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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억/느낌

문신(TATTOO)후 사우나를 다녀와서



귀국(벌써 13일이 지났네..) 후엔 사우나를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원래 대만 스톱오버 하고 그곳 온천에서 여행 때 좀 벗기고 올 생각이었는데 피곤해서 스톱오버 안하고 그냥 오게 됐다.

목욕탕에 가고는 싶은데 문신도 그렇고 혼자 가기도 뻘쭘 하고 귀찮기도 해서 미루고 있었는데, 오늘 아버지가 큰 애 데리고 사우나 다녀오란다.

아직 가족들은 내가 문신을 한 줄 모른다.

얼마 전 작은애가 내 몸에 안겨서 뒤척이던 중 티셔츠 잡아 다니다가 "어? 아빠 몸에 그림 있네?" 하였지만 얼버무리고 며칠 후 다시 확인할 때 다른 쪽을 보여 주어 그림 지워졌다고 했다. 순진한 녀석.


그런데…… 하필 사람도 많은 일요일 저녁 다녀오라니……

싫다고 하기도 그렇고, 그래 어차피 갈 것 , 큰 애도 언젠가 알 테고…


사우나 가니 사람 참 많다 ㅎㅎ

새하얀 피부에 깨끗한 몸.

유독 내가 눈에 안 뜨일 수가 없는 처지.(아직도 새까맣게 탄 피부에 좀 큰 그림 ^^;;)

옷을 벗으며 큰 애에게 솔직히 문신 했다고 보여준 후(할머니, 할아버지에겐 말하지 말라고 했다), 몸무게나 달아 보러 가려는데 하필 마루(??) 중앙 대형TV 옆에 있네.

뒤로 돌아가려다 에이 내가 무슨 죄 졌냐? 하는 생각으로 당당히 몸무게 잰 후 (와~ 많이 빠졌다~) 탕으로 향한다.



 

어디가도 시선을느낀다... 싸늘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욕탕 안에서도, 걸어가면서도, 때밀고 있는 와중엔 꼬마 애들이 내 등뒤로 와서 수근수근 대며 구경까지… ㅠ.ㅠ

태국 해변에선 아주 자연스런 광경이 이곳에선 호기심으로 변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예전엔 문신 한 사람들 욕탕에서 자주 못 봤는데 이러다 사람 없는 새벽에만 다녀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한 건 나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간다.

우쭐하기 보다는 내 몸에 대한 책임이 느껴지는 걸까??


몸이나 좀 예쁘게 운동해서 만들어야 겠다는 … 설마…▶▶▶





부연 설명 : 혹시라도 자랑 한다고  오해를 할 사람들을 위해

나중에 여행기에서 또 쓰게 되겠지만 문신을 하게 된 계기는 룸메이트의 안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여행 떠나기 전에는 "헤나" 한번 해보고 나중에 맘에 들면 해야지 였으나,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 한 장의 사진 이였습니다.


룸메이트인 동생 따라서 타투집에 갔다가 뒤척이던 사진첩에서 너무도 마음에 드는 이 사진을 보고 결심.

게다가 생각보다 너무도 파격적인 가격에 해준다는 말에 그날 밤 꼬박 고민하다가 다음날 아침에 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제 나이도 이젠 남 눈치 보며 살 나이는 아니고 그 동안 안 해 보았던 것 다 해보고 싶었고 뭔가 획기적으로 나를 바꿔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건 애들이였읍니다. 애들이 나 문신한걸 보면 뭐라고 할까 였는데. 다행이 오늘 큰 애는 별 얘기를 안 하는 군요.

"아빠 이상하니?"

"아니?"

"너도 커서 하고 싶니??"

"아니, 나 이런 거 싫어. 나중에라도 안할꺼야."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사회 인식이라든지 여러모로 문신을 안 좋게만 보고 있지만 꼭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 것 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유교사상으로 인한 신체 훼손 개념으로 볼게 아니라 뭐라 설명을 잘 못하겠지만 자기 만족이랄까? 태국에서는 종교적인 면으로도 하고, 미용이나 성형, 또는 예술의 개념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권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문신한 사람들 다 깡패나 양아치로 보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꼭 제가 해서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그 전에도 그런 마음 이였어요. 물론 우리나라엔 유독 더 껄렁껄렁한 사람들 많다는 데에는 약간 동의합니다 ㅎㅎ . 개성으로 받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