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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일간동남아여행일기/베트남

#29(베트남 하롱베이 2일) Come Sail Away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29일째>
하롱베이 2일  
2007/01/02 (화)   날씨 : 해를 잠깐 봤다. 춥기는 뭘~


밤새 아침에 카약킹 할까 말까 고민 하며 잤다.
그렇게 결정 못내리는 것을 보면 정말 라오스 방비엥에서 몇번 물에 빠진게 재미나지는 않았었나 보다. 그래도 눈만 잠깐씩 뜨면 6시에 나오라 했는데... 갈까 말까 결심을 못 내리며 선잠을 잔다.

결국은 6시 10분쯤 다른사람 많이 가나? 보고 결정해야지 하고 배위로 올라가보니 뭐 아직 출발 안했네.
뭐야? 카약킹 안한다던 사람들 다 나와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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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꼭 타자했던 태안이, 막상 가자고 내가 깨우자 못일어 나고 안탄다고 하더니 얼마 후 슬금  선상으로 나온다.
까짓 하지 뭐. 여자들도 많이 하는데. .

물살이 그리 안 쎄서 이건 뭐 ~ 장난이다.
배위에서 멀리에서만 보던 많은 수상 가옥 근처로 가본다.
이게 강물인가 바닷물인가?
지금 일어났는지 그 물에 머리를 감으며 세수하는 사람들을 보자니 불편할텐데... 그렇다고 유심히 살펴 보는 것도 좀 민망스럽긴 하다.
TV안테나 까지 달려 있는 것 보니 안에는 어떻게 하고 사나도 궁금하다.

멀리 기슭 마을에서는 웬 음악이 울려퍼진다.
짧은 생각에 혹시 우리 옛날 아침마다 틀어주던 '새마을 운동 노래'  같은 차원의 음악이 아닐까 싶다.
베트남에선 '도이모이' 라고 잘살기 운동이 펼쳐 진다 들었는데 그런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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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탄다더니 모두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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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선상 주택들...


나름대로 열심히 노를 젓는다만 우리옆을 씨익 웃으며 꼬마애들이 배를 저어 간다.
이런... 그 조그만 체구에 발로 노를 저어서 휙휙 가는 것을 보니 쪽팔려 죽겠다.

간간히 솟아 있는 기암괴석들도 가까이 가보지만 또 부딪혀서 뒤집힐까봐 근처에서만 구경 한다.
이래저래 정말 겁장이다 ㅋ.
막상 가까이서 보자니 신기한 구석이 많다.

우리배 옆에 조그만 나룻배를 이끌고 와서 각종 물건들을 파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애절하다.
우리나라 과자들도 많이 보이긴 했지만 별로 사고 싶은게 없다. 미안해요~

아침먹고나서  잠시 배 위에 올라가 경관 감상을 한다.
우리배는 깟바 섬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하루를 지내고 다음날 하노이로 돌아 오는 2박 3일 여정.
우리와 일정이 다른 말레이지아 3과 콜롬비아 아줌마 4 일행들(이분들은 선상 1박 2일 코스)과 빠이~~ ~
깟바 섬 항구에서 어제 낮 보았던 현지인 아줌마 일행들 만난다. 이분들은 호텔 1박 2일 여정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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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보니 이젠 좀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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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도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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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이 또 무게 잡는다


또 버스를 타고 깟바국립공원 입구로 향한다.
제대로 트래킹 하려면 1박 2일 걸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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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치곤 좀 작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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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 , Aiden 자꾸 티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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깟바섬 설명, Miss Ha 정말 귀엽다.


잠깐 맛배기로 2시간 트래킹을 하는데 후...꽉끼는 청바지 괜히 입었다. 너무 불편하다.
덥기도 덥거니와 땀에 젖어 자꾸만 무거워진다.

경사도 꽤 되고 조심 해야 겠다. 꼭 암벽 등반 같은걸??(bong trung trang)
간만에 땀도 많이 흘렸다. 치앙마이 고산족 트래킹 때가 생각난다.
그래도 그때보단 낫구나...
그래... 그때에 비하면 이쯤이야 뭐 ㅎㅎ 뭐든지 경험이 중요해.

