯 하다.

아까 쁘리아 칸에서 만났던 한국인을 여기서도 만났다.
자기는 3일권으로 2일째인데 벌써 지겨워진다며 내일 뜰까 생각한다고 한다.
내가 비정상은 아닌거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대

몸도 힘든지라 대충 관람하고 내려와 앞의 식당에서 일단 옥수수와 코코넛으로 배를 채운다.
우아~ 디따 커서 마음에 드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얼마 안남았다. 좀더 힘내서 돌아다니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띠아이 쌈레 Banteay Samre : 오랜 복구 공사 끝에 완성된 바띠아이 쌈레는 보석같은 신전이다. 건축양식 등 여러 면에서 앙코르 왓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빤띠아이 쌈레, 온종일 북적대는 앙코르 왓에 비해 한산해 상큼한 느낌마저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니 앙코르 왓이라는 해설에 고개를 끄덕인다.
적당히 아담하게 아름다움을 축소한 듯 하다고 할까?
유난히 탱탱해 보이는 입구 사자상 앞에서 장난쳐보며, 햇살 드러워진 유적의 따사로움에 젖어본다.

확대

거의 일몰이 다가와서일까?
뚝뚝을 타고 나니는 길 저편으로 한떼의 물소들이 유유자적하게 풀을 뜯으며 걷는 모습이 너무도 평안해 보인다.
열심히 운전하는데 세워달라기가 그래서 그냥 지나쳤는데 조금더 가니 쁘레룹이다.
오늘의 마지막 여정이니 걸어서 아까 물소가 있던 곳으로 가 보았다.
흠냐.. 아까의 그 느낌, 그 장면이 안나오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쁘레 룹 Pre Rup : 붉은 햇살 사이로 사라지는 쁘레 룹의 그림자는 잘 그린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사원 전체가 붉은 빛이 감도는 라테라이트로 이뤄진 쁘레 룹. 석양 무렵 이곳을 찾으면 천 년 세월을 한번에 안는 듯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쁘레 룹은 ' 죽은 육신의 그림자' 라는 뜻이다. 화장 의식이나 화장한 후의 재를 의미하는 이름 덕분인지 사원은 장례의식을 치루던 곳으로 추정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전에 한 번 와본 곳인데도 불구하고 생소해 보인다.
이젠 별 감흥도 없다.
맞어... 정말 너무 돌덩이리들만 보고 다녔어...
릴렉스가 필요해.

확대

이젠 앙코르 유적, 아주 먼곳이나 따로 입장료를 내야하는 곳을 제외하곤 거진 다 돌아본듯하다.
4일동안 정말 많이도 다녔다.
앙코르 왓 2,3층을 가봐야 하는데 내일 여유로히 봐야겠다.

괜시리 어려운 시험을 다 치루고 난 후의 느낌처럼, 달리는 뚝뚝에서 바라보는 유적지의 길들과 쓰라 쓰랭 호숫가에 드리워진 햇살 빛깔들이 담배와 어울러 감상에 젖게 만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은 소반이 집안 약속이 있다며 일찍 시내로 오기를 바랬다.
이젠 앙코르 유적 관광도 거의 다 끝나가니 Avy와 Kon이 너무도 보고 싶다.
한번더 못만나고 이렇게 떠나가야 하는 건가?
혹시 몰라 숙소에 도착해 소반에게 전화를 걸어봐 달라고 부탁한다.
왜 자기 핸드폰으로 전화를 안하는 거얌?
밧데리가 떨어졌다는데 믿음이 안가...
근처 휴대폰 빌려주는 데서 전화를 건다.

어?? 프놈펜에서 왔다고 하네?
왜 전화를 안했을까??

저녁때 보기로 하고 어떻게 할까...
아침에 예약한 '꿀렌2' 자리를 더 예약하려 바로 롱라이브로 간다.
그런데 소반이 장난치나? 내가 캄보디아말 못알아 듣는다고 카운터에 커미션을 요구 하는 것 같다.
뭐야... 그거 얼마 한다고...
얘기가 길어지자 짜증이 난다.
내가 사면 되는데 왜 자기가 나서서 일을 꼬이게 만드는 건지...

