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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일간동남아여행일기/베트남

#37(베트남 호이안 1일) 아, 얼마만의 따스함인가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37일째>
훼 -> 호이안 1일
2007/01/10 (수)   날씨 : 반팔 입을수 있다! 잠깐 비옴


짐 꾸려 나가는 인생, 아침 일찍 호이안으로 가는 버스 기다리며 출출한지라 길에서 궁상맞게 빵 사먹고 있는데 하롱베이에서 만났었던 호주커플들이 걸어 온다.
우리와는 다른 버스,  하롱베이에서 헤어진지 꽤 됐는데 여태 여기밖에 안온거야? ㅎㅎ

제발 호이안은 날씨가 좋아라~ 좋아라 ~ 하며 버스를 탄다.
이젠 추운게 너무 싫다.
왜 여행와서 추운데만 골라 다녔는지 모르겠다. 바다가 보고 싶다...

한숨 자고 나니 어디엔가 내려준다.
중간에 주요 볼거리에 내려준다는 글은 읽은 적이 있지만 어디인지 모르겠다.
(나중에 자료를 찾다보니 다낭, 랑꼬 해변의 '임해호수' 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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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춥고 바람도 쎄고 도저히...
한적한 모래사장에서 어디에선가 태안이가 소라껍질을 줏어 온다.
왜 나를 주는거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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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번 언덕, 해발 500m가 넘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운무를 헤치며 넘다보면 딴세계를 경험 한다기에 굉장히 들떴었는데 조금 가다가 터널로 향한다.(오는 길에 고속도로 톨게이트 같은 곳을 지났는데 새 길이 생긴 것인가?)
아마도 가이드북 나오고 나서 개통 되었나 보다.
굉장히 길었다.(사람들 공사하느라 많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대관령길 만든것과 다름 없는 건가? 6.8Km?)

이 언덕을 경계로 베트남의 날씨는 물론 사람들의 기질까지 크게 달라진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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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나오자 마자 얼마 안가 해변이 창가에 보이기 시작한다.
비록 버스안 이지만  드디어 파도치는 바다를 보는 구나.
여행 37일만에 바다라는 것을 처음 구경 하는 거네...

마치 강원도 해변도로를 달리는 비숫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겨울 바다는 싫어...

빨리 따스한 남부로 갔으면 좋겠다.


다낭에 잠깐 세웠다간 이내 출발 한다.
이곳과 호이안은 1시간 거리, 얼마 가지 않아 호이안에 도착한다.

내린 곳에서 역시 삐끼에게 잠깐 휘둘려 그 호텔로 가보니 로비에 기중씨 내외분이 계시다.
역시 다 만난다니깐?
 
방을 보고 주변 호텔과도 비교했는데 괜찮은것 같다(물론 가격대비 성능비). 청소하는 도중이라 일단 짐만 던져 놓고 나온다.

배가 고파... 기중씨, 어디 나가서 점심 같이 먹어요~
짧은 일정 때문에 어제 도착 하시곤  좀 있다가  떠나셔야 한다네.
아직 신혼 3개월이시라지만 여정이 노곤할 텐데도 힘든 내색 없이 서로가 항상 웃음이시다.
두분다 성격이 너무 좋으신 것 같다.

호이안 : 마을 구석구석에 역사의 향취가 깊게 배어 있는 작은 도시, 호이안. 이곳은 남중국해로 향하는 투본 강 Song Thu Bon을 끼고 형성된 유서 깊은 도시다. 지리적인 여건으로 인하여 15세기부터 19세기 무렵까지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 거점으로 활약하며 동남아시아의 주요 중계무역 도시로 번성했던 곳이다. 한때는 서구 상인들이 드나들기도 하였고 중국 화교들과 일본인들도 마을을 형성하여 거주하였다. 그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중국적인 색채를 띠면서도 일본식, 베트남식 장식이 더해진 멋진 건물을 많이 볼 수 있다.

