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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돌아다니기

제5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2/2




청평에 있는 찜질방에서 선잠을 자고, 설악면으로 드라이브 한번 하고, 다시 가평을 찾았다.
시간대를 보니 메인 스테이지는 이르고, 기차역앞의 자그마한 무대를 찾았으나 아직 공연을 시작하기엔 이른시간.
가평군청앞 특설무대인 Asian Ax 공연장으로...

아... 멀리서 온 손님 모신 장소 치고는 무대와 객석이 너무 초라해 보이기도...

첫연주로 '밥 에브스 그룹'



필리핀 전통음악과의 결합...
생소한 선율, 전통악기(?) 필리핀공, 정말 풍채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밥에브스의 아내 노노의 음색...

그런데, 계속 듣고 있자니 귀가 상당히 부담스럽다.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재즈풍으로 편곡해서 외국인에게 들려주면 어떤 기분일까?
나와 같은 기분일까? 
어쨌든 필리핀 음악을 잘 모르는 나로선 좀 색다른 분위기이긴 했지만, 오래 가만히 듣고 있는건 좀 힘들었다.
 




메인 스테이지로 이동.
잠깐 줄을 서고 입장. 서둘러 앞자리를 차지하려 사람들이 뛰어들 간다.

첫번째 공연 '비요케스트라 & 코리아 익스프레스'.


모처럼의 빅밴드 구성이라 상당히 기대했다.
쩌렁쩌렁 울려 찔러주는 브라스 음색도 듣고 싶었고...

작년에 이어 다시 무대에선 Bass 서영도 등, 우리나라 연주자들도 많이 합세하여 사뭇 분위기가 틀렸는데...
리허설하는 장면부터 보아하니, 따로 전체가 다 모여서 연습한 시간은 많지 않았던 듯 싶기도 하다.

드디어 시작.
연주는 괜찮은데 이런... 보컬이 정말 너무도 거슬린다.

'써니 킴' . 도대체 누구신지??  쩝.. 내가 잘못 듣는 걸까?? 정말 견디기 힘들다.

분위기도 좋고, 구성도 괜찮고, 솔로연주들도 수준급이고 리더의 유머러스한 진행도 좋았는데...
팀구성의 전체적 느낌을 보컬이 많이 뭉겨 내린 느낌이다.

앵콜곡도 안하고 서둘러 퇴장하는 걸 보면 아마 따로 준비를 하지 않은듯...


<리허설 장면>


올해는 공연장 뒤편에서 따로 앨범 구매를 할 수 있게 해놓았다.
물론 사인회와 함께. 




어느새 어둑해 져가고 두번째 공연 '존 에버크롬비 퀄텟'



올해의 메인 스테이지 연주자들은 웬지 흥이 안나는 것 같다.
네임 밸류나 연주는 정말 좋긴 하지만, 작년만큼의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건 나만의 욕심일까?
연휴가 낀 3일 동안의 공연이라, 적절한 구성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런 정통파 연주들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긴 하겠지만, 분위기 특성상 활기차고 보다 다이나믹한 연주들을 관객들은 더 원하지 않을까?
좋은 음악 감상하면서도, 마음속에선 작년의 공연들이 자꾸만 그리워진다.



세번째 무대 '나윤선 & 프렌티 올스타즈'



나윤선 이름만 알고 음악을 들어보는 건 처음인데, 기대보다 가녀린 음색이긴 해도 좌중을 완전히 압도하는 훌륭한 음악을 선사해 주었다.
물론 같이 동참한 프랑스 연주인들도 너무나 멋졌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었던건, 온몸을 악기삼아, 자기 뺨을 때려가면서까지 재미있는 소리를 내주던 드럼 연주자였다.
재미와 감동과, 보컬 솔로에선 전율까지 느끼게 해주었던 멋진 공연 이었다.

간만에 관중의 기립 박수를 받는다.

<나윤선 공연 하이라이트 + 드럼연주자의 퍼포먼스>



<나윤선의 '베사메무쵸'중 솔로>

 

<마지막 연주곡>




마지막 무대 '존 스코필드 & 조 로바노 퀄텟'



바로 전, 나윤선 공연이 괜찮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젠 내가 너무 피곤해져서 일까...
이제 막바지를 달려가는 이번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아쉬워서 일까...

스코필드 아저씨의 무대 액션을 또는 과격한 연주를 기대한 건 전혀 아니었지만(세월이 가도 45도 인사하시는 액션은 여전 하시군요...), 차분한 음악에 취해서 이젠 자리를 일어서게 된다.
이런 명장들의 연주를 또 다시 앞 가까이에서 관람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걸 알지만... 졸리다...




내년에도 또 올 수 있을까?
내년엔 보다 더 추억에 남는 멋진 공연이 되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