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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돌아다니기

동두천 록 페스티벌 2009


항상 여름 막바지에 행사를 하는 동두천 록 페스티벌.

매년 그다지 끌리지 않는 라인업으로 관심이 들 했었는데, 마침 한 친구가 같이 가보자 해서 모처럼 나들이 모드로 나섰다.

벌써 11회째인지는 가서야 알았다.

명색이 그래도 국내 최장수 록 페스티벌이구나.

8 15, 같은 날 열렸던 ETPFEST 2009 가보고 싶긴 했는데 입장료 정말 비싸다. . 178천원이 뭐니......

그에 비하면 동두천 록 페스티벌은 정말 싸다. 15천원 헉헉. (지산밸리록-88천원, 인천펜타포트- 5만원)

가격은 뭐 지명도 있는 출연진들이 많을수록 올라가는 것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흠흠.



너무도 오랫동안 이 바닥을 떠난 지라 누가 누군지 하나도 모르는 게 당연하다.

아무튼 메인 팀을 보자니 참... 안습이다.

금요일은 어렵고 음, 최소한 일요일, 문희준만큼은 정말 피해야겠다 싶어 토요일로 정했다.

그리고 2년 전 난지도에서 열린 서울DJ페스티벌에서 보았던 '내 귀에 도청장치' 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기억했기 때문.

그 팀만 제대로 보아도 입장료 값은 뽑는 거겠지 생각.



정말 무더운 날이다.

1호선 지하철 종착역인 소요산역에서 공연장까지 꽤 긴 거리인 듯싶은데, 차로 안 왔으면 공연 보기 전부터 지쳤을 듯.

오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행락지 상점들이 길목을 차지하고 있다.

산 입구는 다 이런가? 다녀봤어야 알지.

웬 트로트 풍악 울려대는 술집들이 이리도 많은지, 조용한 산자락을 예상했던 건 내 무지인가?

 

아무튼 천천히 티케팅,무대로 향하는데 더위 때문인지 모자를 나눠준다.

그래도 타임테이블 있는 안내문 하나 준비 안한건 뭣 때문일까?

 

휑한 공연장을 보자니 또 안습이다.

아무리 땡볕이고, 막 처음 출연진들이 공연을 시작했다지만 명색이 록 페스티벌인데 이리 사람이 없나?

광란하는 인간들 때문에 앞쪽에서 관람하다간 숨막혀 죽을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은 훌훌 날려버렸다.

그냥 얼핏 보면 뭐, 동네 체육대회 뒤풀이 행사 같아 보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축제도 이보다는 사람 많이 모일 텐데...

 

그냥 약간 그늘 처진 구석 쪽에서 큰 돗자리 깔고 음주모드로 일찍 나선다.

기특한 친구녀석이 대형 아이스박스에 맥주를 한 가득 가지고 왔지 뭐야. 고마운 넘.

그래, 술이나 마시자!

신가람 밴드.

 

도착할 때 이미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얼핏 보고 그냥 아마추어 밴드려니 했다.

낮이라 조명도 없고, 뽀다구 안 나기도 했지만, 상당히 비어 보이고 팀원들이 어려 보여서였다.(나중에 팬카페에 가보니 베이스 주자 'U' 말고는 꽤 나이가 많다.)

 

그런데 어라? 베이스가 여자네?

? 기타도 마커스 밀러처럼 픽업 가드까지 달았네? (그런데 정작 초퍼 플레이는 한번도 안 했다. 왜 달은 걸까?)

 

비록 첫 팀이고 관중들 많지 않은 흉흉한 분위기 속에서 연주라 그런지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홈피가서 검색 좀 해보니, 노래 부르는 사람 이름이 신가람이군.

실력도 있는 듯한데, 개인적으로 동남아 필 나는 외모가 아쉽다.^^;;

 

베이스 'U' 는 왠지 느낌이 있는 분 같은데, 나이로 봐서 앞으로 한층 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줄 듯하다.

