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4 (일) 날씨 : 그나마 따뜻하다
메리1 게스트 하우스
어제 맡긴 세탁이 간밤에 다 안나와서 밑에 내려가 나머지 다시 챙기고 부산스레 짐을 꾸려 나왔다.
픽업버스가 온다고 하는데 좀 늦다.
앞 숙소에서 신청한 써니 누나 픽업버스가 먼저 왔다. 음 버스(스타렉스)좋네...
나와 태안이는 멀리가긴 어렵겠고 골목에 있는 노점에서 쌀국수 한그릇 먹고 기다리니 곧 버스(봉고)가 온다.
여행자 미니 버스 스테이션
왜 우린 상태 안좋은 버스일까 하며 탔는데 말그대로 픽업버스일 뿐이였다
모든 차들이 일단 미니버스-스테이션이란 곳에 모여서 출발을 한다.
먼저 가셨던 써니 누나와 합류하고 셋이서 동행 하게 된다.
앞자리 말고는 옆문 바로 옆자리가 명당이구나... 발 쭈욱 펴고 가니 VIP 석이다.(역시 봉고 였다)
예전에 이곳 개방 되었을때 우리나라 중고차 딜러들이 떼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낡은 차는 둘째치고라도 출고 된지 얼마 안되는 새차도 많이 보이는 것을 보면 여행객들이 꽤 많이 오기 시작 하는구나... 돈을 많이 버는 구나...느꼈다. 누나 말을 들어보면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 사장 내외는 건물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곳을 가지고 있으며 해외로 여행 다니면서 즐긴다고 하였다. 어제 만났던 Thoon이 일본 한번 가보고 싶다고 얘기한 것과 비교하면 이곳도 역시 빈부의 차가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어제의 나이트 오렌지족도 그렇고 야외 결혼식도 그렇고.
라오스는 아직도 사회주의 국가 이다.
어디선가 여행 선배의 글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나마 이제 순수함이 남은 것은 '미얀마'와 '북한' 이라고...
이곳 라오스도 그렇고 미얀마도 그렇고 오래전에 한번 왔었던 여행객들은 모두들 예전 같지는 않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나 오지가 아닌 많은 여행객들이 다니는 루트만을 따라가는 나에게도 이곳 라오스는 아직까지는 때(?)가 묻지 않은 순박한 모습이 많이 보였었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록 많은 외국인을 상대했던 사람들인데도 불구 하고...
오랫동안 그 모습을 유지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여행객의 독선적인 바램일까?
나중에 방비앵에서 만난 한 여행객은 우리가 안갔던 므앙씽, 므앙응오이 등 라오스 북부쪽에서 내려 오면서 많은 몰지각한 여행객들이 그 순수했던 사람들을 망쳐 놓았다고 분개까지 하는 것을 보았다.
느끼는 것이 어떻든 간에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보다 더 순수했던 라오스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 당시 국경 개방 되자 마자 일찍 방문 했었던 여러 여행 선배들이 부러웠다.
사람들의 개성이 모두 다르듯이 유명지를 찾아 다니는 것을 좋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남들 잘 안찾아 가는 곳을 일부러 찾아 가며 다른 느낌을 가지는 것을 좋아 하는 여행객도 있다.
어느게 진정한 여행이다 라는 쓰잘데기 없는 얘기들을 하는 사람들을 별로 안좋아 한다.
여행 그 자체가 자유 이지 않은가.
나는 욕심이 많은 여행 초짜라 모든 것을 다 해보고 경험해 보고 싶었지만 하고 싶은대로 다 할수는 없는 일이다.
언젠가 나도 사람들 잘 안다니는 그런 오지 같은 곳도 가볼때가 왔으면 좋겠다.
떠난지 얼마 되자 않아 가파른 언덕을 사정없이 가준다.
이런 언덕길을 자전거를 타며 오르는 적지 않은 서양인 관광객들을 보았다.
MTB를 제대로 몰아보지 않던 나에게는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의아했었다.
한국인은 하는 사람들 없나...(나중에 알고 보니 있었다!!)
길가에 집이 일렬로 많이 모여 있다.
사람들 사는 모습, 꾀죄죄한 아이들이 눈에 부쩍 많이 뜨였다.
그저께는 스피드 보트 타고 강가로만 이동을 해서 민가 구경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 언덕길은 이상하게도 정말 집들이 길가에만 있다는 것이였다.
간간히 산자락에도 있어야 하고 먼 발치에 마을도 보이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왜 그런것이지? 아무리 국토 70%가 산악지대라 하더라도 좀 심한데?? 내가 못보는 곳에 마을이 있을수 있겠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 다니면 잠시 멈춰서서 사람들 사는 것도 구경하고 물어도 보고 궁금한것 많이 볼 수 있을텐데...
