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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일간동남아여행일기/베트남

#40(베트남 냐짱 1일) 드디어 바다에 왔다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40일째>
냐짱 1일
2007/01/13 (토)   날씨 : 날은 좋은데 바람이 쎄다

Sea Of Dreams -Misia

◑ 카메라 고장중 ◐

사진 제공 : Thanks To 연화, 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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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에 거의 다 왔는지 마지막으로 주유소를 들르는 것 같다.
커피 생각 간절 했는데 베트남 사람들 몇명이 길바닥 노점, 목욕탕의자에 앉아서 마시는 것을 보고 나도 끼어 본다. 같이 주는 물로 세수까지 하시네. 역시나 단듯 하지만 맛있다.
민경이와 선희, 태안이 모두 모여 커피 타임 갖는다.
호치민으로 바로 가서 친구와 오빠와 만나 무이네로 놀러 간다는데 앞으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인연이 있으면 또 볼 수 있겠지...

드디어 동이 트며 조금 더 가니 나짱에 도착했다.(빨리 내리느라 담요 대신 입었었던 긴팔 티셔츠 놓고 내렸네. 버릴거 아닌데...)

흠냐, 파도 물살이 장난아니다. 여기 수영하는데 맞나?
내려준 호텔로 일단 들어 가본다.
이상타? 정전인가? 불이 나가있어 휴대용 형광등 랜턴을 들고 안내 해 준다.(베트남의 전기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아 정전이 잦다는 얘기는 여행사하는 친구에게 들은 적도 있지만 자주 겪어보니 아주 오래전 우리나라도 그렇게 정전 되던 때가 생각이 난다. 재밌는 TV 할때 정전되면 참 화도 많이 났었었는데...)  
태안이가 별로 마음에 안드나 보다.
더 돌아보고 올께요~

민경이 일행과 작별하고 너털 걸음으로 숙소 보러 다닌다.
요즘은 그냥 숙소문제는 태안이이게 일임한다. 귀찮은 건가?
솔직히 나 편하자고 그러는 것 같다. 둘이서 우르르 왔다갔다 올라가고 내려오고 하는데 좀 힘들다.
태안이가 마음에 들면 썩 괜찮은 편이다.
그렇게 나의 게으름을 해결한다.

약간 들어간 골목에서 'Hanoi Hotel'로 거처를 정한다.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서울장' 이름 같은 것일텐데 'Hanoi' 뜻이 다른게 또 있나?
주인 아주머니도 친절하고 스텝들도 서글서글 하셔서 좋다.
그리고 해변가에선 역시 베란다가 있어야하지.
처음으로 더블베드를 혼자 써본다.(더블베드 2개기에)
일단 빨래 빨것들 욕조에 던져 놓고 눈을 감는다.

눈을 슬며시 떠보니 벌써 10시 30분.
태안인 아주 세상 모르고 잠들었다.
어지간히 피곤했나 보다.(흠, 비좁은(?) 자리에서 불편해서 잠도 못잤지?)
깨워보다 갑갑해서 일단 혼자 나온다.
프론트에서 나짱의 명물 일일보트투어 요금, 또 탑바온천 가는 길 물어보고는 근처 카메라 수리점이 있는지 물어본다.

바람이 무척 쎄다.
아까는 아침이라 그런가 했는데 이시간도 그러하니 원래 이곳 날씨가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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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기대를 하지않고 알려준 사진관으로 가  수리를 문의 하니 어디론가 전화하더니만 오토바이를 타고 수리공이 왔다. 수리 가능 한지 협의 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끄덕인다. 가능해요???
40$ -> 30$ 으로 깍는다.
어차피 이 싸구려 카메라 한국가서 수리맡겨봐야 괜찮은 중고 사는 비용보다 더  나온다는 것 알고 있다.
그에 비하면 정말 싼거라 위안한다.
원래대로 고칠 수만 있다면야.... 제발~~.
또 마음이 두근 거린다.
내일 오후에 찾으러 오란다. 보트 투어 하고 오면 되겠네.

즐거운 마음으로 해변가로 가보니, 음 그런대로 일광욕하고 놀기에 괜찮을 듯 하다.
태안아~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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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숙소로 돌아가 보니 다행이 일어나 있다.

해변가 걸어 가며 일단 늦은 아침 먹는다.
한국여자분들 지나가기에 인사하며 얘기 나눈다.
그분들도 오늘 나짱에 도착해 심심해 하는지라 같이 해변가에서 시간 보내기로 한다.

슈퍼 가서 대충 음료수, 과일 사서 해변의자 자리 잡는다.
햇볕이 제법 따사롭다.
태안이는 자꾸 뭔 소라, 조개 같은것 주워온다.
해변가 오면 개구쟁이 습성이 절로 나는가 보다.
파도가 너무 쎄서 제대로 수영은 못하지만 함께 거닐며 잠기며 휩쓸리며 재미있게 보낸다.