이래저래 시간은 가고 다 귀찮아 진다.
그냥 우리끼리 간다고, 너는 있다가 그녀들 집으로 가서 8시에 우리 숙소 앞으로 데려와 달라고 얘기한다.
너 오늘 약속 있는 건 맞는거냠?
내가 화를 내자 미안했는지 이래저래 설명을 하려하는데 만사 다 귀찮다.
나혼자 알아서 숙소로 가겠다고 소반을 보낸다.

근처 인터넷 가게에 들러 여행 떠난 뒤 처음으로 한국에 전화를 한다.
어머니와 큰애, 작은애와 통화를 한다.
요즘 근황과 여러 얘기들을 물어본다.

어렵사리 그녀의 소식을 물어본다.
기대와는 달리 그동안 한번도 연락이 없었다는...
편지까지 써서 연말에 애들과 함께 해달라고 간절하게 부탁을 했었는데... 서운하다.
이런건가... 그래... 이젠 마음을 다 잡을 때가 다가오고 있어...

태안이에게 어떻게 된건가 설명하고 꿀렌2로 향한다.
야호!! 간만에 배터져라 먹는다.
태안이도 입맛 걱정 없는 이곳에서 원기회복하는 것 같다.
음료수는 사먹는 거구나.
목이 메이니 많이 마시고 싶어진다.

예전부터 기대 했었던 압사라 쇼인데 마음이 다른데 가 있어서 그런가? 몰입도가 너무 떨어진다.
게다가 자리가 멀어서 잘 보이지도 않고, 어서 먹고 그녀들이 올 숙소로 가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8시 30분...
왜 오지 않나 소반에게 전화해보니 이제야 픽업했다고 한다.
방에 잠깐 들어갔다가 오니 도착했다.
헉, 주위 사람 민망스러울 정도로 요란스레 포옹을 한다.
그녀들도 우리만큼 보고 싶었을까? 너무도 반갑고 즐겁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드피아노' 2층

'레드 피아노'로 간다.
자연스레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거닐자니 약간 주위의 눈총이 따가운 것도 같다.
여기저기 테이블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눈치가 보이는 것 같아 태안이와 한국말 쓰지 말자고 한다.
마치 일본인인척 하며 영어만 어렵게 쓴다. --;

그녀들은 저녁을 안먹고 왔나보다.
캄보디아인과 태국인들은 입맛이 비슷한가? '똠양 스프' 를 주문한다.
우린 너무 배가 불러서 생맥주만.
이런 저런 바디랭귀지를 하자니 모습이 좀 웃기긴 하지만 내내 웃음꽃이 핀다.
그런 모습을 보고 주위의 웨이트리스들이 모두들 우리자리로 몰려와 통역을 해준다.
궁금했던 서로의 마음을 전달한다.

그동안  너무도 보고 싶어했다고 말하자, 그녀들도 마찬가지고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래저래 웨이트리스들이 Avy와 나, 태안이와 Kon 사이를 엮어주면서, 자기들도 즐거운 듯 축하해 주며서 부럽다며 시샘하는 표정을 짓는다.
약간의 취기까지 더해져 이야기들은 점점 더 흥겨워진다.
우리 넷이 같이 시하눅빌로 놀러가자고 제안하니 다들 좋다며 동의한다.
일정을 서로 맞추며 기대에 벅찬다.

한 웨이트리스가 물어본다.
"언제 캄보디아 떠나니?"
"글쎄?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럼 그 후엔 어떻게 할꺼니?"
"....."

잠시 고민하다가 어렵게 대답을 한다.
"모르겠어... 그렇지만 지금 이순간 그녀가 좋고. 그녀와 같이 있고 싶어. 그 이후의 일들은 그때 생각할래..."

오늘밤 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었는데, 프놈펜에서 오늘 도착해서 그런지 피곤하다고 한다.
내일 아침에 우리 숙소로 온다고 한다.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숙소의 바에서...

웬지 모르게 아직도 들뜬 마음으로 숙소에 있는 바에서 태안이와 한잔을 더 기울인다.
몇개국어를 원할히 소통하는 똑똑한 바텐더겸 매니저와 두런 얘기를 나눈다.

