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특히나 야외 록공연이 참 많다.
누구 말로는 자연의 정기가 더욱 록의 에너지를 배가시킨다는데...
‘인천 펜타포트’'나, '지산 록밸리' 페스티벌은 못 갔지만 그리 멀지 않은 서울숲은 가볼 수 있지 않는가?
게다가 무료!!
잠깐 짬을 내어 찾은 8월2일 일요일.
공연 팀은 '눈뜨고 코베인'.
예전부터 팀 이름은 많이 들어 봤지만(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름은 맞다 ㅎㅎ), 실제 보는 건 처음이라 잠깐 인터넷 검색하고 가긴 했는데, 첫 음악을 듣자 마자 너무 재미있어서 쓰러져 버렸다.
얼핏 검색하기론, '깜악귀', '목말라' 등등 멤버들 이름도 특이 하고, 또 요즘 화제인 '장기하'가 드럼으로 있었던 그룹이라는 것 정도?
난 무슨 펑크록 쪽이나 강렬한 하드록 계열인줄 알고 잔뜩 긴장을 했는데, 음? 입장하는 모습을 보니 얼굴 생김새들과 무대의상이 뭐랄까 약간 개구쟁이 스타일 일세?
스스로 소녀시대 의상이라 소개한 후 선보인 첫 음악을 듣고 난 감상은? 이게 웬 재기발랄?
< 헤어진 사람 방에 중요한 걸 깜빡 놔두고 왔네 >
<출처 : http://blog.naver.com/akakk_?Redirect=Log&logNo=70066503262 이날의 공연 영상을 너무도 잘 정리, 꾸며 놓으셨다.>
뭐랄까, 노래를 참 잘한다 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연주 정말 화려하다라고 말하기도 뭣하긴 한데, 무언가 다르긴 하다.
이어지는 노래를 더 듣다 보니 가사까지 참 간단히 직설적이고 명료하다.
미려한 수식어, 화려한 꾸밈 하나 없이, 심지어 가장 강렬한 퍼포먼스라 해 봤자 제자리 어깨춤 정도뿐인데, 관객들을 아주 손쉽게 그들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점점 노래는 점입가경으로 흘러 공연 도중 관객들께 시원한 수박과 바나나를 서비스로 주기도 하다가, '엄마 몰래 스페이스’, '아빠가 벽장' 어린 시절 가정사에서, '지구를 지키지 말거라' 이젠 범우주적으로 에까지 진출을 한다.
포복절도 압권은 신곡 '일렉트릭 빔' 에서 선보인 더블케이와 그의 연인 미네르바의 대사 장면. 그리고 효과음(?) 액션!!
이들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인가?
< 일렉트릭 빔 >
<출처 : http://blog.naver.com/akakk_?Redirect=Log&logNo=70066503262>
이러다 결국 마지막엔 '지옥에 가다' 염라대왕 앞까지 가버린다 ㅠ.ㅠ.
한마디로 '몇 편의 환상단편소설을 읽은 느낌을 준다' 는 말이 맞다.
누구도 이들의 개성을 따라 할 수는 없을 듯.
보통 록공연은 격렬한 무대와 열광적인 관객의 광란(?) 모드를 연상하지만, 이곳 서울숲의 모습은 어느 면으론 참 차분(?) 하기도 했다.
가족단위 나들이 나온 분들도 많았고, 스탠딩공연이 아닌 남녀노소 모두다 편하게 돗자리 등을 깔고 앉아 다과를 즐기며 여유롭게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시간이 되면 다른 날 한번 더 들러 즐겁게 놀아야겠다.
새로운 록의 한 면을 본 재미에 집에 와 다시 인터넷 검색.
이들의 음악을 다시 좀 찾아 본다.
뮤비도 정말 중독성이 생기게 만드네.
이들의 진면목은 오늘무대에선 다 못본듯 하다.
홍대 클럽에서 찍은 영상들을 보면 더더욱 재미나고 흥겨운 장면이 연출되는데, 이번 달 28일에 있다는 단독 공연이 왠지 탐난다.
< 아빠가 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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