바다가 정말 보고 싶었다.
아니, 해변이 너무 그리웠었다.
사실 내가 상상했던 해변은 비키니 입은 금발 미녀들이 한껏 뛰노는 장면에 "Come on Baby" 하는 듯한 모습이였는데, 이곳은 그런 곳은 아니었다. ㅋㅋ
'Baywatch(SOS해상구조대)' 를 상상하다가 한가스러운 겨울바다 풍의 바다를 보니 약간 김이 빠지긴 하지만, 한편 여유로운 해변을 즐길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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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인들이 여기저기서 온다.
살만한게 없어서 잘 안깨질것 같은 선글라스, 라이터2개를 산다.(현재 기록상 제일 싸게 샀다 3500동)
태안이나 나나 한국에서 한 10개씩은 가져온듯한데 어디갔는지 맨날 잃어 버리고 매번 사게 되네.
내가 23살인데 하노이에 2살짜리 애가 있다느니 물어보지도 않은 얘기하며 파는데 쉽게 가라하기도 그렇다.

씨푸드 파는 할머니 재미있으시다.
게다리 몇개 맛보라며 짤라 주시는데 너무 맛있다.
지금 바로 먹기는 부담 스럽고 2시간 후 오시라고 했는데 계속 왔다갔다 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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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리만큼 해변에서는 배가 고프다.
아점 먹은지도 얼마 안됐고, 주전부리도 좀 했지만 얼마 안있어 슬슬 배가 고프다.
2시간 있다가 먹는다는데 자꾸 오가시는 할머님 보자 안되겠다.
이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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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식. 흠냐 너무 맛있다.
호이안에서 선생님들이 주신 소주 남은 것이 있어서 곁들어 먹는다.
할머님이 먹기 좋게 발라 주시고 양념장까지 만들어 주시니 할게 없다.
우리가 하도 맛있게 먹으니 주위에서 너도나도 시켜 먹는다
그래도 보기와는 다르게 양이 부족하네.
크랩이 막상 구워놓고 자르다보니 4명이 먹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이번엔 제일 큰놈으로 하나 더 시켜본다.
보기에도 시원스런 놈을 지켜보자니 모두가 군침을 흘린다.
이젠 떨이 분위기인지 광주리에 들은 다른 해산물을 하나씩 하나씩 그냥 꺼내 먹어도 할머님은 웃기만 하신다.
제법 큰 게가 보여 이것도 달라고 하는데 그건 집에 가져가야 한다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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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또 작업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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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해서 미안해...


역시 실망을 안시킨다.
기다린 만큼 맛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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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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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뺐어 먹어!


이젠 파라솔 직원들도 마감하는지 모두들 우리 주위에 모여 만찬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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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가 저녁 약속하고 헤어 진다.
나짱에 오면 꼭 가보라고 이구동성으로사람들이 얘기해 주었던  '락깐 레스토랑' 을 가기로 찜했다.
숙소와서 보트트립 예약.
나가기 전에 빨래 널어 놓은게 어디갔는지 많이 안보인다.
바람이 쎄서 바닥으로 떨어진 것 일부, 아래층으로 떨어진것도 있고 줏어 온다.
금방 마르긴 하는군.

우리가 있는 곳에서 락깐 레스토랑이 꽤 멀어서, 걷는데도 한참 걸린다.
워낙 유명한 곳인지라 현지인들에게 물어봐도 길 잘 알려준다.
후아~~ 인산인해다.
뭔 사람이 이리도 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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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비집고 들어가 자리잡고 주문하려 메뉴판을 보는데 누군가 와서 툭친다.
어라? 안진헌씨잖아?
라오스 방비앵에서 헤어진 후 하노이에서 못 만났기에 태국 방콕에 그냥 계시는 건가 했었는데 나짱까지 오셨구나.
트래블게릴라에서 주관하는 반배낭반팩키지 팀을 인솔하고 오셨다고 한다.
이게 얼마만이예요 ㅎㅎ
잘됐어요, 메뉴좀 골라줘요 하자 한참 뒤척이더니 알아서 고르세요 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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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지만 만날 사람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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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숯불양념갈비와 흡사하다!


몇가지 종류별로 시켜봤다. 서로 안맞는 것은 종업원이 가려주었다.(아마도 굽는 방법의 차이거나 갈비와 삼겹살 차이일것 같다)

숯불구이 후아~~ 맛있네?
한국의 양념갈비와 흡사한 맛이 간만에 몸보충을 하기에 충분하다. 얇은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먹어도 괜찮네. 상추와 고추장만 없다 뿐이지 마치 태능갈비에 먹으러 온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곳은 지역맥주 없나? '산미구엘'을 시킨다. 여행 다니는 동안 매번 다른 브렌드의 맥주를 마시는 재미가 솔솔하다.



