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4일간동남아여행일기/다시찾은태국

#84 가족들 품으로 (대만 타이페이, 서울)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84일째>
방콕 -> 대만 타이페이 -> 서울
2007/02/26 (월)  날씨 : 이젠... 쌀쌀하다.

Time After Time - Eva Cassidy


 
◆ 카메라 고장중 ◆

간만에 밤을 샜는지라 어지간히 피곤했었나보다.
간단한 기내식을 먹고는 계속 잠만 자다보니 어느새 타이페이에 도착했다.

또다시 오래전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곳에 도착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여행을 막 시작하여 들뜨고도 신나는, 또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가며 대화했던 내용들이 모두 떠오른다.
그들도 모두 좋은 여행을 가졌겠지...
환승하기까지 또 많은시간이 남겨져 있다.


대만, 스톱오버 할까말까 많이 망설였었는데, 정말 귀국때는 만사가 다 귀찮아지는것을 감안하면 차라리 출발할 때 들를걸 그랬다.
그래도 첫 여행지가 태국이길 바랬던 탓에 귀국때로 스톱오버 결정을 미뤘는데 잘못한 듯 싶다.
뭐 또 언젠가 이곳도 누빌시기가 오겠지...


이곳 저곳 다니다보니 출국할 때는 못봤었던 인터넷 부스가 보인다.
음용수 마시는 곳도 있네.
미리 준비한 과자류를 먹어가며 인터넷 삼매경에 빠진다.
아무래도 살펴 보게 되는게 그동안에 한국엔 어떤일이 있었는가 지난 뉴스를 들춰보게 된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매일매일 신문과 뉴스를 보면서 세상사의 변화를 꼼꼼히 알려고 했던 지난 일들이 꼭 필요한 행동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것 좀 모른다고 어떻게 되는건 아니잖아?
예전엔 왜 하루하루를 안절부절 못하며 살았었을까?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안된다는 조급함이 있었던 걸까?
이젠 또다시 그렇게 살아가게 되는걸까?

여기저기 예쁜 부스가 많다.
전시관도 있고 홍보관도 있고, 아무래도 심심한지라 가방에서 망가진 카메라를 꺼내어본다.
찍히긴 찍히는 구나...
아쉬운대로 대만의 눈도장을 찍는다...
01234567891011121314


기내에서의 바깥 광경이 너무도 예쁘다.
그동안 한국은, 가족들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기내 서비스를 통해 한국 상공, 제주도에 들어섬을 안다.
감회가 앞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천 공항에서 잠시 선회하면서 때마침 드리워지는 일몰을 본다.
비행시간 운도 따랐는지, 언제 이런 멋진 모습 감상해 보겠어.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와 섬, 구름들과 일몰... 감히 장관이라 말하고 싶다.

도착후 제일 먼저 무료 전화로 연락해서 휴대폰을 살린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건다.
연락도 없고 예정일을 넘겨서 걱정 많이 했다고 한다.

추워졌다.
압축팩에 든 잠바를 꺼내 입는다.
얼마 안되는 남은 화폐들을 모두 환전한다.
어?? 돈이 새로 바뀌었네?
지폐도 그렇고 동전도 바뀌었다.

교통편을 잘 몰라서 헤메는 외국인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나서서 자연스럽게 영어로 안내를 해준다.
내가 대견스럽다. ^^;;

리무진 버스를 타고 또 쿨쿨 잠이 든다.

동네도 그동안 정말 많이 변했다.
정말 얼마 안되는 여행기간 이었지만, 이렇게 바뀐모습을 보니 이상하리만큼 시간이 참 많이 흐른것도 같다.
이 시간들은 내게 공백이 될까, 아니면 재도약을 위한 충전의 시기가 되어질까...

아파트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학원을 마치고 오는 큰아이를 우연히 만난다.
이녀석, 간만에 봤는데도 호들갑을 안떠는 걸 보면 그새 많이 의젓해진 것 같아 보인다.
올라가서 작은 아이를 껴안는다.
언제나 귀여운 애교덩어리...
부모님도 어딜 그렇게 다녀왔냐고 반겨주신다.

선물을 풀어보았다.
다행이 모두들 싸이즈가 맞는다.
마지막날에야 황급히 선물을 준비했던것이 마음에 걸린다.

내방에 들어가 짐을 푸르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벌써부터 여행이 그리워 진다.
이제 마무리져야지...
서둘러 메모지를 꺼내어 정돈하고. 사진 씨디 다 꺼내서 컴퓨터에 백업한다.
젠장. 씨엔립에서 구운 씨디 일부분이 말썽이다. 온통 바이러스 걸린데다가 어느 부분은 읽혀지지도 않는다.
눈물이 난다.
성한 사진 모두를 한장 한장 들쳐보며 추억에 젖는다.

많은 일들이 있었었구나...
많은 사람을 만났었구나...
혹시라도 이 감흥이 쉽게 잊혀질까, 신기루처럼 금방 사라질까 두려워 몇번씩 되돌려본다..
그렇게, 그렇게... 밤을 새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