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6 (화) 날씨 : 점점 따뜻해지고 좋아 진다
몸이 굼떠서 눈을 떠도 오늘따라 일어나기가 귀찮다.
써니누나가 문을 두드려 깨워서 잽싸게 일어나 오늘 가기로 한 카약킹 투어 채비를 한다.
루앙프라방 베이커리 옆집 아침이 늦게 나와서 기다리면서 지나가는 한국분들 많이 만난다.
어디 가볼곳 없냐고 묻기에 어제 가서 재미있는 시간 보냈던 푸캄동굴과 불루라군 신나게 설명하는데 써니누나가 나중에 따끔한 충고를 한다.
누군가에게 어디가 좋다 어디가 나쁘다 단정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잣대이다.
내가 좋았었던 곳이 다른사람에겐 별로 일 수도 있고 내가 영 아니다 하는 곳에서 또 어떤 사람은 감흥을 느끼기도 한다. 모든 사람 성격도 틀리고 관심도 틀리고 취향도 틀리기에 모두 똑같을수는 없다. 어떤면에서는 대부분이 공감하며 이구동성으로 좋았다 하는 곳도 있지만 100% 다 그러하진 않을 것 아닌가. 내가 적극 추천 권유한 곳에서 다른이가 그만큼 좋은 느낌을 못 느낀다면 난 허풍쟁이가 되는 것이다.
여행 오기 전부터 "말을 아끼자" 마음 먹었지만 순간적으로 내가 뭐 대단한 이곳 터줏 대감인양 너스레를 떨었다.
"너 왜 그렇게 사람들에게 얘기하니?" 누나의 말에 부끄러웠다.
여행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여러 정보를 물을 때가 많다. "그곳 좋아요?" "그곳은 어때요?" "숙소는 어디가 좋아요?", " 어디가 맛있어요?" 등등...
이미 나도 그런 정보를 듣고 다니면서 듣던것과는 틀리네? 의아해 한적도 있었고 왜 그사람은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상해 한적도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은 대부분에 적용되는 사항 이지만 어떤면으로는 내가 편향된 정보를 다른이에게 제공해서는 안된다 라는 중요한 사실을 내포하고 있었다.
때문에 이후로는 누군가가 나에게 정보를 물을때는 꼭 "개인적으론" 이란 말과 "다르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이라는 말을 붙여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했다. 그러나 약간 들뜨면 또 수다를 ... ^^;;
우리 일행은 호주인 둘에, 이스라엘 할머니 한분, 어제 같이 했던 지영씨와 선생님, 우리와 합쳐 모두 8 명.
우리가 탈 카약을 싣은 썽태우버스를 타고 강줄기 상변으로 향한다.
첫 기착지는 엘레펀트 동굴 앞.
나무에 매여 있는 원숭이를 구경하는데 갑자기 뛰어 오르더니 가까이에 다가간 지영씨의 안경을 채가며 발을 할퀸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당황스러워 한다. 가이드들이 안경을 다시 뺏어다 주었지만 발에 난 상처에서 피가 난다. 일단 알코올로 소독을 했지만 꽤 사납네..
이게 우리가 탈 배? |
이녀석들 가까이 가도 도망 안가네? |
보기와 다르게 정말 사납다 |
동굴은 자기마했는데 정말 코끼리 형상의 돌모양이 보였다.
이거 만든거 아냐? 물어보는데 정말 자연그대로란다. 믿기지가 않는데?
루앙프라방에서 Thoon이 보여주려 했던 것처럼 대나무통을 흔들어 나오는 숫자로 가이드가 써니누나에게 점을 봐준다.
꽤 심각하게 듣는 듯하다.(재물과 남자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던데?)
이곳엔 참 별 동굴도 많다 |
정말 자연석 맞아? |
부처님 발자국이라는데... |
굴러다니는 포탄으로 만들었단다 |
이곳도 정말 울타리 하나 없이 별의별 가축들이 뛰놀고 있다. |
참 평온한 분위기의 옛 시골을 보는 듯하니 어제처럼 참 좋다. |
근처 가까운 곳 동굴안 속으로 튜빙을 나선다.
나누어준 방수팩에 짐을 넣어두긴 했지만 또 미리 준비한 아쿠아팩이 있긴해도 사진기를 물놀이에 들고 들어가긴 그래도 위험하니 꺼려진다.(써니누나 대단하다, 나중에 보니 그 안까지 들고가서 사진 찍었네?)