즐겁게 식사후 안진헌씨 9시에 다시 만나 술한잔 하기로 하고 시내를 거닌다.
한적한 해변가와는 달리 북적 거리며 사람들 오가는 모습을 보니 내가 여기 사는 사람 같이 느껴진다.
조그마한 광장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들었기에 호기심에 끼어본다.
소니 가라오케 기계 판촉 행사인 듯하다. 오~ 벌써 베트남 노래 데이타 작업 끝난거야?
어느 나라나 먼저 진출해 선점효과를 누린다는 측면에서 발빠른 일본기업의 모습을 본다.(한국도 노래방 기계사업에 끼였는지는 모르겠다)

벌써 시상식 단계인지 호명을 하며 상품을 나눠주고 있었는데 1등을 한 아주머니와 딸의 무대가 사뭇 전국노래자랑을 보는 듯하다. 한껏 유쾌히 즐기는 모습을 보니 여기가 마치 한국의 한 동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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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다 되가는데 이상하게 우리 숙소 쪽이 안나오네?
절(롱썬사)도 보이고 이제야 길 물어보니 한참 엉뚱한 곳으로 왔다.
광장쪽에서 큰길로 간다는 게 방향을 잘못 틀었구나.
쎄옴 타려다 4명이라 택시를 탄다. 진작 이럴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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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페 앞, 9시 20분. 에고 늦었네.
루앙프라방에서도 한참 기다리게 했는데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래도 근처에 있을듯 해서 두리번 거리다보니 해변쪽에서 안진헌씨가 걸어온다.
일단 일행분들 데려다 놓고 일부러 우리 찾으러 다시 오셨네.
해변가 카페(세일링 클럽)로 안내해 준다. 동행하신 여선생님들 두분을 뵌다.
와~~ 뭐가 이렇게 삐까 번쩍해?(11시 쯤엔 클럽으로 변신)
이쪽은 완전히 리조트 지역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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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여행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안진헌씨 인솔팀 앞으로의 여정에 앙코르왓도 있기에 먼저 다녀온 연화가 신이나서 보따리를 푼다.

그런데 웬지 얼마전의 내모습이 느껴진다.
라오스 방비엥 에서 써니누나에게 충고 들었던 게 생각이 난다.
'말을 아끼자' , 내가 느낀 느낌이 다른이와 모두 같을 수는 없지 않은가.
조금 연화에게 자제를 시킨다. 미안~ 너도 이해할꺼라 믿어.

수경이가 안진헌씨께 100배즐기기 가이드북 틀린부분을 지적한다.
 "해변 비치파라솔 1만동 아니예요, 3만동이예요~"
안진헌씨가 조금 난감해 한다 ㅎㅎ. 얼마나 시달리실까?
라오스에서와는 달리 2007년판 얘기는 안하신다 ㅋㅋ
가이드북의 활성화된 피드백 공간이 있으면 좀 편하실텐데...(A.S 게시판이 있긴 한데 독자들 참여가 없다. http://www.travelg.co.kr/ , http://tfgue.com/bbs/zboard.php?id=allabout , http://www.travelrain.com/board/ez2000/ezboard.cgi?db=info&action=read&dbf=611&page=0&depth=1). 가이드북의 특성상 여러정보, 특히 가격정보는 늘 실시간으로 따라갈 수 없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많은 얘기 나누고 여선생님 두분이 사주신다.이런...
여행을 다니면서 직업이 선생님이신 분들을 많이 뵌다.
방학기간동안 새로이 재충전의 시기를 남들보다는 여유롭게 가질수 있는 직업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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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어주어서 고마워~~


오는길 수경이와 연화에게 오늘 찍은 사진들 백업 부탁한다.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하니 다행이 연화가 노트북을 가지고 왔다면서 메모리를 주면 저장 시켜서 내일 준다고 한다. 더할 나위 없이 고마워~

모두들 헤어지고 노점 목욕탕 의자에 앉아 태안이, 진헌씨와 맥주 한잔 더 한다.
그동안 내 이름도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 미안 했었다.
여행떠나오기전 이분 홈페이지 에 들어가서 많은 정보를 얻고, 많은 좋은 글들을 읽으며 꿈의 나래를 펼칠수 있어서 좋았었다. 이사람의 신상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반면 몇번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나에 관해선 아무것도 얘기해 준게 없었다는게 좀 걸렸었었다.
언제 또 다시 만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내 소개를 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비슷한 연배임에도 배울게 많은 사람이였다. 여행이 끝나고 홈피에 글 남길테니 제 이름 기억해 주세요~

자리에서 일어나려하자 아주머니가 계속 펜으로 오랫동안 끄적끄적 계산 하시더니 수줍게 바가지를 쒸우신다.
ㅎㅎ 아주머니 우리 대충 가격 다 알아요.
몇마디 하고 적당한 돈을 쥐어주자 끄덕 거리신다.
하노이와는 정말 비교될 정도로 우스운 덤탱이가 애교스럽다.
원래가격보다 조금 더 쥐어주면서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