취기는 오는데, 밤새 잠을 못 이루며 뒤척인다.
괜히 일을 저지른것은 아닌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만남을 순간의 흥겨움으로 생각없이 가지는 것은 아닌가...
조금은 걱정 스럽게 조금은 심각하게 태안이와 앞으로의 여정을 고민한다.

태안이가 어른스럽게 한마디를 건넨다.

" 형, 우리는 떠날 사람이잖아..."






Posted by 스타탄생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56일째>
씨엠리업 4일 
2007/01/29 (월)  날씨 : 뚝뚝타고 다니니 춥다.

Smile - David Sanborn


새벽에 잠깐 눈떴다가 이내 다시 잠을 못이루고 한참 동안 책을 보며 뒤척 거린다.
처음으로 일기를 빼먹고 지나가게 되었다.
소반보고 9시에 오라고 했는데 8시 45분에야 잠을 깼다
위층으로 방을 옮기자고 내가 주장한다.
아침이 되니 바깥 창문으로 숙소 직원들이 지나가는게 신경이 쓰인다.
짐을 모두 챙겨 나가니 프론트에 와있던 소반이 깜짝 놀란다.
"또 숙소 옮겨?"
"아니~ 위층으로 ㅎㅎ"
씻고 서둘러 나가지만, 그래도 공짜(?)아침은 먹고 가야징~
"미안~ 아침 먹고 출발할께~~"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나 오늘도 좀 늦게나 출발 하게 되었다.
소반에게 루트를 추천 받아 '앙코르 톰' 과 동부쪽 유적들을 둘러보기로 한다.

앙코르왓을 지나며 꼭 다시 오리라 마음 먹는다.
그냥 생각없이 있다보니 남문을 그냥 지나쳐 들어가려 한다.
안돼! 스탑!!
그러고 보니  '박쎄이 참크롱'도 지나쳤네? 그건 내일로 Pass!

남문... 그래... 드디어 이자리에 섰구나..

남문 South Gate : 앙코르 톰의 4개 성문 중 남쪽 탑문은 씨엠리업과 연결돼 있어 관광객들은 이 문을 통과하게 된다. 이 문을 통과하면 앙코르 톰의 정통 사면상(四面像)인 고푸라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교각 양 옆에는 각각 54개의 석상이 나열돼 진풍경을 펼쳐 놓는다. 이는 힌두교의 창세 신화인 유해교반을 형상화한 것으로 교각은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연결하는 무지개를 의미한다. 사람들이 이 다리를 지나 앙코르 톰으로 들어서면서 인간세계의 존재에서 천상의 존재로 변화되는 것이다.
<이하 출처 : All About 앙코르 유적>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리초입, 9개 머리의 큰뱀 비수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편은 선한 신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른편은 악한 신 즉 악마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대

바이욘 Bayon : 앙코르 유적에서 앙코르 왓이 힌두교 건축의 재표라면 바이욘은 불교 건축의 대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사원은 '아름답다' 는 공통점 외에는 건툭 목적이나 예술, 설계, 기술, 종요 면에서 전혀 다른 면모를 보인다. 사원을 대하는 마음도 마찬가지다. 앙코르 왓은 범인(凡人)의 접근을 금하는 듯하지만 바이욘은 그 누구라도 따스하게 맞아줄 듯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앙코르왓과는 달리 동문쪽 기둥에서 발을 정면으로 향하고 서있는 압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혼자인 앙코르 왓과는 달리 둘 또는 세 명이 짝을 이뤄 고혹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가까이에서는 모두들 서로 다른 얼굴들의 사면상들이 서서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쪽회랑의 중국인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쪽회랑의 똔레삽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쪽회랑에서 특이하게 물고기가 사슴을 집어 삼키는 장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숨이 막혀 온다.
책을 펼치고 퍼즐 찾기 처럼 하나 하나의 돌의 의미에 대해 탐구하며 놓치지 않는다.
그냥 보면 하잘것 없는 조각들이지만 이야기를 풀어 나가며 살피면 이들은 보석처럼 내게 빛을 보여준다.
수많은 시간과 사람들의 땀들이 후세에게 이런 감동을 준다.

