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21(일) 날씨 : 너무 더웠다.
Mot Lan Cho Mai Mai - Phuong Thanh
눈을 뜬다. 어제 대체 몇시까지 돌아 댕긴거냠... 피곤하다.
그래도 오늘도 알찬 하루를 보내야지? 일어나서 빨래하고 나니 9시가 되었다.
배가 고프다. 빨리 나가자!
오늘은 태사랑에서 읽어 보았던 1달러로 구찌터널 체험 다녀오기.. 를 계획했다.
물론 편하게 투어 상품으로 갔다 올 수도 있겠지만 뭔가 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다.
현지 사람들 타는 버스도 타보고 부대끼며 느끼고 즐기는것도 괜찮으리...
베트남에선 너무도 여행상품으로만 다닌것 같다.
이곳 호치민 모든 여행사에선 구찌터널 반나절투어와 까오다이 사원을 엮은 1일투어 상품을 5$수준(입장료 불포함)에 팔고 있었지만 색다르게 갔다오는것도 추억에 남으리~
게다가 오는길엔 구찌터미널에서 물어봐서 바로 차이나 타운쪽을 가보려 한다.
벤탄시장 근처에서 밥먹으려 하다가 가까운 터미널로 먼저 가 13번 버스를 타는 바람에 때를 놓친다.
버스안으로 상인들이 올라타기에 딱딱한 바게뜨 빵 큼지막한 것을 사서 찢어 먹었다.
에고... 계획대로라면 제과점 빵 사들고 와야 하는데 제과점이 어딘지 못찾았다.
웬지 아침부터 궁상맞다.
웬지 기대 되는데? |
외국인은 우리뿐 |
에고, 이게 뭔맛이였더라? |
1시간 조금 넘어 구찌터미널에 도착 했다.
이번에도 배고파서 근처에서 뭐라도 먹으려는데 바로 79번 버스가 오는게 보인다.
조그마한 샌드위치 사들고 뛰어가 탄다.
아차! 13번 버스에 물을 놓고 내렸구나 ㅠ.ㅠ
별로 먹음직 스럽지 않은 음료 하나 또 사먹는다.
참 상인들 많이도 올라탄다. |
드디어 구찌터널 도착. |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
버스 기사가 이상하게 터널 입구를 지나쳐 어느 사원앞에다 내려줬다.
여긴 어디지? 베트남 사람들 참 많네?
여기도 호아저씨을 기리는 그런 곳인가?
사원? 둘레의 벽화를 보니 재밌기도 하고 섬찟하기도 하고...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많은 의미가 있는 곳이겠지...
너털 걸음으로 원래의 목적지 구찌터널 티켓 판매소로 걸어간다.
오늘 너무 더운데?
그동안 베트남에서 더위를 모르고 춥게 다녀서 그런지, 따스한건 좋은데 이 정도 더위면 뭐 구경도 하기전에 기진 맥진이다.
물한통 또 사서 금방 마셔버렸다.
아까 버스 안에서 뭐 사먹는 것때문에 잔돈가지고 태안이와 약간 실랑이(?) 했었는데 그 때문인지 태안이의 표정이 삐짐 그 자체다.
장난이였는데 미안하잖아...
뭐 마시기 싫다는것 일부러 매점가서 환타 사들고 온다.
에고 더워` |
미군 헬기일세. |
표를 사고 구찌터널 쪽으로 가려하니 조금 기다리란다.
이쪽에서 뭐 다른 것을 보여주나?
다른 사람들 모일때까지 있는가 본데 시간이 점심시간때라 그런가? 여행객들 참 없다.
결국 10분 기다리다가 가이드가 우리둘만 달랑 데리고 출발한다.
가이드가 간단한 한국말을 안다.
전쟁당시 베트콩 마을을 재현 해놓은 곳인가 보다.
부비트랩 보여주고, 참호(가이드가 크게 우리말로 얘기하더군) 보여주고 마네킹 좀 보다가 이녀석도 덥고 좀 귀찮은가? 앞으로 한시간 정도 이런 비슷한것 보고 다닐텐데 더 볼거냐 물어본다.