뷰 포인트 탑에 올라가려다 땀에 젖은 청바지가 무겁다는 핑계로 안올라갔다.
처음으로 이번 여행에서 할것 안해 보았다는 느낌이 든다.
별로 하고 싶지 않으면 안하는  거지 뭐.
어제밤에 생각했던, 일부러 나를 재촉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다니자는 마음가짐이 이런데서 쓸데없이 나오는 듯도 하다.(사실 귀국해서 사진을 보나니 그거 시간 얼마 걸리지도 않은 건데 그냥 올라갔다 와볼껄 후회가 좀 든다 이래서 문제라니깐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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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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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먼데 가지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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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다. 손대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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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올라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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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귀찮어.. 힘들어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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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그냥 안올라갈래 무서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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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일정이 비슷한 사람들과 얘기 나눴었는데 저마다 투어 요금 낸 가격들이 다 틀렸다.
우리와 같은 곳에서 돈 낸 사람도 틀리고, 어느 이는 너무도 차이가 많이 났다. 다 똑같이 다니는 데 역시 흥정의 차이구나. 다행이 우리가 낸 가격이 제일 쌌다.

Ha가 호텔로 와 방을 배정 하는데 혼자 다니는 홀랜드 아저씨를 우리와 같이 방을 쓰라고 한다.
다른 이들은 다 커플이라 남자끼리 다니는 우리와 쓰라고 한 모양인데 워낙 태안이와 내가 담배많이 피는 것을 본지라 아저씨 Oh~ Smokong~ 하며 정색을 하신다.
우리도 담배때문에 불편할 듯 싶지만 이 아저씨 워낙 넉살 좋으니 괜찮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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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먹고 할일이 정말 없다.
춥기도 하고 몸도 안좋고 해서 방에 올라가 샤워 후 내려오니 다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태안이와 옆 가게에서 당구 한게임 하며, 길가는 리어카에서 츄리닝 바지 하나 사고 돌아와 또 한숨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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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는 사람들 참 없네...


태안이 혼자 돌아다니다 오더니 볼꺼 진짜 없다고 투덜댄다.
홀랜드 아저씨는 날씨도 추운데 수영하고 왔다.
이 아저씨와 언어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일본과 우리나라 모두 중국어를 쓰지 않느냐 하는데 자세히 설명하려니 좀 어렵다.
그림들과 언어를 써가며, 중국어를 쓰긴 하지만 발음이 틀리다. 또한 고유의 언어와 혼용되고 옛세대에 비해 젊은 세대들은 중국어(한문)을 잘 모른다 했지만 역시 속시원히 설명 못하는 내가 안타깝다.

아저씨도 이해 했는지 네덜란드 책을 보여주며 네덜란드 사람과 독일인 등등 유럽인들은 철자가 조금 틀리다 뿐이지 발음이 비슷한 영어를 비롯한 여러가지 언어를 쉽게 배운다고 설명해준다.
웬지 부럽다.
그리고 또 틈이 나니 인도네시아 얘기 ㅎㅎ
인도네시아 다녀온 사람이 주위에 없다보니 이 아저씨의 얘기는 참 흥미롭기도 하다.
게다가 많은 유머와 재치로 주위사람들을 편하게 해준다.
혼자 오래 여행 다니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그렇게 지내는 모습을 보자니 나도 저 나이 때 그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맞춰 또 저녁 먹으러 나온다.
이상하게 또 우리들 테이블만 접시가 다 빈다.
서양애들은 역시 잘 못먹는듯하다. 우리야 좋지 뭐 ㅎㅎ
접시에 장식으로 나온 당근을 유심히 보면서 여자 친구와 쑥덕거리는 호주애를 보고 너 요리사니? 물어보니 역시 맞다. 생긴건 얍상하게 생겼는데 약간 쫀쫀하게 구는게 그 활달한 여자친구 성격과는 영 딴판이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부엌에 가서 우리들에게 꽃장식 음식들 좀 많이 해달라 하며 다그쳤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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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지지배 정말 잘친다. ㅎㅎ

이스라엘 남자애 꼬셔서 같이 당구를 치고 있자니 모두들 주위에 몰려온다.
별로 할일이 없으니 뭐... 우리들 당구 치는 동안 가게에서 맥주 시켜 한참을 수다 떤다.

우리는 열심히 공을 겨냥하며 치고 있는데 옆 당구대에선 꼬마애들이 걍 건성 건성 말도 안되는 큐질을 해대는 데도 공이 포켓에 빨려 들어간다. 뭐냐 얘네들 정체는...

