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럭 소리에 잠을 깬다.
동생들이 다이빙 가느라 채비하는 모양이다.
일부러 좀 더 잔다.
더이상 그냥 뒤척이고 있기도 해서 일어나 세수하고 방을 알아보러 간다.
어제 고생한 일을 생각하면 서둘러서 방을 잡아놔야 겠다.
미리 봐두었던 해변 끝자락쪽 대나무 방가로로 간다.
있다가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서 오기로 하고 방값을 먼저 지불한다.
멀긴 하지만 조용하기도 하고 딱 내가 원하던 스타일이다.
예전엔 꽤 유명한 곳이였다는데 2004년 쓰나미때 다 망가져 새로 지었다고 얘기들었다.
상쾌한 해변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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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제 숙소가 없었어.. 사람들 노숙하는거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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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혹시나 더 좋은 곳이 있을까 OZ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이곳 피피의 호텔들 정보를 살펴 본다.
음?? 싼곳이 많네?
일요일이라 여행사로 전화해 보기는 어렵고 정보를 메모해 직접 찾아가 본다.
ㅎㅎ 당연히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예약하면 정말 인터넷에 올라온 가격에 얻을 수 있는건지 의문이 든다. 말도 안돼...
귀찮기도 하고, 아까 그 방가로 얻기를 잘했다고 위안한다.
걷다보니 한 레스토랑에서 100바트 아침 부페를 연다.
옳거니! 아예 점심치까지 배터지게 든든히 먹는다.
든든히 아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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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서울은 몇 Km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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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에서 짐을 모두 챙겨서 숙소로 간다.
겉에서 보기보다는 훨씬 깔끔하네?
공동욕실이긴 하지만 운치도 있고, 그래 이런곳에서 꼭 한번 묵고 싶었어.
바로 방 문을 열면 시원한 바다와 파도를 볼 수 있잖아?
짐을 푸르고 시원하게 목욕부터 한다.
나른하다...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 쉬어야지...
간소히 짐을 챙겨 사람많은 해변쪽으로 걸어 가는데 어?? 불이 났다?
내가 잘못 본것은 아니지?
불과 수십분전에 내가 지나갔던 곳인데??
가본다.
'아파치 바' 옆이다.
사람들 모두 난리가 났다.
상가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불이 옆으로 번질까 지붕에 물을 미리 뿌린다.
배낭족, 여행객들도 합심하여 불을 끄는데 일조를 하려 노력한다.
난?? 피곤을 핑계로 뒤로 슬그머니 한발짝 물러선다. ㅠ.ㅠ
아오 로담란 쪽 해변가로 간다.
의자 빌려서 간만에 몸을 제대로 태운다.
그동안 선글라스를 하도 많이 끼고 다녀서 그런지 눈가가 볼쌍 사납게 하얗게 자국이 났다.
이참에 눈부셔도 참고 없애자구!
그동안 정말 아껴두었던 '인생수업' 책을 든다.
언젠가 혼자 있게 될때 읽으려고 두달 넘게 들고 다녔지만, 그게 이곳 해변 피피섬이 될줄이야...
여러가지 복잡한 심경과 어우러져, 좋은 내용들이 나의 폐부를 막 찔러온다.
아... 이런 감동의 책일 줄이야...
젠장, 이 책도 찬찬히 아껴봐야 겠네...
좀 심심하긴 하지만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자유스러움이 좋아 진다.
그런데 어째서 여기 해변가도 동양인은 나 혼자라니... ㅠ.ㅠ
숙소로와 샤워전 몸 한번 더 파도에 담구고 밀린 빨래까지 완료한다.
해변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는다.
피피에 더 있을까 말까? 고민하며 책을 더 읽는다.
아, 이책 정말 눈물 나는데??
조금 자다가 일어나 저녁을 때우러 간다.
어두워지니 번화가까지 가는 길이 잘 안보인다.
혼자 먹으려니 좀 뻘쭘하다. 익숙해 져야돼...
인간들은 왜이리 많은지, 겨우 한 가게에 자리 잡고 해산물 피자를 주문 한다.
이 크고 기름진 음식을 혼자 먹으니 든든하다.
TV에선 해적판 DVD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잭 니콜슨이 출연하는 영화를 틀어준다.
가만히 내용을 보자니 아~ 이게 이번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무간도' 리메이크 한다던 것이구나? 재밌네??
Pearl 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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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food piz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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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 맥주와 캔커피를 사온다.
어떻게 가격이 가게마다 틀린걸까?
혼자 궁상맞게 해변가를 바라보며 홀짝 거리다 눕는다.
내일은 남들 다 한다는 보트투어를 해야되나 말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