짧은 생각에는 치안 때문인가? 설마...
라오스에는 산에 사는 몽족이 있죠?! '라오숭'족인데 요즘은 이들에 대한 이주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산에 살면서 화전을 하기 때문에 자연회손과 환경오염 등등.. 악영향이 많기때문이죠. 그래서 이들은 국도변에 마을을 만들어 정착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부족(?)들이 산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라오스 정부에서 이들에 관한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제작년이었나요?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을 연결하는 메인도로에서 버스총기난사사건이 있었습니다. 길을 막고 소대단위의 무장괴한들이 이런일을 저질렀는데요 이유는(추정입니다.) 국가에서 마약거래를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소득원을 상실한 라오숭족들에게 마약거래상들이 총기를 지급했거나 기존 베트남전때부터 가지고 있던 총기류로 일종의 시위를 한 사건이죠. 그뒤 몇차례 더 이런 사건이 생겼지만 이들의 체포는 불가능했습니다. 라오스 북쪽은 첩첩 산중이고 모든 인구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어디에 숨었는지 짐작하기 힘들었다는거겠죠?! 이번 아세안+3 회의때 수도와 국경을 폐쇠하고 증명이 있는 사람들만 출입이 가능했다는건 이런 불안함을 증명하고 있답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검색
와~ 이걸 뭐라고 하지? 억새풀인가 갈대인가?(정확히 알고 싶어 지식검색 => 억새풀이구나 ^^;;)크기가 무척 크다?
높은 곳으로 가면 갈 수록 경관이 눈꽃 날리는 듯하다.
달리는 차안에서 사진을 찍어보지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몽환적인 느낌까지 들었다.
중간 휴게소에서 군것질로 점심 대충 때우고 다시 나서는데 얼마 안가서 뒤에 앉았던 한 서양 여자애가 멀미를 하며 토를 했나 보다. 차를 세웠다.
여러명이 일행인줄 알았는데 혼자 다니는 모양.
혼자서 버스 앞에서 햄버거 맛나게 먹던데...
얼굴이 하얗게 되서 너무 안됐다.
좀 더 쉬었다 가도 좋은데... 버스 기사는 뭐에 서두르는지 빨리 가자고 성화다.
혼자 다니다 이런 경우가 생기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건강하게 다녀야 겠다.
드디어 방비앵에 도착을 했다.
와~~ 예상은 했지만 정말 작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미스터 폰 여행사' 에 일단 배낭을 맡겨놓고 숙소를 알아보러 다닌다.
써니누나 덕분에 방 알아보려 많이 돌았다.
태안이와 둘이였으면 벌써 아무데나 방 잡았을텐데 오히려 돌아다니니 여기저기 들어가보고 좋긴 하다.
강변 좋은 방들은 비싸고 이미 풀.
난 독꾼1이 일단 커서 좋았다. 가격도 착하고(누나가 얻은 더블룸, 우리 가 얻은 더블 + 엑스트라, 모두 방 크기에 관계 없이 5$을 받았다)
운치있는 방가로도 있지만 일부러 고생할 일은 없다고 마음 먹었다.
무엇보다 강변은 춥잖아...(너무 싫어...) 나중에 낮엔 강변 방가로로 놀러와도 되고 그 때는 잘한 선택인듯하다.
난 왜 아이들 가까이서 사진 못찍는 걸까.. 다른 사람들 보면 티없이 귀여운 모습 많이 찍던데.. 웬지 꺼리는 걸까? 아니면 내가 수줍어 하는 걸까? |
강변으로 가는중에 옆에서 크게 풍악이 울리며 잔치 열은게 보여서 궁금했는데 들어가보진 않았다. 가이드북 지도를 보면 이곳이 시장이라고 나오는데 이상타? 나중에 시장이 옮겨간 것을 안다. |
드디어 다른 여행사진에서 많이 보던 강가 다리를 만난다. |
한바퀴 돌며 퍼지르기 좋은 동네라는 것을 금방 느낀다.
물가도 싸고 여기저기 볼것도 그다지 없다.
짐 푸르다 보니 루앙프라방 세탁 써비스에서 티셔츠 하나 뺴먹었다.