 2시간 남짓 동안 서로 어울려 팀전도 해가며 놀긴 했는데 매번 내가 이기니 이스라엘 애 표정이 좀 안 좋긴 하다.
막판은 겨우 져주고 게임비 내가 낸다니 그제서야 표정이 좀 밝아 지네? ㅎㅎ


돌아오며 담배 피러 발코니에 가니 앞방에 있는 호주 여자애가 나온다.
얘도 골초일세...

미국에서 캠프 했을때 같이 있던 한국인에게서 한국말 배웠다고 "아름다운", "똥개" 얘기를 한다.ㅋㅋ.
하필 그런거 가르쳐 주냠.
새로이 "아이 쪽팔려" 가르쳐 주었다. 두손으로 얼굴 가리며 흔드는 제스춰까지.
음, 마꼬와는 다른 분위기군. ㅎㅎ
 
불끄고 모두 자는 분위기라 홀로 내려와 1층에서 일기를 쓰고 있자니 호주여자애 내려온다.
어디가?? 뭐 살겸 바람쐬러 나간다 하기에 혼자 보내기 좀 그래서 같이 마트에 간다.
얘는 무슨 과자를 그리 많이 사간담?? 생각해 보니 늘 과자류를 입에 달고 다니더만 음식이 잘 안맞어서 그런것 같다.

돌아와 호텔 직원들 도란도란 TV드라마 보는 것 옆에서 일기를 마저 쓴다.
낮에 꽤 많이 잤더니 밤에 잠 안오네...

또 한바퀴 돌고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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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왔다.
조낸 갈데 없다.ㅋㅋ
사람들 다 자나 보다.

클럽이니 나이트니 밖에서 슬쩍 보니까 텅텅 비었다.
10시 30분 밖에 안되었는데?? 심심한걸...

그래도 뭐 오토바이도 적고 시끄러운 경적 소리 안나서 너무 좋당.
혼자 걸어 다니니 자꾸 "마사지??" 호객하는 쎄옴 기사들만 넘쳐 난다.
아~~ 날씨도 쌀쌀하니 어디 앉아서 있기도 그렇고 어쩔 수 없이 들어온다.

느낌 : 홀가분한 마음으로...

어제 밤에 모든 근심 걱정, 이 하롱베이 바닷물 속에 잠시 맡기고 다니자 라는 생각에 좀 마음이 가벼워졌다.
내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도 아니고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자니 한결 여유로와졌다.
뷰 포인트 난간에 잠깐 올라가는 것도, 자유시간에 잠만 잔다는 것도 그동안의 내 여행을 뒤돌아 보면 그냥 그렇게 시간 보내는건 상상 못할 일이였다.

그냥 하고싶으면 하고 귀찮으면 안하면 어때? 하는 마음가짐이 몸을 이렇게 풀어줄 줄은 몰랐다.
단지 생각만 좀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동이 자유로와지니 좀 무섭기도 하다 ㅎㅎ.

언젠가는 좀더 나를 뒤돌아 볼 시간이 올꺼야...
그때까지 일부러 나를 미워하고 혹사 시킬 필요는 없잖아??
자연스럽게 미래를 향해 조금씩 나아가자꾸나...

 


       
Styx Come Sail Away '82  (Budokan January 13, 1982)
 


             Come Sail Away / Styx


             I'm sailing away
             Set an open course for the virgin sea
             For I've got to be free
             Free to face the life that's ahead of me


             미지의 바다를 향해 ...

             멀리 자유로운 항해를 하고 있어요.

             내 앞의 삶을 맞이하기 위해

             자유로와야 했으니까요.


             On board I'm the captain
             So climb aboard
             We'll search for tomorrow
             On every shore
             And I'll try, oh Lord, I'll try
             To carry on


              항해를 위해 이 배를 탓고.

                 난 이 배의 선장입니다.

             모든 기슭에서

             우린 내일을 찾을거에요.

             그리고 노력할 것이구요.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I look to the sea
             Reflections in the waves spark my memory
             Some happy, some sad
             I think of childhood friends
             And the dreams we had

            

             바다를 보노라면

             물결의 일렁임이

                행복하기도 한, 또 슬프기도 한

                내 기억을 다시 올리게 하네요.

                어릴 적 친구들과 우리가 가진 그 꿈으로...


             We lived happily forever
             So the story goes
             But somehow we missed out
             On the pot of gold
             But we'll try best that we can to carry on

          

             영원히 행복히 살았었고

             이야긴 계속 되지만,

             황금의 항구에서 우린 뭔가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린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