물이 얼음장 같이 차갑다. 더구나 동굴안은 너무도 스산한 한기가 돈다.
줄줄이 서로의 발이 끈이 되어 이끌려 간다.
나누어준 머리에 동여매는 렌턴을 유일한 빛으로 구경을 한다.
튜빙내내 가이드가 노래를 부러 주었는데 목소리 참 좋다 ㅎㅎ.
대장금 테마 "오나라"도 불러주는데 아주 일품 이였다.
박쥐가 있는 곳에서는 잠깐 멈추어 구경시켜 주었는데 영화가 아닌 직접 매달린 것들을 보니 무섭다 무서워.
왕복으로 다시 입구로 나오니 우리의 얼굴에 진흙을 발라준다.
동굴입구. 튜브에 올라타 끈을 잡고 이동을 한다. |
정말 안은 춥고 깜깜한 곳.누나 대단해요 이 안에서 사진 찍을 생각을 했다니. 그런데 사진기 날짜 설정 잘 못하셧나 봐요 |
튜빙을 마치고나서 얼굴에 진흙을 바르고 대장금 불러준 가이드와 기념촬영. (누나 ㅎㅎ, 이제야 카메라 날짜가 바뀌었네요?) |
옷을 입고 들어 갔던지라 물에 젖어 무척 으시시하다.
가이드가 벗고 들어가라고 했지만 쑥쓰럽기도 하고 문신도 사람 많은 곳에서 보여질까 꺼리기도 하였다.
한 웨스턴이 팔뚝에 조그만 호랑이 문신을 한것을 보고 이스라엘 아주머니가 관심 보이며 자기도 하트 모양의 조그만 문신을 보이면서 자랑 하기에 재밌어 보여서 "나도 있어요" 보여주자 지영씨와 선생님, 써니 누나도 깜짝 놀라며 물어본다. 진짜 문신이냐며...
아~ 어제 블루라군에서 수영할 때 못보셨구나?
뻘쭘 하기도 하고... 오히려 다행이다 이젠 숨기는 것 없으니 웃통 벗고 따스한 햇빛을 쬐며 점심식사를 한다.
오기전에 점심식사로 바베큐를 어떤 종류로 할꺼냐 모두에게 물어 보기에 무슨 바베큐 파티 하는 건가? 기대했는데 그냥 꼬치 두개 준다.ㅎㅎ
물론 다른 음식도 나와서 나름대로 맛난 점심을 먹는다.
아까 지영씨 발을 할퀴었던 원숭이에게 복수하려는데 정말 동작이 재빠르고 눈치가 빠르다. 물세례를 쏟아보기도 하고 음식물을 던져 맟추려 해도 모두 피해 버린다. 지영씨와 선생님이 막대기를 들고 원숭이 앞에서 휘두리는 시늉을 하면서 "너 아까 왜그랬니?" " 너 그럼 못써" 한국말로 훈계조로 얘기하는데 좀 웃기다. 옆에서 지켜 보는 서양인들이 동물학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 들할까봐 우려를 한다.
빵에 밥에 주문식(?)바베큐 까지~ |
복수를 꾀했것만... |
에고 힘들어...
치앙마이에서 했었던 재미있는 래프팅까지 기대 했던것은 아니지만 노젓는 요령을 잘 몰라서 인지 태안이와 둘이서 탔는데 미치겠다. 방향잡고 속도 내기가 까다롭다.
다른 사람들은 쏙쏙 잘 가는데 우리배만 희한하게 강변 나무들에 부딛히고 바위에 부딛히고 한번 뒤집히면서 난리가 났다.
다행이 강물이 깊지 않아서 이내 다시 올라타 내려오긴 했지만 정말 볼썽 사납다.
혼자 있는 여자 들은 가이드들이 대동해서 카약을 몰았는데 써니누나 를 보니 아주 유람선이다. 노 안젖고 편히 뒤돌아 앉아서 사진 찍고 다니면서 초난감해 하는 우리들 바라 보며 깔깔 웃는다 ㅠ.ㅠ.
더불어 태안이 녀석도 형 때문에 웃겨 죽겠다며 같이 물에 빠지면서도 노를 저으면서도 키득키득 웃는데 아주 쪽팔려 죽겠다.