각각의 부조들은 테마별로 서로 다른 내용이면서도 시간적으로는 서로 연결 되기도 한다.
앙코르 제국의 역사와 삶에 대한 한토막 한토막의 얘기를 들어가며, 또는 신화속의 이야기들을 보며, 자야바르만7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감동 드라마를 외곽쪽에서 한바퀴씩 돌아가며 1층, 2층을 돌며 끝을 내고 3층에 들어서자 눈앞에서 바이욘의 주인들인 수많은 '미소' 들이 반겨 주었다.

200개가 넘는 얼굴들이 모두 틀리며, 태양의 위치나 그림자의 정도에 따라 얼굴 모양이 변하는 듯하고 시선에 따라 표정도 바뀌어 신비하다는.... 그 미소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대

그나마 시간이 점심시간 직전인지라 한적한 편이여서 재미나게 바이욘 감상을 마쳤다.
담배 한대를 피우며 마음을 가라 앉히고 다른 곳으로 향한다.

바푸온 Baphon : 바푸온은 자야바르만 7세가 앙코르 톰을 건립하기 200년 전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과거, 바푸온은 대단히 거대한 사원이었지만 지금은 사원의 대부분이 붕괴돼 정확한 규모를 추측하기가 힘들어졌다.
바이욘에서 삐미아나까스로 가는 동안 바푸온의 웅장함은 당신의 눈을 사로잡는다. 사원에 다가갈수록 웅장함은 배가되는 듯하지만 뒤편으로 돌아가면 허물어진 폐허와 복원 공사용 천막에 실망하고 만다. 그래도 잘 정돈된 바푸온의 정면은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정말 정면에서 보기와는 달리 아직 공사중이라 다 막아 놓았다.
실망스럽게 지나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앙코르 왓이나 여타 신전들이 뾰족한 탑으루 메루산을 상징한 것에 반해 바푸온은 둥근 좀 형태로 메루산을 표현했다.



확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삐미아나까스 Phimeanakas : 가파른 계단을 기어 삐미아나까스의 꼭대기에 오른다. 매일 밤, 왕이 올랐다는 이곳, 힘겹게 오른 그곳에는 캄보디아의 파란 하늘이 손에 닿을 듯 다가와 있다.
왕궁 내부에 위치한 왕실의 제단이자 사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왕이 왕비나 후궁과 동침을 하려면 반드시 여자로 변신한 뱀의 정령과 이곳에서 사전에 동침을 해야만 하며 만약 그 의무를 게을리 한채 인간 여성과 동침하면 즉사를 한다는 전설...

무슨 고생이냐... ^^;; 매일밤 이곳에 올라서 쇼를 했다니...

매우 가파르다.
아무것도 모르는 태안이, 힘겹게 먼저 올라가라고 하고 나는 좀 편하게 서쪽으로 돌아가서 난간에 손잡이가 있는 계단쪽으로 오른다 ^^
보기와 달리 정말 다리가 후들할 정도로 가파르다.

확대

왕궁 Royal Palace : 앙코르 톰에서 가장 훌륭했을 왕궁도 천 년이라는 세월은 이기지 못했다. 주춧돌만 남은 채 덩그러니 놓인 그 터에서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 지난 영화를 되새겨본다.
 
무슨 목욕탕이 이리도 크다냐..
그리고 남성용과 여성용이 좌우로 구분 되어 있네 ㅎㅎ
그 옛날, 어떤식으로 목욕문화가 있었을까 야릇한 생각을 아주 잠깐 해본다.

확대

쁘리아 빨리라이 Preah Palilay :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사원 주변에 무너진 조각상과 벽돌들도 그래서인지 관리 되지 않은 채 방치 돼 있지만 쁘리아 빨리라이에는 오묘한 정취가 숨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끈덕진 아이에게 팔찌를 결국 사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승려분께서 어느 남자에게 끊임없이 물을 붇고 있었다.