왠지 응원 해 주고 싶다.

  

1집 타이틀곡 슬픈 라디오 저 예산 14역 버전 뮤직비디오



 

RHY Band

 

한차례 또 여성이 무대에 자리잡는데, 이번엔 보컬이다.

걸걸한 톤으로 분위기 업 시키려 고군 분투 하신다.



오빠밴드에 나와 말했던 백두산 유현상씨의 파급효과인지, 그녀의 앞에는 5만 관중이 있다 한다.ㅋㅋ

음색도 좋고 음악도 전반적으로 신나서 좋은데. 다만 너무 혼자 튀시는 건 아닌지? (나중에 자료를 찾아봐도 검색에 안 나오는 걸 보면 이 팀도 보컬이름이 RHY 이지 않나 싶다.)

아무튼 난 개성 있는 팀이 좋다. 게다가 여자니 플러스 ^^




A'ccel In A Story

 

이름 참 어렵다.

화면엔 처음에 어비스가 소개되어 헷갈렸다.

무슨 동락페 홈피에도 출연진 이름하나 제대로 안 써놨나. ,



솔직히 멀리서 그냥 술만 마셨다.

밋밋한 느낌이고, 강렬함이 와 닿지 않았다.

요즘엔 너무나 많은 밴드들이 있는데, 무언가 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byss

 

우훗!

그래! 바로 이런 에너지!!

하드코어 메탈!!

 

갑자기 열이 후끈 올라 무대 앞으로 달려갔다.

요즘 하도 모던록 연주만 들어서인지 이런 흥분 모드 느끼기가 쉽지 않았어.

보컬 분 포스가 정말 대단해.



'돌아온 어비스' 라고 소개하는 걸 보면 과거 꽤 인지도가 있었던 팀인 듯 하다.

 

갑자기 무대 밑으로 내려와 관중들 소굴에서 노래를 부르더니 온 공연장을 뛰어다닌다.ㅋㅋ

"아무리 공연시간이 짧아도 할건 다 합니다!"

아주 좋아!!

무언가 오늘 답답한 마음 한구석을 후련하게 뚫어 주었다.




D.I.C.E

 

....

어비스가 좀 열 후끈하게 해주었는데, 갑자기 분위기 가라 앉았다.

물론 락도 다양성이 있다 하지만, 이건 갑자기 힙합 분위기로 가니 쩝...

기타줄 끊어져서 시간은 가고, 예쁘게만 부르는 신입 남자 보컬, 꼬마(?) 윤미래...

다른 무대에서 보았다면 또 다르게 보았을 수도 있겠지만...




Over Hill And The Faraway(Can)

- 동락페 사람들 정말 이 팀 철자 맞게 쓴 건가 모르겠다. 아마도 Over the hills and far away 가 맞을 듯 한데?



첫 외국팀이라 좀 기대, 보컬 생김새는 트위스트 시스터즈인데 연주는 수수하다?

그래도 보는 내내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멤버 소개할 때 웃었다.

Led Zeppelin  카피 밴드인가? ㅎㅎ 멤버들 이름이 다 레드제플린과 비슷하다.

드럼은 뭐시기 뭐시기 보넴, 자기는 바비 플랜트? ㅋㅋ

아니나다를까  'Immigrant Song' , 'Rock'n Roll' 레드제플린 넘버들을 연주.

! 그러고 보니 팀 이름도 레드제플린 노래일세?

이 팀 도대체 뭐얌?

캐나다에서까지 모셔올 만한 팀 맞아?

 

뭐 아무튼 옛날 추억, 향수를 느끼게 해주어서 좋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 페스티벌의 수준을 정말 의심하게 되었다.





SEITA (Bra)

 

우와!

브라질 밴드라 해서 우습게 봤다가 큰코 다쳤다.