아~~ 엣날 악몽이 떠오른다.
대학시절 '대성리' 로 MT를 갔었는데 강변에서 폼잡고 좋아 하는 사람과 노젓는 배를 빌린것 까지는 좋았는데 내가 영화에서 보던 그 낭만적인 모습이 안 되었다. 왜 그렇게 노 젓는게 힘든지 젓기만 하면 정방향으로 나가는게 아니라 자꾸 한쪽으로 치우쳐서 가는게 아닌가? 다른 커플들은 힘차게 씩씩하게 저으며 가느데 나만 뒤쳐져서 창피해 했었었다. 그뒤론 발로 자전거 타듯이 타는 오리배나 모터보트 탔지 한번도 이런 노젓는배 이용해 본적이 없다. ㅠ.ㅠ
이것도 요령이 있을텐데 잘 적응 못하겠다.
그래도 다행이다. 이번엔 연인이 같이 타고 있지 않아서 ㅎㅎ
겨우 겨우 중간에 다이빙 점프하는 강변 바까지 왔다.
이런... 예상보다 이건 너무 높잖아?
흥겨운 음악이 쩌렁쩌렁 울려 퍼지며 많은 서양애들이 진을 치고 놀고 있다.
아주 잘 익은 몸매들 자랑하듯이 선탠하는 애들, 정말 멋지게 점핑하는 애들. 유유히 근처에서 튜빙하며 맥주 마시는 애들.
에고 에고 ..이 와중에 수영도 못하는데 쪽팔리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다이빙은 하지 말아야 겠다 마음 먹고 있는데 어라? 누나와 지영씨가 해보겠다고 말을 한다.
줸장. 남자 체면에 난 안하겟다고 하기도 그렇고 모질게 마음먹고 한번 해보자, 언제 또 이런거 해보겠냐, 안하고 갔다가 나중에 후회하느니 무섭더라도 해보자 결심 한다.
먼저 뛰어든 누나 나올때 보니 낮은곳으로 일부러 착수 했음에도 떨어질때 수면에 잘못 부딛쳤는지 콧잔등에 핏금이 갔다.
헐... 어쩐지 어떤 여자애 자꾸 허리를 아픈 표정으로 매만지더니 착수할때 정말 잘 해야 겠구나...
정말 다리가 후들 거렸다..
위로 가니 더더욱 다리가 후들 거린다.
뭐야... 하필 내 앞에 다이빙 하는애가 완전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다.
몸매도 착하고 ... 뭐냐 비교되게.
수영복도 나중에 현지 바닷가 가서 사야지 하고 미루고 있다만...(한번도 안입어 본 몇십년 된듯한 수영복 집에 있기에 가지고 와서 입고 있다.)
약은 마음에 강 아래에서 튜빙하는 사람들이 착수 지점에서 가까워 위험하다며 시간을 약간 지연 시켰다.
깊은 숨을 여러차례 들이마시고 드디어 뛰었다!!!
아니 날라 가는 구나? 신난다~~~
그런데 나 어딨는 거냐??? 작은 카메라 액정에서 한참 찾아봤었다. 찍히긴 찍힌건지?? |
누굴 찍은건지??? 정말 나중에 태안이가 찍어준 작품(?)사진들만 모아서 특집 으로 올려 볼란다 |
어? 그나저나 물에 빠져야 하긴 하는데? 몇번 왔다갔다 하다가 서커스 단원들 하는 모양 멋지게 착수 하려 마음먹었건만...
.
.
.
.
.
.
..
.
수영은 할 줄 몰라도 물에는 뜰 줄 안다.
코에 물들어 가고 난리가 났지만 겨우겨우 물가로 나왔다.
해냈다!!
이건 어제 블루라군에서 했던 것과는 차원이 틀리네 흐이그...
나와보니 헉. 벌써부터 옆으로 떨어져서인지 허리와 가슴쪽이 아파온다.(한동안은 오랫동안 찌릿 했다)
다시 카약킹을 하고 내려 오며 한번 더 뒤집힌다.
이번엔 자리를 바꿔 앞에 태안이가 타고 내가 뒤에 탔지만 뭐 똑같다.
나때문에 웃겨 죽겠다고 깔깔 웃는 태안이 보니 뒤통수 꿀밤 한대 때리고 싶다.
