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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일간동남아여행일기/캄보디아

#61 폐인이 되어... (캄보디아 뽀이뻿 3일)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61일째>
뽀이뻿 3일
2007/02/03 (토)  날씨 : 당최 알수가 없다.

Angel Eyes - Sting(Leaving Las Vegas OST)


그래도 아침은 먹고 떠나야지 하는 생각에 힘겹지만 일찍 일어난다.
꼼꼼히 짐 챙기어 일기까지 쓰고나서 태안이를 깨우러 간다.
아직도 비몽사몽이다.
못일어 나는것 기껏 깨워놔서 아침먹고 뜨자 하지만, 아침은 생각없다고 씻을테니 먼저 먹고 오란다.

음.. 아침 부페는 좀 다르네?
메뉴가 간편하니 만족스럽다.
든든히 먹고 방으로 다시가니 하루를 더 있는다고 한다.
음...단호하니 설득하기도 그렇고 잠깐 고민에 빠진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서 이렇게 헤어지는 건 너무 허무하잖아...
그리고 어떻게 얘 혼자 여기두고 나만 떠나나...

그래, 급한건 없으니 하루 더 있어보지 뭐.
그대신 매번 찾으러 왔다갔다 하기 싫으니 같은 방을 쓰자고 한다.
체크아웃하고 트윈베드로 다시 얻는다.
아, 주말에는 방값에서 프로모션칩을 100바트 적게 300바트 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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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일전 하며 박카라 테이블로 향하지만 2000바트를 금방 잃고 만다.

방에 올라가 푹 잔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전혀 모르겠다.
저녁때쯤에야 나가본다.
태안이는 여태 한숨도 안자고 열중이다.
저녁 같이 먹는데 좀 걱정이 된다.

내려와 어슬렁 어슬렁 다른 게임도 구경하고...
그냥 할일없니 있자니 너무도 뛰어들고 싶다.
지갑의 현찰은 이제 몇푼 남지 않았는데...

ATM으로 좀 뽑아볼까 물어보지만 호텔내에는 기계가 없다.
심부름 형식으로 태국 국경을 넘어가 뽑아오나 본데, 믿고 맡기는 건 둘째치고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나 자신을 한번 돌이켜 본다.
여행자수표를 바꿔볼까 문의하고 이리저리 직원과 같이 사설 환전소를 다니지만 은행이 문을 닫아 불가능 하다고하네...
차라리 잘된건가?
그냥 마지막 현찰 1000바트를 바꾸어 이번엔 블랙잭 테이블에서 깔짝 거린다.
처음 하는 거니 룰이 헷갈리기도 하다.
어리버리 300바트 잃었다.
안되겠다. 그래도 룰 확실히 아는걸 해야지.
판돈이 제일 작은 50바트 테이블로 가서 집중에 집중을 거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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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흣~~ 2400바트로 만든다.
일단 반은 현찰화하고 남은 돈으로 놀다가 잃는다.

게임해서 돈벌려고 왔다는 한국인을 만난다.
방콕에 거주 한다는데 거지가 되서 태안이에게 하룻밤을 재워달라고 하는 그가 불쌍하기도 하다.
3일째 계속 보게되는 딜러, 카운터, 서빙, 죽돌이, 죽순이, 캐쉬어...
나는 무슨 존재인가... 앞에서는 미소를 띠지만 속으론 실컷 비웃는건 아닐까...
내 마음은 타들어 간다.

혼자 올라와 눈을 감으며 내일은 떠나게 되는 건가? 고민에 빠지다 잠이 든다.


'아예 내가 이 곳에 작정하고 노름을 하러 온거였다면 어땠을까?'
'내가 지금 배낭여행을 다니는게 맞나?'
'여기서 대체 내가 무얼 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