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기를 잠시 중단하면서 >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지난 일주일간 여행일기를 기록하면서 아니 그전 일주일은 블로그까지 만들어 가면서 내가 뭘 하려는지, 또 뭘 쓰려는 건지 모르는 와중에 그냥 기록한 일기장 옮기고, 사진 올리고 보면서  아 그 때 뭐했지. 뭐 먹었지. 누구 만났지. 몇시에 일어났지.이걸 내가 왜 쓰고 있지?

웃긴 잡다한 그림이나 더하고 나 혼자 킥킥거리고 말 것이지, 왜 남 들 다 보는 데에다 이런 거 올려 놓고 있지?
나이살이나 먹고서 뭐하는 짓인가..

첫날을 그렇게 쓰고 나니 다른 날도 이끌려 가야 한다.
막막하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게 무슨 내 인생의 과업인가?

유치하다.

그러던 와중에 그나마 날 생각해 주는 한 분의 글을 보고 결심 했다.

집어 치우자.

나에게도 도움 안되고 남들에게도 도움 안 되는 이런 유치한 짓 그만 두자.
초등학생 일기도 나보단 잘 쓰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개인공간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깨끗이 잊기로 했다.

처음 시작 때의 흥분되고 즐거웠던 마음이 곤욕으로 변하는데 계속할 이유가 없었다.

앞으로의 해나갈 많은 일들이 있는데 이런 유치 놀음이나 하고 있으면 오히려 여행 다니며 뭘 느낀 시간들이 퇴색 되겠다.

다시 시작 하기로 한다.

가끔씩 들춰봐도 새록새록 생각나는 순간들만을 남기려 한다.
보다 나은 나를 위해 버릴 것은 버리기로 한다.

개인적으로 일일 기록 남기며 비공개로 혼자 보고, 공유할 부분만 꺼내야 겠다.

아주 먼 훗날 정말 시간 남아 돌 때 이런 재미 놀음식의 일기를 써야겠다.

언젠가 내가 더 성숙해질 때가 오면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노력했었던 그 순간들을  세밀하게 기억하며 유치하지 않게 일일 기록으로 남겨야 겠다.

그 때 공개 해야 겠다.


걱정은 없다.

이미 그 사소한 아주 세세한 기억까지 내 가슴속에 담겨 있으니 언제든지 꺼낼 수 있으니까.

아 ~후련해.


이미 올린 여행기는 삭제 할까 하다가, 저와 오랜 시간 같이 하고 지금은 인도를 여행중인 T군과의 약속이 있어서 일단 남겨 놓습니다.

Posted by 스타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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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갱이 2007.03.30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흐흐흐~~~ 내가 못살아!!!
    음... 그래도 오빤 빨리 깨달았쑤!!!
    것봐것봐~~ 여행하다보면 일기 안쓰게 된다고 했찌??
    가계부만 쓰고~~ ㅋㅋㅋ
    돌아와서도 마찬가지가 된다니까~~~
    오빠말이 맞아~~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내가 기억하려한다면 언제든지 그날 무엇을 했는지, 어떤일이 있었는지, 그날 나는 어땠는지 모두 세세하게 기억해내거든!
    일기 쓰는거 힘들었구나??
    쬠 힘들어 보이긴 해보였쏘!!!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s://taeho.net BlogIcon 스타탄생 2007.03.30 1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힘든것은 아니고 나름 재미있기도 했었는데. 혼자 보는 일기와 보여주는 일기와의 차이랄까?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너무 이것 저것 잡다한것까지 자세하게 쓰는것 같아서...
      좀 더 성숙해 져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차차 다시 시작 하려고 마음 가다듬고 있는 중~~

  2. Favicon of http://skynautes.tistory.com BlogIcon 바람처럼~ 2008.02.11 05: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거 너무 연연하시면 블로그 못해요~ ^^;
    저도 사람도 안 들어오는 블로그에 내 혼자 이거 뭐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했어요
    근데 다른 여행기를 쓰시는 블로그에 보니, 정말 그냥 느낌 그대로 쓰더라구요
    뭐 어때 내 블로그에 내 이야기를 끄적이는건데 하며 말이죠
    여행포스팅이 여행을 안 갔다온 사람에게는 공감을 얻기도 참 힘들고요~ ^^
    그래서 생각한건데 저도 그냥 편안하게 적고 있습니다
    예전에 일기로 끄적였던 것을 자세하게 펼치기도 하고 사진도 보며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고요
    전 스타탄생님처럼 자세하게 일기를 적었던게 아니라 오늘은 뭐 했다 밥은 이거 먹었다 이런식으로만 적어서 지금 일기장을 펼쳐놓으면 정말 가물가물해요
    그래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다보면 혼자 감흥에 빠져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힘내세요!
    자신만 만족할 수 있는 일기 그리고 혼자 다시 읽어보며 그날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으면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s://taeho.net BlogIcon 스타탄생 2008.02.11 1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 이글까지 읽으셨네요.
      그냥 내맘대로 막 쓰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것도 어차피 저의 한 면 이라고 생각들어서요.

      저도 이렇게 자세히 여행다니면서 일기를 적지는 못했답니다.
      하루 이틀 자세히 적다보니 도저히 시간을 감당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님처럼 일어났다,밥먹었다, 어디 갔다 이런식으로 간단히 적었습니다. 그래도 꽤 시간 걸리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쓴것을 나중에 읽어보니 사진과 더불어 하나하나가 세세히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살을 붙여서 쓴게 이 일기랍니다.

      님 말이 맞아요. 저 만이라도 훗날 이 일기장을 들쳐보면 많은 추억들을 빠짐없이 되새길수 있으리라는 믿음에 마지막장 까지 다 쓰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제제 2013.07.17 1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재밌게 보고있어요..

    글 하나하나..아는 사람의 이야기 듣듯 생생하게 전달이 되네요!! 덕분에 여행한 기분~ 감사합니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