내려오면서 강변에 마꼬 일행들이 유유히 누워서 경치 관광 하는게 보인다??
손 흔들어 주면서 물에 빠진것 티 안내고 열심히 노 잘 젓는 모습 보여주려 신경 좀 썻다 ㅎㅎ.
숙소와서 옷들 모두 모아 빨래를 맡기니 6kg이 넘는다.
젖었다고 말하니 나중에 빨래 다하고 말린다음 재자고 한다.
웬만하면 여행중에 직접 빨자고 마음 먹었었는데 워낙 세탁 가격이 싸니 직접 빨래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번엔 양이 적다며 탄두리 풀세트로 시킨다
탄두리 치킨~~ 탄두리 치킨~~ 노래를 부른다.
인도 음식 푸짐하게 먹고 있자니 누나가 온다.
아까 문을 두들겼는데 반응이 없어서 나갔나 했더니 샤워 중이였나 보다.
식사 안한 누나와 커피 한잔 하러 다른 식당에 들렀다가 MTB자전거 일행분들 만난다.
같이 있을까 하다가 자리가 좀 불편해서 누나는 식사하고 나오라 하고 앞 다른 식당에서 커피 마시며 있자니 한국분들 또 다 만난다.
오늘밤에 같이 모두 한잔 하기로 했는데 여차여차 하다 보니 두파트로 나뉘게 되었다.
한파트는 아까 우리가 갔었던 인도식당에 다 모인다 하고. 우리 파트는 강변쪽으로 가서 맥주 한잔을 한다.
별도 보고 모닥불 피우고 운치가 있다.
한 현지인이 현지 곡주인 라오라오를 맛 보여주는데 음.. 괜찮네?
우리 소주맛과 흡사하다. 꽤 독한걸?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또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한분이 오기전에 라오스 치안 상태가 안좋은 얘기들을 들었다며(나도 읽었다. 라오스에서 길 물어보다가 자전거 뒤에 타라 하기에 따라 갔다가 뒤통수를 둔기로 맞아 큰 상처를 입었던 사건),
"괜히 걱정했네요? 이렇게 괜찮은걸. 왜 괜히 과장해서 인터넷에 글 올려서 걱정하게 만들었을까요? 나중에 한국가서 여기 아무 걱정 없이 다녀도 된다고 글 올려야 겠어요."
" 그런 글 올리지 마세요. 만약 님이 그런 글 써서 다른분이 왔다가 또 무슨일을 당하면 님이 거짓말 장이가 되는 거잖아요" MTB 선생님중 한분이 바로 답변을 하셧다.
내 등짝이 이리도 컸던가??
여행객 스스로가 항상 조심을 해야 하며 나긋함에 잠시 긴장을 풀거나, 뭐 괜찮겠지 하고 잠깐 방심을 하는 순간 큰 사고를 겪는 경우 또 귀중품이나 돈들을 도난 당하는 경우를 많이 읽고 보았다. 그 때문에 남은 여행을 망치며 나쁜 기억들만 남기고 간다면 얼마나 아쉬운가...
정말 여행기간 동안 많이 보고 들었다. 어디에서 어떻게 소매치기를 당하고 누가 어떻게 어떻게 도둑을 맞았다 등등... 태국 짜뚜짝시장에선 직접 일행 카메라 도둑 맞는 것을 보기도 했다.
어쩔 수 없지. 꼭 여행와서만의 일인가? 우리가 사는 곳이 다 그러한걸.
나중에 베트남에서 만났던 한 한국분이 같이 이동중에 화장실에 가면서 다른 한국분께 "제 짐 좀 잠시 맡아 주세요" 하자 대답하신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구도 믿지 마세요"
이미 그분도 많은 여행을 하면서 믿었던 사람에게 많이 당했었던 얘기를 하시며 본인 스스로가 조심하고 챙기는 수밖에는 없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면 나에게는 태안이라는 좋은 룸메이트가 있어서 긴 시간 여행 같이 하면서 편했던것 같다.
물론 방콕에서 처음 만나 그렇게 오랜기간 같이 다니게 될줄은 몰랐지만 어느새 흉금없이 형,동생 하며 대화하고 서로를 자연스레 믿고 귀중품을 맡겨가며 짐도 번갈아 맡아가며 좋았었다.
