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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27 #39(베트남 호이안 3일) 가슴으로 담아 두기 (8)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39일째>
호이안 3일
2007/01/12 (금)   날씨 : 그런대로 괜찮음. 비 가끔 옴


◑ 카메라 고장중 ◐

밤새 또 배가 아파와서 잠을 못 이뤘다.
아침녘에 욕조에 물 틀어놓고 몸을 푹 담구니 조금 낫다.
이제야 조금 나른하니 눈 좀 붙이겠네.
객지에서 몸이 아프다는 건 마음까지 에려 온다.
그나마 옆에 태안이가 있긴 하지만 내가 아플때 누군가 지켜주고 걱정해 주는 존재가 없다는 게 서글퍼 지기까지 한다.

눈을 뜨니 10시경, 서둘러 또 짐 챙기고 일단 체크 아웃.
오늘 저녁이면 아쉬운 호이안을 떠나 드디어 해변이 있는 나짱으로 향한다.
내일이면 수영복을 입고 파도에 몸을 던질 생각을 하니 꽤 기대가 된다.

차시간 까지 이제 뭐하고 시간을 보내지?
그래도 망가진 사진기 끝내 배낭속에 쳐박아 놓진 못하고 손가방에 넣고 다닌다.
목에 오랬동안 걸고 다닌 터라 웬지 가슴팍에 툭툭 부딛히곤 하던 촉감이 없으니 좀 허전하다.
그 공간이 아직도 어색한지라 가끔은 언저리를 매만져 보곤 한다.

어슬렁 거리다 보니 비도 보슬보슬 내리고 마침 어느 카페에서 누가 햄버거 큼지막한것을 먹는걸보니 너무 땡긴다. 완탕이란것 먹으러 잘한다는 곳 찾아 갈까 했었는데 저절로 발걸음이 진한 커피향과 함께 그리로 끌린다.
비라는 건 어쩐지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자연스레 여러 생각이 들며 집이 그리워진다.

그래도 배를 채우니 힘이란게 난다.
돌아 다닐 마음은 없었지만 찬찬히 근처를 둘러본다.
가까운 일본다리 들렀다.
많은 사람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나도 혹시 하는 생각에 가방에서 다시 카메라 꺼내 들어 시도해 보지만 영...
어느 정도 형체라도 나오면 좋겠다만, 이젠 그냥 포기 하기로 했다.
이래저래 신경 쓰느니 앞으로는 가슴으로 이 모든것을 담아야 한다는 한다는 사실에 서서히 적응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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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행이 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
장비를 보니 보통 아마추어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 분들 이시라고 하는데 여름철 개봉을 앞두고 한창 몰두 하고 계시다.
장르가 공포 영화라는데? 한국, 베트남 합작이라고... 제목이 'Muoi 므어이' 였던가?(숫자로 10 이란 뜻)


혹시나 해서 찾아 보니 이번 여름 7월 17일에 개봉을 하는 구나.

영화 홈페이지 => http://www.muoi.kr/

나짱에서 만난 영화 관계자분도 이 영화 얘기를 해주었는데, 홈페이지 가보니 꽤 재미 있을것 같다.

이 영화에서나마 '호이안' 의 정취를 다시 느껴 봐야 겠다 ㅎㅎ



물을 사먹으려다 대신 어제 매진 되어 못 마셨던 프레쉬비어 한잔 들이킨다.
물보다 맥주값이 싸냠...

특별히 할일도 없어 우체국에 들러 간만에 엽서를 보낸다.
한동안 못 보냈었구나. 너무도 정신 없이 다녔었어...
모두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모두들 별일은 없겠지?
한국을 떠난 이후로 전화 한통 없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겉돌고 다니는 나를 언젠가는 이해해 줄까?
다시 돌아가는 날이 올때 나는 어떻게 변해 있고 또 현실은 어떻게 바뀌어져 있을까...