호이안의 구시가지는 그 역사적 진가를 인정받아 1999년에 뉴테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보호되고 있다. (출처 : 100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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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서 호이안은 그냥 아무데나 찍어도 사진이 예술로 나온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다.
호텔을 나서 강변으로 향하며 이 자그마한 시골에 '뭐 이리 옹기종기 색다른 건물들이 많담?' 바로 느끼게 된다.
너~무 좋당,내일 실컷 돌아 다녀야지.
여러 건물들을 돌아 다닐 계획에 종합 입장권 가격도 물어 보며 꿈에 부풀어 오른다.(이때만 해도 카메라 망가질줄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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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오자마자 모퉁이 한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린다 일행을 만난다.
너희도 여태 여기왔어? 아침에 호주 애들 만났는데 오늘 또 다 모이는 거 아냐?
뭐하다가 지금 일어났는지 이제 아침이라네...(스테이풀, 너희 정말 친구사이 맞어?) 있다가 보자~~

흐아~ 경치 좋다.
얼마만에 반팔을 입고 다니는 거냐~
훈훈한 햇빛도 쬐니 확실히 날씨는 바뀐 것 알겠다.
너무 조아~~ 흑흑.
웬지 포근하니 라오스의 방비앵이 떠오르며 마음도 퍼질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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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Larue'

간만에 편안한 점심시간을 갖는다.
여기서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줄은 생각 못했다.

이곳은 유난히 세트 메뉴가 잘 짜여져 있는 것 같다.
호이안 음식에 대해서 읽어봤기에 고루 맛 볼 수 있게 세트 메뉴를 주문 해 본다.
그리고 역시 이 지역의 맥주 브랜드 'Larue' 를 맛봐야지?

강력 추천! 호히안의 3가지 별미

호이안의 어느 레스토랑을 가든 까오 라우 Cao Lau, 화이트 로즈 White Rose 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반 바오 반 박 Banh Bao Vac 그리고 환탄 Hoan Than은 꼭 맛볼 수 있습니다.

까오 라우는 쌀국수의 일종으로 각종 야채 위에 자소 두꺼운 면을 얹고 얇게 저민 돼지고기(혹은 닭고기)와 쌀 과자 튀김을 고명으로 얹은 것입니다. 거의 비빔면 수준으로 국물을 살짝 끼얹어 먹는답니다. 내체로 한국인의 입맛에는 맞으나 야채 중에는 비위에 좀 거슬리는 것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화이트 로즈는 한마디로 다진 새우만두라고 할 수 있답니다 새우를 다져 양념한 것을 얇은 반죽으로 감싸 꽃 모양으로 쪄낸 것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습니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이라서 그런지 본명보다는 영어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립니다.

환탄은 완탕의 베트남식 발음으로 호이안에서는 국수에 고명으로 올리거나 튀겨서 양념장을 끼얹어 내놓습니다. 역시 우리 입맛에 거부감이 없으며, 특히 튀긴 완탕은 안주나 간식으로 좋답니다. (출처 : 100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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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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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오 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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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잘 기억이 안난다 ㅎㅎ


냠냠, 너무 맛있다.
그동안 양 위주로 먹던 습관에 예쁘장하게 차려오는 음식을 보니 먹기가 웬지 아깝다.
아까 숙소에서 뵜었던 연세 좀 있으신 한국분 두분도 만났는데 있다가 방으로 소주 마시러 놀러오라고 하신다.
헉! 소주요?? ㅋ~~ 물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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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인사도 못나눴네... 잘 사시고 계시죠?


숙소 돌아 오니 방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러려니 했는데 바뀌어진 방에 들어가자 태안이가 원래 방보다 더 후진 것 같다며 열받아 한다.
그냥 비슷한 것 같은데? 침대크기며 여러가지가 더 안좋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다른 분도 이 호텔에서 그런 경우를 당했다. 밖에 나갔다 오자 아무런 양해 없이 짐을 옮겨 버리고 방을 바꿔놨다는데. 스텝들은 친절 하지만 좀 화나는걸? 아무리 값을 깍아도 그렇지... Hoa Binh Hotel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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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떠나시는 기중씨 작별 인사도 못하고 늦게 까지 잤다.
서로 먼저 일어나라고 재촉하다 빨래도 맡길겸, 내일 미썬투어도 알아볼겸 나선다.
뭐야? 또 비와? 햇빛 쬔게 얼마나 지났다고...
프론트 여자애와 장난쳐 가며 우산 빌리고 나니 우비를 입고있는 태안이가 자꾸 바꾸잔다. 심뽀하고는...