아뉘~~~~~ ^^;; 모두 합심하여 되돌아 간다. ㅋㅋ
딸랑 셋이서 출발~ |
에고 무서붜` |
'참호' 인것 알어~ |
얼마나 더 구경해야지? |
반갑게(?) 경례를 |
그래도 여자쪽에 더 끌리네. |
구찌터널 입구에서도 사람 조금 모일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그냥 투어상품으로 올걸 그랬나? 사람들이 없으니 좀 허전한듯도 하고...
여러명 오기에 따라 나서려고 하니 베트남 사람들인가보다. 외국인은 따로 출발하는지 더 기다리라고 한다.
어쩔수 없이 이번에도 둘만 출발을 한다.
비디오를 보여준다.
피곤한지 너무 졸리다.
꾸벅꾸벅 졸고 있자니 영상이 끝날때쯤 여러명이 합류했다.
태국분들이시구나.
영상이 끝나고 가이드분 설영 듣자니 조금씩 잠이 깨며 귀가 기울여진다.
워낙 이 터널의 얘기는 많이 듣기도 했지만 모형과 도구들을 보면서 느끼자니 참 이 베트남 사람들 정말 대단 하다는 생각 드는 건 당연할 수 밖에 없다..
미군들 어떻게 땅굴 있는걸 올랐을까? |
무슨 개미집 모형 같다. |
이걸로 이 땅굴을 팠어? |
그동안 사진으로 보았던 것 보다 훨씬 터널입구 구멍은 작았다.
가이드가 권하긴 했지만 괜히 구멍에 끼일까봐 사양했는데 시도해 볼걸 그랬당 ^^ 나도 가능할 것 같은데?
좀 넓은 입구로 들어가 토끼걸음으로 터널을 지나갔다.
다른 관광객이 휴대폰을 꺼내 빛을 비추어서 다행이지 정말 말그대로 눈앞이 깜깜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
마지막 세수를 하고 휴식 타임을 갖는다.
그래 고구마 준다고 했지? 배고픈데 실컷 먹자.
내가 고구마 얘기하자, 가이드가 우리말로 고구마가 아닌 "마" 라고 교정해준다.
그렇구나 맛도 좀 틀리네.
태국분 한분이 분당에서 1년 살았다고 하시며 "이런건 김치와 같이 먹어야 제맛인데..." 입맛을 다지신다. ㅎㅎ
돌아오는 길 기념품 매장 쪽에선 타이어 고무를 짤라 즉석에서 신발을 만들어 팔고 있다.
탄피로 만든 장식물류등도 팔고 아무튼 다 짐이니 패쓰~
흠, 들어가 볼까? |
으~~ 겨우 나왔다. |
나도 가능할 듯 싶은데.. ^^;; |
흙 덮으니 정말 감쪽같다 |
무서워... |
재현된 땅굴 회의장 |
이게 '마' |
타이어로 고무신 만드시는 생활의 달인 |
다시 버스를 타고 꾸벅꾸벅 졸면서 온다.
꽤 시간이 흘렀다.
종점인 구찌 터미널에 내리면서 "후~ 너무 졸리다" 하니 갑자기 우리 앞에서 내리던 한 여성이 깜짝놀라며 "안녕하세요?" 우리말로 인사한다.
어라? 한국인인가?
베트남인이다.
"어? 어떻게 우리말을 하세요?"
반가운 마음에 입구에 가서 음료수를 사와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어떻게 달랏에서 만났던 학국어학과 학생들보다 우리말을 더 잘한다.
동네에 사는 언니가 한국어를 할 줄 알아서 배웠다고 한다.
이름이 '옥리' 라고 한다.
나이는 22살이라는데 아직 고등학생이라며...(가정 형편 때문에 학교를 늦게 갔다고...)
그냥 길에 서서 얘기 나누기가 그래서 오늘은 어렵고 내일 6시에 호치민 벤탄시장에서 만나 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하니 흔쾌히 받아준다.
차이나 타운 근처에 있는 쩌렌 터미널행 버스를 물어보니 옥리가 알려준다.(94번)
학생들은 정기권 끊으면 싸게 해주나보다
또 꾸벅꾸벅~~~
큰일이다. 사원들 문 닫을 시간됐는데... 가서 구경도 못하고 올까봐 걱정이다.
거의 다 온것 같다. 차도 막히고 해서 그냥 내려 달라고 한다.
이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가며 뜀박질 한다.
드디어 '티엔 허우 사원' 도착!
