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매년마다 가볼까 말까 망설이다 같이 갈 사람이 없다는 핑계로 미뤄왔었던 자라섬 페스티벌을 올해는 다행이도 일행들이 생겨 경험해 볼 수 있게 되었다.
2주일전 부터 기대해 왔건만 실제 떠나기 전까지도 기상조건이 너무 안좋아 제대로 관람 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9월15일 토요일에 떠나게 되었는데 마침 북상하는 태풍 때문에 전날 금요일은 전국적으로 폭우가 내렸고 제주도 쪽에서는 막심한 수해가 일어나기도 하였다.
날씨에 이렇게 촉각을 세워보기도 간만이다. 막연하게 낮부터 갠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 비 맞고서라도 보고 말테야 각오를 하고 출발을 하였다.
혼자라면 모를까 비가와도 공연만 열린다면 꼭 가서 볼꺼라는 민경이의 엄포에 힘을 얻었다. 게다가 이수도 일끝나고 밤 늦게 기차 타고 온다 하고.
자~~ 출발!!!
원래 계획은 여러 스테이지 중에서 3시경부터 하는 '정민아 밴드' 를 제일 먼저 보려고 했으나 미리 새벽 공연까지 보고 여러사람이 묵을 숙소를 잡고 가느라 도착이 늦게 되었다.
과연 기대만큼 흡족한 공연을 볼 수 있을까?? 계속 하늘을 바라보며 제발 비만 오지 말아다오 빌었다.
많은 봉사 요원들이 입구 주차장에서 부터 안내를 해주었다.
어제의 폭우 영향인지 주차장이 많이 질퍽 거렸지만 이게 어디냐.
벌써부터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멀리서 살짝 들리는 음악 소리에 두근하며 스테이지로 향한다.
내년에 있을 국제 야영캠프 대회 준비도 한창이고 무대로 향하는 길 켠엔 기념 사진을 찍기위한 '포토존'을 만들어 놓아 심심하지 않게 해 놓았다.
입구에서 부터 넓은 자라섬을 한바퀴 도는 기차 형태의 자동차도 운행 중이였는데 아쉽게 이용해 보지는 못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서 뭔가 했더니 4개의 무대 중에 5시 30분 부터 시작하는 메인 스테이지 '재즈 스테이지' 입장 줄이였다.
일단 줄부터 서고 표를 구해왔다.
덕분에 여러 곳을 여유있게 거닐며 구경하지 못해 좀 아쉬웠으나 중요한 건 공연이지.
다른데 다니다 오면 좋은 자리를 못 앉을 것 같아 참고 기다렸다.
재미있는 행사도 많이 한 것 같은데 다 구경 못한게 아쉽다.
꺄오~ 명당 자리 확보!
드디어 입장!
우후~~ 넓네?
서둘러 앞쪽으로 가서 비집고 들어가 겨우 돗자리를 깔았다.
어거지로 자리를 만들어 엉덩이만 걸치게 만들었지만 이렇게 관람하기 좋은 자리를 차지해본건 처음이당 ㅎㅎ.
재즈페스티벌이기에 가능하지 롹페스티발이였으면 돗자리 깔고 편하게 앉아 앞에서 관람하는 것은 꿈도 못꿀 일이다.
첫 무대인 송홍섭밴드의 리허설겸 세팅이 한창이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송홍섭씨와 퍼쿠션 김희현씨를 제외하고는 다들 모르는 사람들.
어려보이는데? 학생들인가?
사운드 세팅이 무척 지리하게 오래 걸린다.
미리 세팅을 해놓지 않았나? (나중에 홈피가서 읽어보니 다른 공연자들의 리허설이 늦게 끝나게 되서 송홍섭밴드의 리허설이 늦게 시작 되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음향상태가 심각해 보였으나 점차 나아져 가서 한시름 놓았다. 그러나...
1시간여 지나서야 겨우 시작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공연에도 상당한 기대를 가졌으나...
젠장, 기대가 너무 컸던건가?