확대


문둥이 왕 테라스 Leper King's Terrace : 현대 조각 예술이라도 이보다 더 전위적일 수 있을까? 코끼리 태라스의 부조가 웅장했다면 문둥왕 테라스의 부조는 자그마하지만 치밀하다. 겹겹이 단을 쌓고 그 사이사이에 겹침 없이 다양한 모티브로 신화를 소개하는 문둥왕 테라스는 그야말로 멋스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프놈펜 박물관에 있던것이 이거구나..


확대

코끼리 테라스쪽으로 가던 중 소반이 우리를 찾으러 헤메고 있었다.
예상시간보다 한참이 걸린 모양이다.
우리 걱정 하지 말고 편하게 쉬고 있으라고 안심시켰다.
아~~ 오늘 정말 많이 보고 돌아 다니게 될것 같다.

코끼리 테라스 Terrace of the Elephant : 왕궁의 동문을 나서면 탁 트인 왕의 광장 좌우로 길다란 태라스가 뻗어 있다. 동문과 직결된 넓은 테라스 부분이 왕의 사열대다. 이곳에서 자야바르만 7세는 출정하는 군인들을 격려하고 승리를 안고 돌아온 정복군의 사열을 받았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확대

끌리앙 Khleang : '창고' 라는 뜻을 지닌 끌리앙. 건물의 용도를 정확히 알 수 없어  그 이름에서 용도를 추측하지만 창고라 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들이 잘 찾지 않고 지나치는 이런 곳들이 웬지 좋다.
나 혼자만의 공간과 순간들을 가진다는 게 너무 좋다.

그래도 덕분에 수풀속의 불개미들이 장난이 아니다.ㅠ.ㅠ
호되게 물려서 무척 따가왔다.

확대

앙코르 톰 지역을 모두 둘러 보았다.
식당에서 농담따먹기 하고 있는 소반과 만나, 신나는 마음으로 이젠 앙코르 동부쪽으로 향한다.
모두 다 볼 수 있을까?

톰마논 Thommanon : 숲 속에 자리잡은 붉은 색조의 톰마논. 간축 자체도 아름답지만 정교하게 새겨진 부조들이 압권이다. 신전은 정사각형 부지내에 동문에서 서문까지, 마치 진주 목걸이를 꿰듯, 길게 배치했고 주변은 해자로 둘렀다. 하지만 지금 해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담벽은 라테라이트 기초만 달랑 남았다.

톰마논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차우 싸이 떼보다 사원과 마주하는 쌍둥이 신전의 개념으로 건립됐다. 작은 규모지만 톰마논이 오늘날의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었던 것은 특이한 복구 공법 덕분이다. 프랑스 고고학팀은 거의 폐허로 발견된 이 사원을 완전히 해체한 후 하나씩 꿰 맞추는 방법으로 복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차우 싸이 떼보다 Chau Say Tevoda : 앙코르 건축 예쑬이 절정에 달했을 때 지어진 사원이다. 하지만 세월의 힘에 눌려 아름다운 사원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현재 진행중인 복원이 완료되면 차우 싸이 떼보다의 아름다운 엣 모습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여기는 중국이 복원해서 그런가?
너무도 진행이 더디다.
태안이라는 이름이 중국어로 무슨 뜻이 있는 건가?
중장비에 그녀석 이름이 영어로 써있어서 투덜거린다.ㅎㅎ

확대

따 께우 Ta Keo : 한적한 숲 속, 바위에 자리한 신전 타 께우는 다른 사원과는 달리 섬세한 조각이 없이 블록 벽돌로만 이뤄져 남성적인 느낌이 매우 강하다. 원래 신전은 미완성인 채 현존하는데 아마도 몽골의 침입에 의해 건축이 중단됐던 게 아닌가 미뤄 짐작한다.
온종일 거대하고 복잡 미묘할 정도로 섬세한 사원들을 둘러본 후 따 께우를 대하면 조금은 심심해 보일지도 모른다. 또 가파른 계단을 보는 순간 따 께우에 올라야 할지 주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따 께우에 올라서면 이런 기분은 잊게 된다. 한산한 분위기의 신전에는 의외로 장엄한 기운이 충만하고 꼭대기에서는 지평선까지 펼쳐지는 밀림이 한눈에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후~~ 가파르다.
꼭대기 시원한 바람이 부는 문쪽에서 서양애 둘이서 가로막고 한참 동안을 비키지 않는다.
아~ 우리도 더워 죽겠어... 좀 쉬자구.

