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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일간동남아여행일기/다시찾은태국

#78 돌아다니는 게 즐겁다 (태국 깐짜나부리)

<84일간 동남아 여행일기 78일째>
깐짜나부리 5일
2007/02/20 (화)  날씨 : 우후~ 후덥지근

Walk Of Life - Dire Straits



 
◆ 카메라 고장중 ◆

간만에 뒤척거리며 늦잠을 잔다.
밀린 일기를 쓰며 미애씨와 만나기로한 식당으로 내려간다.
11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좀 늦는 모양이다.
먼저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애씨가 왔다.
오늘 같이 자전거 타기로 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든지 그냥 쉬겠다고 한다.
잠시 후 일본인 사유리도 같이 자리하게 되었다.
미애씨와 마사지샾에서 만난 사이라는데 무척이나 친해 보인다.
있다가 저녁 때 어제 들렀던 고기부페에 또 같이 가기로 했다.

앞 테이블에서 혼자 식사하시고 계신 한국여성분을 본다.
심심해 보이기도 하기에, 말을 붙여 가며 이것저것 얘기를 나눠보려 했는데 좀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괜히 내가 찝적거리는 듯해서 기분이 묘하다.
태안이와 둘이서 다닐땐 잘 몰랐었는데 혼자서 그러니 주접인지도 모르겠다.
괜히 나서지 말아야지...

혼자 뭐할까 하다가 오늘은 오토바이를 빌려서 못 보았던 외곽쪽을 쭉 돌아보기로 했다.
간만에 타게 되네...

먼저 터미널 부근에 있는 TAT로 향했다.
직원분께 깐짜나부리 맵과 함께 가볼만한 추천루트를 안내 받는다.
이곳 저곳 설명해주시며 형광펜으로 찍고 설명해주시니 한결 발걸음이 가볍다.
인터넷 정보와 가이드북 정보가 이미 옛것이 된게 많다.
가까운 코끼리 쇼장도 문을 닫았구나...

가까운 Lotus에 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부터 쐰다.
여기저기 한국 상품들도 많이 보여서 기분이 좋다.
시원한 음료와 함께 아이쇼핑 실컷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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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괴물&#39;은 이곳에서 흥행 좀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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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출발해 볼까?
제일 먼쪽에 있는 '그레이트 트리' 부터 가본다.
이정표가 아주 자그마하게 붙어 있기도 해서 여기저기 물어가며 달린다.
무슨 군부대 안쪽으로 들어가게 된것 같다.
훈련받는 군인들 모습이 이상하게 우리 예비군 훈련 하듯이 군기가 전혀 없는 것 같이 보인다.
잠깐 장난도 쳐가며 얘기도 나누다가 빅트리로 향한다.
이부근이 '태국 왕립 군마 훈련소' 라 들었는데 인터넷으로 본 정보로는 승마장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나오는길에 들러봐야 겠네.
들판 울타리 안에서 많은 말들이 뛰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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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대회가 가까와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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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이래로 말 많이 보네


그레이트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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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볼거리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들판에 덩그러니 있는 넓직한 나무 하나 보러 왔다고 생각하니 약간은 썰렁하다.
하지만 예상보다는 훨씬 큰 나무에 놀라며, 카메라 한컷에 넣으려고 하는데 어렵다.

오던길과는 다르게 군부대 쪽으로 가로 질러 가봤다.
이렇게 민간인이 막 다녀도 되는 건가??
제지 하는 사람도 없고 부대 분위기가 너무 한가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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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소 맞나? 희한하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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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말인가 보다. 샤워시설까지 꾸몄네


길 한가운데서 군인들이 웅성 모여 있어서 무슨일인가 잠깐 멈춰보니 말발굽을 갈아끼고 있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유심히 지켜본다.
안아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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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는 승마장도 있어서 타볼수 있다고 했는데 그런 안내문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입구 사무소에서 얼쩡거리니 관리분이 일부러 나와서 이것저것 설명해 주시려고 하시는데 나도 영어가 짧지만, 그분은 더하다.
각종 트로피와 예쁘게 꾸민 조형물들만 구경하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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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탐 몽꼰 텅 : 사원 자체의 볼거리 보다 '물위에 뜨는 스님' 때문에 유명한 곳. 노령의 비구니 승려가 사원 경내에 마련된 작은 우물에 들어가 자맥질을 멈추고 명상하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연은 제법 여러 사람들이 모였을 때만 보여준다. 계단을 따라 난 길을 올라서면 동굴 내부에 모셔둔 불상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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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한방향의 루트를 다녀와 시내로 돌아왔다.
시간도 널널하고 계속해서 더 돌아 보기로 한다.
중학생 고적대들이 무슨 연습중인지 풍악을 울리며 거리를 거닌다.
퍼레이드 관람하듯이 잠깐 흐믓하게 지켜본다.