후... 5시 20분이다. (문닫는 시간이 5시 30분)
찰칵~ 찰칵~~시간 없다~~
19세기 중반에 중국 광동에서 이주한 화교들에 의해 만들어 졌다. 바다의 여신인 '티엔 허우'를 위한 사원으로 중국인들이 남중국해를 무사히 건널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티엔 허우의 모습은 중앙에 3개가 있으며 사원의 천장에슨 커다란 스프링처럼 생긴 향이 매달려 있다.
<출처 : 100배즐기기>
관우를 모신 사원을 간다. 타이밍 좋고~~(여긴 6시에 문 닫는다)
태안이가 호이안에서도 그렇고 왜 그렇게 관우에게 관심 많나 했더니 이름을 '국태의안' 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그게 뭐지??? ^^;;;
오늘도 바쁘게 다닌듯하다.
목적한 바를 이룬듯한 느낌에 몸이 풀린다.
아까 서둘러 뛰어온길을 다시 천천히 거닐며 구경을 한다.
태안이가 상점에서 관우그림이나 기념품류를 사고 싶어 했는데 도저히 관우를 설명할 길이 없다.
수염 제스춰도 취해보고 적토마도 설명(Red Horse ㅠ.ㅠ)했는데 한계다. 포기.
말이 무섭다.
이젠 하도 배가 고픈지 태안이가 "아~ 형, 어디 황소그림 나와 있는 음식점에서 뽀지게 먹고 싶다" 중얼 거렸는데, 그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짓말같이 그런 가게가 나온다.
서로 얼굴을 쳐다 보며 놀란다.
뜨아~ 들어 가자!!
뭘 시켜야 되는걸까?
영어도 안통하고 어쩐담...그냥 막 찍어서 달라기도 그렇고 옆에 두리번 거리며 다른 사람 뭐먹나 보는데, 태안이가 탁! 메뉴판을 덮더니 "Special" , "Best", "Please" , 딱 세 단어 한다.
신기하게도 종업원이 끄덕이더니 간다.
뭐가 나올까? 두근 거리며 있자니 뭔가 다른 사람들과는 접시가 틀린게 온다.
우리만 유리접시네?
흑흑! 어찌됐든 감동이얌. 게눈 감추듯 없앤다.
태국, 방콕 차이나타운에서의 감회가 막 떠올려진다.
차도 시키자. 메뉴판에서 막 찍어봤다.
에고 이건 또 뭐지? 난감... 그래도 다 맛나다.
느긋한 팔자 걸음으로 '빈떠이 시장' 쪽으로 향한다.
위치상 6구역에 속해 있지만 쩌런 버스 터미날과 가깝다.
와~담배도 싸네? 생필품도 싸네? 그 동안 베트남을 가로 지르며 봐왔던 모든 가격들이 스치며 지나간다.ㅠ.ㅠ
과일을 좀 사보려고 하는데 말이 안통하니 상당히 어렵다.
옆에서 먼저 구매하신 아주머니께서 자기가 산 것들을 보여주며 일일히 이게 얼마치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가게 아저씨는 덤까지 주시며 흔쾌히 웃어주시는데 너무 정이 넘친다.
그래... 이게 시장이야...
이게 진짜 베트남 사람들이얌.
난 그동안 몇몇 사람들 때문에 안좋은 이미지만 가지고 오해했었어...
정말 크다.
제대로 다 보지도 못했는데 아쉽게도 시장이 문을 닫고 있다.
돌아오는 1번 버스 탑승.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 종일 버스 안 외국인은 우리둘 뿐이었네.
숙소로 돌아와 땀에 절은 옷을 던지고 일단 샤워 후 휴식을 취한다.
오늘도 클럽 순례갈까 잠깐 고민한다.
"오늘은 쉴까?"
"아냐 형, 오늘 동커이거리에 파티있대~~"
헐. 왜 이리 힘드냐.
일단 비어호이 한잔하러 내려가다가 혹시 전화 받을지 모르니 Vy 에게 전화 해 보라고 하는데 이 녀석 저 덩치에 무척이나 쑥스러워 한다.
나보고 전화 해달라고 안 그러면 안한다며 밀어대는데 미티겠다.
그래, 내가 해주마!
Vy 가 무척 반가와 한다.
어제 자느라 전화를 못받아서 우리 호텔로 전화 했었는데 몇호실인지 몰라서 연락이 안 닿았다고 한다.
