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의 동고동락.
어떤 의미로는 밀회, 어떤 의미로는 도피.
같은 느낌을 공유하고 밀착했던 많은 시간들.
하지만 끝내 그녀가 내게 남겨준 것은 집착과 후회, 그리고 주변의 수북한 담뱃재뿐……
그 동안 여러 차례의 방황을 경험했었지.
이번에도 앞일을 예견했음에도 미련스레 현실을 회피했던 건 또 왜였을까?
친구 한 명을 또 잃고, 수개월 동안 조금씩 준비해왔던 작은 소망도 사라지고, 주변의 신뢰를 져버리고, 또다시 여럿에게 아픔도 주고….
역시 내가 바란 건 이런 것은 아니었잖아.
또 다른 세계에서 다시 태어나고 싶었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도 있었고, 풍요로운 자유 속에 내 뜻대로 마음껏 날갯짓도 해봤었지.
언젠가는 피할 수 없는 벽에 부딪칠 거라는 건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덧없는 만남, 그 나름대로의 갈등, 가식적인 웃음, 고집스런 자존심.
이젠 또 잊는다.
안녕 나의 아바타들.
그리고 안녕, 나의 사랑 화끄니.
예쁘장한, 멋있는 기념사진하나 제대로 안 찍어 뒀던 게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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