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뮤지컬 '드림걸즈' 관람을 종연하기 하루 전날에야 하게 되었다.
개막 전부터 풍성한 화제거리를 양산했고, 많은 관람객들이 호평하는 것을 들어왔었는데 이제야 보게 되다니 후......
어찌됐든 보기로 작정한 만큼, 배우들 출연날짜를 살펴보아 홍지민 출연 공연을 골랐다. 그리고 또 이왕이면 김승우 안 나오는 날짜로 ^^;; 그리고 VIP석 헉헉.
특별한 무대장식 없이, 몇 개의 LED장치로 배경을 화려하게 수놓는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도대체 어떤 건가 궁금하기도 했다.
뮤지컬 전용극장이라는 샤롯데 씨어터.
이 극장은 어떻게 된 게 뚜껑 있는 음료는 반입되네? 그래 봐야 결국 대부분 로비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다 사오는 것이지만.
관람석에 들어서자마자 접하는 건??
무대 앞 통로에서 민망하게 쳐다보며 서있는 아이스크림 장사 아가씨 둘.
다른 극장도 이런가? 참 특이하군......
그래도 많이들 사가서 먹더라.ㅎㅎ
좌석엔 컵 받침대도 없는데......
극장은 듣던 대로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아 굳이 VIP 석이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시야는 어느 자리에서나 괜찮은 듯하다. 약간 좌석 사이가 좁다는 느낌이긴 하지만.
사실 난 뮤지컬이란 걸 처음 관람해 본다.
드림걸즈 영화를 너무 감흥 있게 봐서 이 뮤지컬을 너무도 보고 싶었던 것이지 원래 뮤지컬이란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2년 전, 여행에서 돌아와 그 동안 못 봤었던 영화들 쭉 내리 보다가 우연히 이 영화에 흠뻑 빠져 몇 달 동안 OST를 듣던 기억이 난다.
비욘세, 제니퍼 허드슨, 에디 머피, 제이미 폭스 등등 배우들의 열창은 그 당시 메말랐던 나의 감성을 무던히도 자극했었다.
우리나라의 배우들은 그 음악들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까? 원작인 뮤지컬은 어떤 모습일까? 너무 궁금했었다.
이건 뭐, 브라보!!
정말 관람하기 잘했지 뭐야.
시작부터 끝까지 한시도 눈을 떼어 놓을 수 없는 무대.
인터미션 10분을 포함해 거의 2시간 40분 정도의 공연이었는데 정말 시간가는 게 너무 아쉬울 정도였다.
화려한 의상, 현란한 LED 무대장치(정말 신기했다. 이리저리 회전하며 이동하며 어떻게 저리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지), 배우들의 열창(오만석은 뭐,, 기대도 안 했다. 김승우보단 나았겠지 에 위안.) 등등......
특히 차지연님도 훌륭하다 들었지만 에피역의 홍지민,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오디션으로 당당히 뽑힌 그녀의 애절 어린 연기와 풍성한 성량의 노래는 드라마 '온에어'에서 보았던 그 볼품 없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다.
또 디나역의 정선아님은 어찌도 그리 아름답고 매혹적인지. 비욘세와 오버랩 되며 빠져들게 만들었고,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최민철은 이 지미역을 다른 배우가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전혀 가질 수 없을 정도로 딱 어울렸다.
가장 압권인 장면은 백인 중심인 쇼 무대에 도전장을 내는 ‘Stepping to the Bad Side’ 장면이다. 영상과 무대를 일치시켜서 마치 돈가방을 든 사람들이 영상 속에서 뛰쳐나온 듯한 장면을 연출해낸다. 무희들의 집단 댄스를 공중에서 촬영했던 버스비 버클리의 버드 아이(Bird Eye) 기법에 대한 오마주인 듯, 바닥에 누워 춤을 추는 댄서들의 모습이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영상으로 표현했다. 또한 영상을 이용함으로써 쇼 무대 안과 밖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전개되었던 이야기 구조를 무대에서 용이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다섯 차례나 토니상을 수상한 베테랑 의상디자이너 윌리엄 아이비롱의 의상 역시 화려한 쇼 무대를 돋보이게 했다. 작품에 사용된 의상은 대략 400여 벌이다. 한 송이 꽃봉오리 같은 의상부터 인도 무희 같은 의상, 사이버틱한 의상 등 대스타가 된 드림스는 매 공연마다 의상을 갈아입으면서 마치 화려한 패션쇼를 보는 듯하다.
==>> 어디서 발췌했는지 까먹었다 ㅠ.ㅠ
< 뮤지컬 드림걸즈 하이라이트 >
영화에서 들었던 원곡을 하도 들어서인지, 조금은 우리말 개사 노래들과 비교를 많이 하며 관람을 했다.
나름 잘 어우러진 흐름의 개사들이긴 한데, 'I Am Changing' 등등 몇몇 장면에선 애절한 감정 전달이 좀 들 하진 않았었나 아쉬움이 약간 있다.
특히 영화에서의 삽입곡 'Listen'은 커티스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하고자 하는 디나의 감정 분출이었던 반면에 이 뮤지컬에선 디나와 에피의 화해장면에서 듀엣 곡으로 쓰였다.
< Goodbye Dreamgirls >
집에 돌아와 오늘의 감흥에 젖어 또다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원래는 음악만 몇 곡 들으려 했는데 아주 자세히 꼼꼼히 감상을 하게 될 줄은 몰랐네. 긴긴 엔딩 크레딧까지. ㅎㅎ
그리고 또 감동......
한동안 또 OST에 빠질 듯 하다.
<2009.08.08(토) 3:00 공연, 샤롯데 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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