나중에 혼자 또 다니게 됐을때는 시간이 약간 걸려도 일일히 가방에 자물쇠 채우고 짐도 없어질까 와이어로 묶어놓고 한시라도 잠깐 귀찮음에 남은 여행을 망칠순 없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다니느라 불편 했었다.
누군가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여행중에 생긴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이고 어쩌면 기대이기도 하다.
그런것을 보면 이번 여행중엔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다는게 나에겐 참 축복이였다.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조심하라"
"오히려 한국인을 조심하라" 등등의 말들은 정말 나에겐 해당이 안되는 그런 여행을 했으니, 지금 생각해도 인복이 많았던 첫 여행 이였다.
물론 나 스스로 그런 빌미를 제공하는 사람이 안되게 노력을 했었지만, 그게 어찌 내 마음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기에...
맥주 한병씩만 마시고 돌아오자니 너무 아쉽다.
모두들 '타이거'병에 곡주를 담아 판다
몇몇 사람들과 헤어지고 남은 여성분 넷(삼화씨,재경씨,지영씨,누나)과 청일점으로 끼여서 또 맥주 한잔 더 한다.
비어라오도 시켰지만 아까 먹었던 라오라오도 시켜본다.
정식 판매 하는게 아니라 집집마다 집에서 담근 곡주라 그맛이 일일히 같은게 아니라 그런지, 아까 맛본 곡주와는 달리 이번엔 향도 좀 좋고 순하기도 하다. 캬~ 맛 좋다.
좋은 얘기 많이 하고 들었다,
여행지에서 이런 대화들을 나누게 되리라곤 생각 못했다.
여행 얘기도 얘기지만 사는 얘기들, 생각하는 얘기들을 하면서 간만에 가볍지 않은 의미있는 대화들을 많이 나눈것 같다.
좀 취했다.
다 못마신 라오라오를 들고 일어나 숙소로 챙겨와선 쓰러진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른건가? 틀린건가?"
지금은 연극연출을 하시는 삼화씨가 예전에 잠깐 영어강사했을때의 경험을 얘기하며 문화적 차이나 관습에 의한 표현의 차이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한적이 있다고 하며 동감을 했다.
내 생각엔 이 두 단어의 사용 차이는 서로의 반대말을 떠올리면 되는 듯하다.
다르다 <-> 같다.
틀리다 <-> 맞다.
뭐 어떤 면으론 나도 느끼는 바이지만 우리나라는 확실히 단정 내리지 않는 두리 뭉실한 표현이 너무나 많다.
같은 느낌이라도 표현할 수 있는 많은 어감의 단어가 있다는 것은 좋지만 어떤 때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확실히 전달하지 않는 우리의 사고는 많은 오해와 뜻하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언제 부터인지도 모르게 많은 사람들의 말과 글에 "~이다" 가 아닌 "~같다" 라는 한발 빼놓는 표현을 많이 하지 않나.... 마치 그게 정형화된 말처럼.
내가 언어학박사도 아니지만, 확실히 상황에 따라서 분명한 자기 표현과 생각을 전달해야 하고 할 수 있다는 것은 언어의 유희가 아닌 언어 본질의 맥인 의사소통의 관점에서 자기 내뱉은 말의 책임감과 소명을 가지게 한다.
나도 그런 분명한 말들을 전달 할 수 있는 자심감에 찬 말들과 올바른 표현을 쓰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재경씨가 얘기했던 말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를 수도( 틀릴 수도??) 있으나, 나는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해봤다.
한국 여성분들은 정말 겉보기와는 많이 다르구나(틀리구나?) 새삼 느꼈었다.
'84일간동남아여행일기 > 라오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라오스 비엔티엔 1일) '조선민족료리식당' 을 아시나요? (0) | 2007.05.21 |
---|---|
#22(라오스 방비엥 4일) 마치 한가족 형제들 처럼... (8) | 2007.05.11 |
#20(라오스 방비엥 2일) 가만히 있으면 몸이 근질해... (6) | 2007.05.08 |
#19일째(라오스 방비앵 1일) 조용한 크리스마스 이브 (0) | 2007.04.26 |
#18일째(라오스 루앙프라방 2일) 쓸쓸했지만 정말 즐거웠던 생일 (21) | 2007.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