다른쪽 길로 한참 달린다.
이정표와 맵에서 '스톤가든' 이라고 써있는 곳이 흥미로와 정말 한참을 물어 달려 갔건만, 넓직하니 조경을 꾸며놓은 들판이었다.
실컷 나무구경, 돌구경, 꽃구경 하며 오토바이 질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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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로 자그마한 사원들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오토바이 좋은게 뭔가. 빠뜨리지 않고 들어가 주마간산 식으로 구경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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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원으로 들어서니 어설픈 입구모양을 한 곳이 보인다.
맵상으론 이곳에 무슨 동굴 같은게 있는가 싶다.
예상은 했지만 안으로 들어서니 으~ 뭐이리 썰렁해...
입장료 20바트가 아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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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시간이 많이 흘렀나 보다.
이정표에 많이 보이던 '몽키스쿨' 을 들렀건만, 이미 종료시간이 되었다.
원숭이 재롱이나 진작에 구경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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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온길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방향 잡아 봤다.
예상 대로라면 바로 여행자 거리 안으로 들어설 것 같다.
기름이 다 떨어질까 살짝 겁나기도 하지만, 정말 오토바이 빌린값 톡톡히 뽑으려 많이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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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도 돌아다녔구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열심히 자전거 연습하는 미애씨를 발견한다.
더워서 안탄다더니 ^^;;
벌써 여기저기 넘어졌는지 다리에 긁힌 상처가 보인다.
잠깐 봐주다가, 있다가 저녁때 만나기로 한다.

지친 몸, 샤워후 쉬다가 시간 맞춰 나갔는데 사유리가 좀 늦는다.
시간을 착각한 모양인지, 마사지 받고 느긋하게 오고 있다.
아후 배고파. 빨리 가자.




므앙까올리, 고기부페에서 원없이 또 배터지게 먹는다.
셋이서 있다보니 이래저래 많은 얘기를 풀어놓게 되었다.
음악과 영화. 그리고 남녀의 이별 이야기...
사유리가 같은 30대 인지라 같은 음악인을 알고 있다는게 반갑다.
그리고 슬픈 느낌, 얘기하기 꺼려했던 부분까지 조금 솔직하게 털어놓게 되니 좀 우울해 진다.

나는 왜 여행을 떠났는가...
그리고 돌아가면 어떤것이 바뀔 것이고, 바뀌어져 있을까...
그리고 바라던 대로 결심 한대로 이루어 질 수 있을까...

미애씨는 내일 방콕으로 돌아가 귀국 비행기를 탄다.
사유리는 깐짜나부리에 며칠 더 있을 예정.
난 내일 파타야로 갈까 한다 하니 이상한 눈초리로 웃으며 쳐다본다.

"남자 혼자 거기가면 다들 이상한데 가던데??" 사유리가 약올린다.
"아냐 아냐~ 나 '농눅빌리지' 가서 코끼리 쑈도 보고 싶고, '알카자쑈'도 보고싶어서 그래~"

나혼자 좀 찔리는 게 있는 걸까?? 다들 안믿는 눈치로 갸웃 거린다. ㅠ.ㅠ

기념사진 돌아가면서 찍고, 모두들 좋은 여행이 되기를 바라면서 일어난다.
야시장 잠깐 같이 걸으며 커피한잔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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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고기부페 &#39;79바트&#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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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종류도 많다.


아~ 정들은 깐짜나부리도 이젠 안녕~~
오늘 정말 하도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지 미련은 없다.
그리고 마음의 정리도 한지라 몸도 홀가분 하다.

또 짐싸야 하는군...
귀국일이 얼마 안남았다.
약간은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