내려갈때는 우리가 이렇게 많이 올라왔었나 의아했다.

확대

따 프롬 Ta Prohm : 따 프롬에서는 시간이 멈쳐버린 긋한 착각에 빠진다. 따 프롬에서는 대자연의 경이로운 힘에 감탄한다. 그리고 따 프롬에서는 나무의 정렬들에게서 오랜 세월 동안 보고 들었던 그네들만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들을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드디어 따프롬에 왔는데...
태안이나 나나 이곳이 제일 기대 했던 곳이었다.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장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걸까?

전혀 복구를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사원...
인파에 시달리다보니 생각보다 감흥이 안와서 서글프기까지 하다.
영화 많이 보고 설레 했었는데 ㅠ.ㅠ
사람이 없는 아침 일찍이 왔다면 또 느낌은 어땠을까...

확대

쓰라 쓰랑 Srah Sraeng : 호수의 물이 말라버리는 건기의 쓰라 쓰랑은 그야말로 초라하다. 그 옛날 왕과 왕족들이 목욕을 즐기던 곳이라는 말도 어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기 때는 다르다. 한바탕 비를 쏟아낸 하늘이 맑게 치장을 하면 쓰라 쓰랑도 하늘의 옷으로 갈아 입는다. 사위가 붉어지는 일출 무렵, 붉게 물든 쓰라 쓰랑은 앙코르 왓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띠아이 끄데이를 들어가려다 바로 마주한 쓰라 스랑에 가서 담배나 때자 하고 앉아서 쉰다.
여지없이 이곳 저곳에서 아이들이 1$ 하며 물건들을 팔러 온다.
한 아이가 공짜로 주는 거라며 팔찌하나를 준다.
오~ 이거 고단수 판매기법인데?
쩝.. 저 앞에 앉아 있는 태안이를 가리키며 "쟤 사면 나도 살께" 하고 다 그쪽으로 보내버린다.
팔찌 7개에 1$, ㅋ 아까 태안인 3개에 1$ 샀는데.

한 아이가 너무도 귀엽다.
말투도 예쁘고 하는 짓도 사랑 스럽다.
"나 안살꺼야" , " 나 가난해" 하며 농담하며 얘기를 나눠본다.
피곤한지 먼 발치를 바라보는 그 아이의 모습이 무척이나 많은 상념에 들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뭐라도 하나 사주고 싶다.
음료수도 파니? 음 싸네?
환타 2개를 사다 달라고 한다.
심부름값으로 푼돈을 좀 쥐어주고, 하나 따서 "너 좀 먹고 나 줘" 했지만, 또 도로 달라기가 뭣하다.

소알리아... 12살...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여서 좀 놀란다.
한국에 있는 큰아이와 비교하면서 또 여러 생각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알리아... "캄보디아 아이들은 작아요..."


태안이가 뭐라도 더 사주고 싶다고 그 아이의 가게로 데리고 간다.
아이들 한 무리들이 또 모인다.
결국 티셔츠 두벌을 산다.
한 아이는 숫자까지 한글을 다 알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안사려고 하다고 결국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에 안스러워 결국 사고 만다는 얘기에 동감이 간다.
그래... 좀 피해 다녀야 돼 ㅎㅎ.

확대

반띠아이 끄데이 Banteay Kdei : 괴목들 때문에 따 프롬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면 구조 면에서 유사한 빤띠아이 끄데이에서 어느 정도 대체 관람이 가능하다. 반띠아이 끄데이는 방들이 단순하게 나열돼 있고 1960년대 야생짐승들 떄문에 사람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승려들이 거주해 온 덕분에 비교적 상당 부분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왔다.
하지만 반띠아이 끄데이는 여전히 베일속에 가려져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푸라 탑문의 코너에는 비슈누 신의 성조 가루다가 조각돼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진 일몰이 다가와서 인지 운치도 좋거니와, 마음도 한결 가볍다.
사람도 한적한지라 북적북적했었던 따 프롬 보다 오히려 더 좋은 느낌이 든다.