송홍섭씨 쯤 레벨 되는분이 왜 이런 컨셉으로 무대를 가졌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건 완전히 대학 축제 동아리 발표회 수준 정도 이다. 아니면 음악학원 졸업 발표회거나.
첫 무대로 관객들을 흥겹게 참여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로서의 기획의도 였는지는 몰라도 이건 아니다.
귀에 익은 조용필의 음악들을 새롭게 편곡하여 어떤식으로 연주를 해줄까 기대 했건만 전체적으로 하나도 조화롭지 못한 중구난방식의 연주가 되어 버렸다.
도대체 왜!!! 무엇때문일까???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이런 학생들의 참여가 아닌 네임밸류 있는 연주인들과의 협연은 불가능 했던가?
게다가 메인 스테이지의 첫 무대인데...
분위기상 박수도 쳐주고 노래도 따라 불러주고 했지만 속으론 참 속상했다.
송홍섭씨를 잘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그분의 역량을 이것만 보고 평가 할 게 아닌가...
베이스 톤도 엄청 뭉그러지고 이건 뭐 아무리 송홍섭씨 밴드라 하지만 전체적인 조화 속에 베이스가 튀어야지, 혼자 날라 댕기면서 이펙트 효과 먹인 음을 연주 하니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모르겠다.
관객들도 눈치 챌 정도로 노래가 틀리게 들어가질 않나 제대로 모여서 연습은 한건지 원...
이게 가평군 노래자랑에 찬조 출연한거라면 이해를 하겠다.
국제 페스티벌이다. 국제!!
그것도 범외 프로그램이 아닌 정식 프로그램 첫 무대이다.
기획자도 송홍섭씨도 이 부분에선 뭔가 할말이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아프다.
개인적으론 송홍섭씨의 멋진 플레이즈도 감상 하고 싶었었는데 공연내내 피크질만 하시며 연주와 입에서 나는 소리를 맞추는 퍼포먼스만 보여주셧다. 그것도 질리게 계속해서...
흥겨워서가 아니라 속상해서 술을 마시고 싶어졌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러 했나 보다. 앵콜도 없이 그냥 그렇게 빨리 다른 공연이 시작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던 것 같다.
어느새 어둑해졌다.
뒤를 돌아보니 그 넓던 공연장이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술이 필요해...
상상이나 했던가.
많은 연인들을 포함한 인파들이 잔디에 앉아서 혹은 누워서 와인잔을 기울이고 있다.
글라스까지 미리 준비한 사람들도 있다.
진한 향기가 계속 코를 자극하니 관람내내 마시고 싶어 미치겠다.
다행이 하늘은 말짱하다.
이대로 끝까지 비가 안내린다면 정말 좋을 듯 하다.
간식거리와 맥주를 사러 나갔다 왔다. 아 ~~ 너무 좋아.
다음은 탱고음악이란다.
개인적으론 이런류의 음악을 좋아 하지않아 별 기대를 안했다. 그런데...
우와! 정말 감성을 최고조로 자극 시킨다.
반도네온이란 악기도 처음 보는 것이고 연주도 처음 듣는다.
듣기 전까지는 웬 생뚱맞게 탱고람? 했는데 정취와 어우러져 시원한 맥주와 더불어 제대로 필 꼿히게 해주었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온 대본을
'우리말' 로 읽어 가며 설명도 해주고 공연내내 위트도 날리며 흥겹게 해주었다.
관람객들은 계속 "귀여워요~~"를 일본어로 외쳐주며 호응도 해주었다.
그러나 일단 연주를 시작하면 어떻게 그 자그마한 체구에서 그런 열정이 뿜어 나오는지 빨려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앞 공연과 비교되는 혼자만의 밴드가 아닌 음악이 어울러지며 모두가 튀는 연주라는 게 어떤건지 보여 주었다.
그러니 관객이 감동할 수 밖에 없지.
나도 탱고 음악 매니아가 될테얌~ ㅎㅎ
민경이는 계속 아르헨티나 가고 싶다고 훌쩍 거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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