있다가 1시간 후에 Lush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금새 태안이 얼굴 급밝아진다.
맥주 한잔만 딱 마신 후 바로 다시 꼭대기 방으로 올라가서 의상 체인지를 한다.
오늘도 출근이군.
도착하자마자 Vy가 금방 들어왔다.
일요일이여서 그런지 사람 참 적당하다.
어느 여자가 와서 뭐라 쏼솨솰라 하기에 뭔소리 하나 했더니 이곳 매니저라고 이것저것 설명을 해준다.(요일마다 행사가 틀리다던데 목요일이 힙합데이라던가? 클로즈타임도 틀리고 ^^;;)
우리 이제 단골 된거얌?
바텐더들도 알아보고 마구 얘기 나누다 보니 마치 내가 여기 호치민에 사는 사람 같다.
음, 죽순이 나오미(비슷하게 생겨서 우리끼리 별명지어서 불렀었다) 오늘도 있네?
Vy에게 물어보니 콜걸이라는데...그러고 보니 작업녀들 꽤 있는가보다.
Vy는 재밌게도 한국인 무역 회사에서 일을 한다.
사장이 자꾸 못살게 군다고 뭐라하는데, 한국사람이 다 그런건 아니라고 변명 해 준다.
휴대폰을 보니 내것 보다 훨 좋은 거다. 저장된 사진을 보니 어디 스튜디오에서 찍은 건가? 정말 모델같이 찍은 사진이 많네?
태안이와 Vy 엮어주느라 고생한다.
목소리 톤이 비음 섞인 굴러가는 목소리라 시끄러운 음악속에서 이해하기 힘든가 보다.
서로 글로 써가며 필담 나눈다.
흘낏 훔쳐보니 음~ 진도 좀 나가는 것 같은데?
일부러 둘 얘기 안 끼어들고 혼자 놀다가 심심한감에 나오미와 얘기를 나눈다.
쩝... 일반인이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부담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옆에 Vy도 있는데 ^^;;
셋이서 늦게까지 신나게 논다.
내일 낮에 점심 약속을 하고 돌아온다.
파김치다. 그래도 오늘도 노점 카페를 지나칠 순 없지.
그러고 보니 호텔 사람들이나 이곳 사람들이나 우리 참 이상 하게 보겠다.
밤만 되면 옷 쫙 갈아입고 어디 나갔다가 늦게 돌아와서는 이러고 있으니...
Phuong이 오늘은 안경을 안썼네? 훨씬 예쁘다.
낮 1시부터 5시까지 공부하고, 밤10시부터 새벽 5시 까지는 일을 한다니 정말 바쁘고 열심이다.
어? 뜨거운 커피만 파는 줄 알았더니 냉커피도 팔잖아? ㅎㅎ
그래, Cafe Su Da 한잔 더 마시고 내일은 과일차(?)도 마셔보기로 한다.
여러 수다 떨다가 돌아와 쓰러진다.
Phuong과 얘기를 나누며 이곳 사람들이 받는 평균 임금에 대해 물어봤다.
Vy가 얘기해준 월급, 자기가 사는 아파트 임대료와 더불어서 생각하니 우리와 비교하면 정말 살맛(?) 나는 곳이다.
베트남 여행사 하는 친구에게서 여행을 오기전에 이곳 물가나 생활비에 대해서 많이 들은 적이 많았다.
자녀들을 이곳에서 외국인학교에 보낼때의 비용, 집세, 가정부 월급등등.
여행중에 만났었던 여러 한국 교민들에게도 여러 부러운 얘기들을 들었었고, 혜정씨는 어쩌면 나중에 1~2년정도 이곳에서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한국에서의 평균임금을 가지고 여기서 살면 어느 정도의 위치에서 살 수 있는 걸까?
그동안 다녀온 나라들은 다행이 우리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한류열풍도 있어서 그런지 무척이나 관대하고 친절한 면을 보여줬었다.
그동안은 달랏같은 인심좋고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곳 호치민은 또 다른면의 매력이 보였다.
날씨도 춥지도 않고, 물가도 싸고, 대우도 받고, 음식도 맞고, 무엇보다 있을 건 다 있다 는 도시의 장점,..
엉뚱하게도 문득 여기서 사는것도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었다.
다만, 이곳에서 무언가 할 일이 있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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