아이들의 물건판매질이 극성 스럽다.
다행이 호수에서 물건을 샀기에 피하기가 좀 수월하다.
한 유럽여인이 아이들이 여러나라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고는 "Genius!" 외친다.

확대

프라삿 끄라반 Prasat Kravan : 대단히 심플하면서도 균형미를 자랑하는 이사원은 다른 앙코르 신전들과는 전혀 다르게 동일 평면선상에 5개의 탑만 나란히 배열된 특이한 모습을 취한다. 붉은 라테라이트 벽돌을 주로 사용한 고색창연한 사원은 푸른 숲과 멋진 앙상블을 이뤄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사원의 규모가 작아 관람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단,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축축한 숲의 습기, 기울어진 햇살이 실루엣을 드리울 때는 형언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자아내니 때를 맞춰 찾는게 좋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숙소로 돌아가는 길, 뚝뚝에서 책을 찬찬히 살펴보니 동부지역에서 안본곳이 하나 남았다.
마침 가는 길에 있는 것 같다.

한적한 곳에 관광객은 이제 없는지 테이블을 잔뜩 놔두고 무슨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같다.
서둘러 가서 노을빛 물든 건물을 찍고 온다.

오늘 여정은 이제 마무리 졌구나.
너무 재미있는 하루 였어.

확대

우리를 숙소에 내려주면서 내일은 5시까지 씨엠리업 시내에 도착하면 안되겠냐 소반이 물어온다.
우리야 뭐 일몰 같은것 안보니 별 상관은 없어. 그렇게 해.
무슨 약속이 있는 것 같은데, 일부러 머리 굴리는 것은 아닐까? ㅎㅎ

씻고나서, 오다가 본 숙소 앞 숯불구이 현지식에 도전해본다.
빨리 달라고 해서 그런지 고기가 약간 들 익은 느낌이다.
미리 준비해서 들고간 고추장 때문에 난 아주 배불리 맛나게 먹는데, 태안이는 음식이 잘 안맞는지, 몸이 아파서 그런지.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인상을 계속 찌푸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가서 뭐라도 더 먹자하고, 어디갈까 걷던중에 태안이가 좀 짜증나는 말투로 얘기를 하는 듯하다.
내가 말 실수를 한걸까?
그냥 자기는 숙소로 돌아 간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약간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

나는 사진 정리 하며 씨디를 굽고 인터넷 좀 하다가 들어가기로 하고, 태안이는 먼저 숙소로 갔다.
좀 뻘쭘한 기분이다.

그동안 참 긴 시간을 같이 다녔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을 타지에서 만나 이렇게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었다니...
형이라고 그래도 대접해 주면서 말도 조심 하면서 이녀석도 많이 힘들었을꺼야...

씨디를 굽는 동안 인터넷으로 써니누나의 블로그를 구경한다.
와~ 라오스에서 우리와 같이 다녀온 길을 하나씩 올리는 것을 보며 감흥에 빠진다.

씨디를 다 구웠다고 하기에 혹시 몰라 파일용량을 체크하니 이상하게 모자르다.
한참 입씨름 하다가 다시 제대로 구워달라 요청한다.
큰일날뻔 했잖아? (한국에 와서 확인해보니 Virus에 몇몇 사진 파일은 인식이 안되었다 ㅠ.ㅠ) 

숙소로 돌아오며, 아까 내가 괜히 화를 낸듯하여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한다.
뭐라도 사가서 먹으면서 얘기좀 해야 겠다 하는데 시간이 늦어서인지 가게들이 문을 다 닫았다.
이녀석은 뭘 하고 있을까?

곤하게 자고 있다.
얼굴을 보니 처음 볼때보다 정말 수척해 진 것도 같다..
배가 부르면 정말 해피한 얼굴인데 ^^:;
몸도 아프니 힘들텐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잠을 깰까봐 조용히 밀린 일기를 마무리 한다.





Posted by 스타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