이번 여행은 나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준 기간 이였다. 그런데 나는 이곳에서 뭘하고 있는 거지?
무언가 느끼는게 있을 것만 같았고, 또 무언가 나를 바뀔수 있는 계기, 또 무언가 나를 되돌아 보며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올 줄만 알았는데 아직도 난 떠날때 모습 그대로 인것 같다.
아직도 생각해 둔 긴 여행 여정이 남아있긴 하다만, 그렇다고 일부러 상념에 젖어들고 싶지는 않다.
그런 이유로 우울하게 다니면서 몸도 마음도 상처내고 싶지는 않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중으로 미루면서 그 시간들을 피하고 있다.
피할수 있을때까진 아직은 모든 속박에서 벗어 나고 싶다.
이젠 모르겠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기다 보면 뭐 언젠가는 맞닥뜨리게 될거야.
그때는 더 이상 숨을 곳도 없고 더 이상 변명할 거리도 없을테지.
그때 까지는 자유를 느끼려므나...
어차피 생각만 많이 한다고 해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잖아...

시장에서 티셔츠 하나 사고 입장권이 필요없는 '중화회관'을 보고 나오자, 태안이가 삼국지 인물들 나온다는 '광동회관'이 너무 보고 싶다고 한다.
가는거 뭐 어려워? 들여보내 주는가가 문제지.
입구에서 사정해보고 이것 하나만 좀 보게 해달라 하지만 역시 통합 입장권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얘기의 되풀이.
잠시 고민... 포기!!

소심하기는...
보더라도 속상할 게 뻔하다.
너무도 많이 보고 찍고, 보고 찍고 하는 것에 버릇이 든 탓에 허전함만 더 남을듯 해 그런 자리 안만들기로 했다.
지금 입장권 구매하고 여러곳 돌아 다니기도 싫고 언제 한번 다시 이곳에 올 생각을 한다.
다음에 베트남 올때 꼭 한번 또 들러야지.
그 때는 맘껏 삘삘 돌아 다니면서 다 찍어 버릴꺼야.
쇼핑도 팍팍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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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 집에 엽서가 잘 도착했었다. 예쁜 호이안의 밤골목 사진이였는데 이걸로 이 날을 달랠수 있어 다행이다.


너털 걸음으로 숙소로 왔는데 태안이가 주방으로 가더니 뜨거운 물을 얻어와 컵라면을 끓인다.
보통때라면 잘했다고 엉덩이 쳐주면서 달려 들텐데 별로 입맛이 없다.

로비에 있는 3대의 컴중에 한글 지원되는게 딱 한대라 한참을 기다리는데 한 일본 여자애가 그 자리에서 좀처럼 일어 나지를 않는다. 기껏해야 이메일 보내고 있는데 계속 눈치 주는데도 아랑곳 않고 꾿꾿히 1시간여를 버틴다. 얄미워...

근처에 사진가게 한번 더 들러서 카메라 문의해 보는데 여기선 수리가 불가능 하고  다낭까지 갔다 와야 된다고 맡기란다. 내일이나 찾을수 있다고...
오늘밤에 나짱으로 떠나는 나로선 맡길 수가 없다.
카메라 싼거 그냥 사버릴까 알아보니 여기엔 정말 구린것 밖에 없다. 오래전 모델에다 필카에다 그리고 싸지도 않다.
호치민 정도에 가야 수리를 알아볼 수 있으려나?
정 안되면 거기서 하나 사지 뭐.
다른 곳은 몰라도 앙코르왓 만큼은 찍어 두고 싶은데 뭐 어떻게 되겠지.
그러고 보니 전자 사전도 언제 부터인가 맛이 가 버렸다, 어차피 쓰지도 않았지만.

한참을 호텔로비에서 시간 보내다 싸파에서도 잠깐 뵜었던 한 한국 여자분과 같이 저녁하기로 한다.
그래, 호이안 요리중에 완탕도 먹어 보고 가야지?
나름 맛있다. 술안주로 정말 좋겠는걸?
혼자서 나름 씩씩하게 다니신다.
같은 나짱에 가는데 비행기로 오신다네.(아마 베트남 항공 행사 때문에 국내선은 무료였던 것 같다.)