웬지 기분이 찝찝하다.(이 다음부터는 꼼꼼히 챙기게 된다)
널찍한게 무엇보다 좋다. 설마 내가 큰 침대를 양보하게 될줄은..나도 살쪘다고 하지만 태안이 앞에선 귀엽다. 정말 태안이 몸집 크다(기골이 장대한 몽골리안~~ 메롱~).ㅎㅎ |
온수 샤워만 하면 얼마 안있어 자꾸 누전 차단기가 내려 간다. 위험하긴 했지만 아예 청테이프로 고정 시켜 놓고 샤워를 했다. 그리고 바닥 물이 잘 안내려 가서 물이 고이곤 했다. 그래도 좋당. |
마당과 2층에 테이블이 있어서 프리 커피와 전통차들을 가끔 마시곤 했다. 일하시는 분들이 테이블에서 자녀들 공부도 가르치는 것을 보았는데 이곳에서도 어머니의 교육열이 느껴졌다. |
한숨 자고 일어나서 냠냠 할것을 찾으러 나간다.
생각으로는 바베큐파티 같은것 하고 싶었는데 그다지 큰 행사 같은것 하는 곳이 없다.
그나마 화려한 장식을 해놓은 없소가(sakura) 10$를 부른다. 비싸다(항상 그나라 물가로 생각을 해야 한다고 하며 오랬동안 다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름이 맘에 안듬.ㅋㅋ
한바퀴더 돌다가 인도식당으로 들어갔다.
처음 접하는 인도식.
태안이가 적당히 시켜주어서 골고루 맛본다.
뭐라도 먹어본 사람과 다니는게 좋은듯 하다. 뭘 알아야 시키지
언제부터인가 먹는거나 숙소에 관해선 태안이에게 거의 일임하고 있다.(나 편하자는 거지 뭐)
나름대로 맛도 괜찮다.
태안이가 꽤 인도음식을 좋아 하는가 보다.
형~ 이거 한국에서 얼마인지 알어? 진짜 싼거야 여기~
탄두리 치킨 매니아였다.
우리의 인도식 크리스마스 만찬 |
그나마 화려해 보이던 업소 사쿠라 |
내일 또 오게될 인도 식당 |
식사 후 맥주나 한잔 하러 다니던중 많은 한국분 들을 계속 보게 된다.
역시 동네가 작으니 볼 수 밖에 없다.
사쿠라 앞 라이징선 이라는 곳에 당구대가 보여 들어갔다.
당구대 상태가 영...
공이 지그재그다.ㅎㅎ
기분이 좋다. 나도 한번 이런 곳에서 당구 쳐보고 싶었는데
당구칠땐 눈이 완전 아반떼 후미등 이다 |
너도 꽤 치던걸? |
폼과 눈은 쟈넷 리 |
미얀마 담배 빨리 없애자!! |
항상 해맑은 웃음~~ |
술안주 꽤 맛있던데? |
그래도 누나 덕분에 셀카 아닌 사진 많이 찍혔다.
태안이가 사진기를 안가지고 다녀서 서로의 사진 찍어줄 기회가 많지 않은데, 내 사진 찍는 것 별로 좋아 하지 않긴 해도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런 사진들도 추억에 많이 잠기게 한다.
여행사진에는 인물 사진도 많아야 재미가 있을것 같다.
여지껏 다닌 곳에 비해 이곳 방비앵은 유난히 서양 젊은애들이 많다.
노는 것을 보면 서양애들은 자유분방하게 보이는데 비해 동양인들은 조금 소극적인 것 같기도 하다.
여행 떠나기 전에 대충 계획을 세우며 이곳 방비앵에서 너무 시끄럽지 않은 조용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고 싶었던 마음이였지만 그래도 막상 오니 너무 한적한 곳에 온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크리스마스는 그래도 흥겨워야 기분이 나는 건가?
다행이 태안이라는 여행 동반자도 생기고 여행 선배인 써니누나와 같이 외롭지 않게 얘기 나누며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어서 좋았다.
몸이 그동안 피곤에 쌓인듯하다
이번 여행 중간 휴식지로 마음먹었던 이곳에 오니 몸이 나른해 진다.
벌써 20일 정도 지났구나...
해외 여행 초짜인 나에게 그래도 무사히 이곳 까지 왔다는 게 대견스럽고 우쭐해 지기도 했다.
한편 오늘밤... 한국에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선물은 받았을까...
크리스마스 이브를 같이 있지 아니하고 이곳에서 한량같이 보내고 있는 나는 나쁜 아빠이다.
다시 돌아가게 되는 날 더 멋져진 모습으로 바뀌어진 좋은 아빠의 모습 보여줄께... 기다려 줘...
내일은 아무것도 하지말고 쉬기로 얘기를 나눴다.
하긴 정말 그동안 많은 곳을 누비고 다닌듯도 했다.
시내에 볼것도 없고 간만에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일기쓰고 잔다는게 그냥 쓰러져 하루종일 불켜놓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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