아까 방으로 소주 마시러 오라던 분들이 들어오신다.
어쩔까하다가 약속도 했고 그냥 다 같이 밖에서 저녁 하기로 한다.
싸파에서 만났었던 애나가 적극 추천 했었던 'Cafe De Amis' 를 찾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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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야 왜 그러니?

한국분들도 많이 오시는지 주인장이 방명록을 들고와서 보여준다.
따로 음식 주문메뉴가 없고 해물이냐 육류냐를 선택만 하면 됐는데 사람수에 따라 요금을 받는다.
기대보다 맛은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모자라지 않을 정도 푸짐하게 여러 음식 먹는다.

그런데 이상하네? 카메라가 굉장히 어둡게 나온다.
조명탓인가? 여지껏 이런적 없었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아까 숙소에서 옷 갈아입다가 아주 살짝 떨어뜨렸는데 그것 때문인가? 아니면 비오는 날 하도 험하게 다뤄서 습기가 찬건가? 돌겠네...


선생님들은 캄보디아에서 부터 오셨다며 앙코르왓에 대해 여러 정보를 주신다.
그런데 정말 직업이 선생님 들이시네?
성격도 다르시고 스타일도 틀리셔서 한분은 음식을 안가리시는데, 한분은 고추장이 없으면 밥 먹은 것 같지 않다고 하신다. 일부러 한국에서부터 라면, 소주, 고추장등을 왕창 들고 오셨다.
덕분에 식당까지 챙겨온 소주와 고추장으로 곁들여 음식들을 더욱 풍성하게 먹게 된다.
간만에 앙코르 왓 이야기를 들으니 여행 떠나기 전 그곳에 대해 많이 공부했던 게 생각이 난다.
지금은 다 잊어 먹었는데 서서히 다가 오고 있구나.
많이도 돌아서 가는구나. 조금만 더 기다려 주렴~

나오다가 린다 일행을 또 만난다. 같은 식당에 있는 줄 알았으면 같이 놀았을텐데 우리가 2층에 있어서 몰랐다. 채식 주의자라 해물만 먹었을라나? 내일 떠난다니 아쉽네. 이젠 정말 못보겠구나? 술한잔 하고 싶었는데...

돌아오는 길가 한 건물에  'Kim Chi Gallery' 라 써있기에 기웃 거려보니 안에서 아주머니가 나오신다.
우리 말고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한다고, 본명 이시란다.
원래 이름은 좀 더 긴데 줄여서 이렇게 부른다고, 그렇다고 한국계은 전혀 아니라며 여러 얘기를 풀어 놓으신다.

정말 건물들 하나 하나가 미술관이고 하물며 여러 상점들도 모두 예술관처럼 보인다.
화려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모두가 정감어린 건물들이다.
이곳 호이안만의 특색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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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포트까지 가지고 다니는 분 처음 본다


선생님들 방에서 잠깐 커피 타임 갖는 다는게 술파티를 또 열게 된다.
정갈하게 과일까지 깍아서 안주거리까지 마련해 주시고 휴대용(?) 커피포트까지 이용해 진짜 뜨거운 1회용커피 맛도 보여 주시니 그 세심함에 감동 먹는다.(내일 아침엔 라면을 끓여주신다고...)  

재미있는 얘기 나누고 돌아온다.





일기쓰고나니 너무 이른 시간 같기도 해서 잠깐 밤 구경이나 할까 나와본다.
불 다 꺼지지니 너무 황량한걸?
비도 칙칙하게 내리고, 다니는 사람도 없고, 혼자 뭔 또 궁상떨고 있니...
돌아와 애꿋은 책만 이리저리 뒤척이다 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