시간 보니 6시 20분, 음? 6시 30분 출발이니 뭐 한두번 당해봐? 으례 늦게 오겠지 하고 천천히 걸어 갔는데 어라?
숙소앞에서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이 빨리 오라 손짓을 한다.
헐레 벌떡 뛰었다.
기사가 뭐라뭐라 화를 낸다. 웬일이래니, 이렇게 빨리 오고?
미안해요~
자리 꽉찼네?
1시간 전부터 버스가 여러 숙소를 돌며 사람들 픽업했나보다.
우리를 마지막으로 나짱으로 출발을 한다.

민경이 일행 또 버스에서 만나고 간만에 태안이와 떨어져 앉게 된다.
내 옆자린 아까 로비에서 한참을 컴 만지던 일본여자애.
조용하다.

음 ,, 확실히 자리가 넓어 졌군?
그동안 잘 몰랐었던 태안이의 육중한 엉덩이 크기가 저절로 느껴진다.
하도 같이다녀서 압박감에 시달림이 익숙했던 터라 이젠 이 좁은 좌석도 1인용 소파 같이 느껴진다.
뒤를 보니 태안인 어느 이쁘장한 한국 여자분 옆에 앉았네?
그런데 얼굴은 함박 웃음 짖는데 몸은 되게 불편한가보다.
그렇지? 그동안 형 밀어가면서 기대가면서 편하게 다녔었지?
처음 보는 여자 옆에선 그렇게 못할테니 ㅋㅋ 불편하겠지.

심심해서 얄미웠던 일본애에게 말을 붙이다 보니 음습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차분하다.
얘도 집나온지 꽤 됐구나, 인도 거쳐 6개월 여정이라는데 귀국때는 서울에 스탑오버 한다고...
장기 여행자는 다 인도 다녀 오다 보다. 또 인도얘기 주구장창 풀아 놓으니 머리가 아프다.
이거 원, 나중에 인도 꼭 가봐야지, 얘기가 안 통하네 쩝...

현지인도 많이 탔는데 내 앞자리 놈 뭐니?
모두 불끄고 자는 분위기에서  핸드폰 음악틀고 휘파람 까지 불어가며 난리가 아니다.
참다 참다가 한마디 해준다.
다른 사람들은 신경 안거슬리나?

뒤척뒤척 잠든다.
휴게소,10시쯤이 좀 넘었을까?
몇무리의 꼬마애들이 몰려와서 과일, 과자등을 판다.
이시간엔 잠 좀 재우지않고...
끈덕지게 달라 붙는다. 자꾸 얘기하다보면 거절하기도 너무 민망하다.
아예 무시하는게 상책이지만 그렇게는 못하고 그냥 도망 다니며 피해본다.

몇차례 시도하다가 단념했는지 담배 피고 있는 내 옆으로 한 여자 꼬맹이가 와서 앉더니 내 가방에 매달려진 박하시장에서 산 조그마한 인형에 관심보이면서 자기를 달라고 한다. 싫어~~
이번엔 자기가 파는 바나나 줄테니 바꾸자고 하는데 그렇게 마음에 드나? 좀 망설여 진다.
결국은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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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ww.sam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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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하도 대롱대롱 달고 다녀서 머리부분  천이 뜯겨져 나가는 바람에 대머리가 되어 버렸는데, 이때 온전할 떄 그냥 줄걸 그랬다. 하긴 이곳에서 박하도 꽤 먼거리이니 어린애에겐 신기하게도 보이기도 했겠다.)

계속 되는 강행군.
이젠 버스가 너무 싫다.
싫어도 어떡해. 타야지... 지겹다...
허리도 아프고 몸이 굳는 느낌마저 든다.
내일은 정말 수영복 입고 쨍쨍한 태양아래서 해변을 누빌수 있는거지?




Posted by 스타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