 

공연 전 어슬렁 어슬렁 부근을 다니는 것 보며 아마도 이 팀이라 예상하고 양아치들 같네 했었는데.

아이고 형님들!!

포스작렬! 더 강력한 스래쉬 메탈.

이럴 땐 그냥 머리 수그리고 뱅잉해줘야만 하는 듯싶다.



일부러 멜로디를 떠라 하지 않아도 된다.

우워 우워 그냥 몸을 던지면 되는 거다.

, 이런 팀도 정말 딸랑 30분만 공연하고 들어가는 거야?

정말 아쉽다. 정말 강하다.ㅎㅎ




WON

 

이상하게 밴드 인원이 많네? ? 베이스가 둘이야? 한 분은 여자네?

뭐지? 이 오래 전 한국메탈의 느낌은?



자꾸만 대한민국 정통 헤비메탈 그룹이라고 소개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오히려 격 떨어지는 것 같다. .

꽤 오래 전부터 활동 해온 듯 한데, 보컬 음색이 정말 20여년전 한국메탈 태동기(?)때 음색을 듣는듯하다.

백두산 유현상씨 가성과 비교하면 되려나? 미안하지만.... 보컬 분 얼굴이 무섭다....




베이스가 왜 둘인지 난 정말 모르겠다.

마지막 곡 소개 하면서 우리 팀 베이스가 둘인 이유를 이 노래로 보여주겠다 라고 했는데, 솔직히 여자분 없어도 티도 안 나겠다.

세컨(?) 베이스 있는 팀은 처음 봤다.

뭐 나름 사연이 있겠지 라고만 생각 헐란다.




Dr. Core911

 

한 밤이 되어가자 분위기 무르익어 간다.

사람들도 제법 많이 모이기 시작했고, 열기도 낮과 비교해 천차만별  달아 오른다.

 

랩메탈.  엄청 좋다.!!

오랜 관록, 라이브에서의 이 팀은 더욱 더 빛을 발한다.

.



내 귀에 도청장치

 

이젠 '프라나' 라는 이름은 안 쓰나?

세계시장에 도전하려 이름을 바꾸었었다고 들었었는데, 난 원래 이름이 더 좋다.

 

오늘은 어떤 컨셉일까 했는데, ! 이건 어떤 의상이지? 귀신 같아...



, 간단히 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그 하나만으로도 게임 끝 아냐?

 

간간히 동작을 멈추고 일그러진 표정을 지을 땐 잠깐 전율이 흘렀다.

대형화면에 비친 모습이 마치 빠져나올 것만 같은 호러느낌도....

아무튼 기대했던 것보다는 좀 들 하긴 했지만 포스는 최고!

 

그런데 사실, 음악이 조금은 퍼포먼스에 묻히는 감이 있진 않나 싶다.

.










이현우밴드.

 

말을 하고 싶지가 않다.

뭔 대단한 양반인양 등장부터 질질 시간 끌더니, 역시나 우물주물 옹알옹알 '행복의 나라를 부르신다.

이 꼴 안 보려 일찍 일어나려 했는데......

좀 보고 가자던 친구도 도저히 못 들어 주겠는지 일어선다.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 이 사람이 왜 락 페스티벌에 나왔는지. 게다가 헤드라이너로.

차라리 다른 팀들 공연시간이나 더 늘려주었으면 좋았겠다 생각 든다.

 

관객들도 같은 마음이 드는지 거진 다 자리를 뜬다.

 


비록 다른 락 페스티벌과 비교해 출연진 레벨이 좀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동두천 시민들의 세금, 저 예산으로 열정 어린 무대를 11년 동안이나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사운드도 괜찮았고, 무대시설도 그럭저럭 좋았는데, 다만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세심한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많은 락 페스티벌이 여름에 몰리는 만큼 이 동락페도 개성 있는 색깔로 빨리 정착 했으면 좋겠다.


 


 
하이라이트 동영상



록공연 특성상 음향이 좀 찢어지는게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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