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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창고/여행 예습 읽은 책들

앙코르 와트ㆍ월남 가다 : 조선인의 아시아 문명탐험




< 프롤로그 중>

여행은 이탈이다. 그런데 이탈이란 즐거울 수도 있는가 하면 동시에 매우 공포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다.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면 공포스러운 일이 벌어진자. 그러나 우리의 삶은 열차의 궤도와 같은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삶도 물론 수없는 궤도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보통 "루틴"(routine)이라고 부르는 생활의 궤적,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정한 길들은 열차의 궤도와 같이 이탈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절제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궤적들은 오히려 이탈을 통해 새롭고 참신한 생명력을 휙득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우리의 삶의 궤도는 차가운 쉿덩어리의 평행선이 아니라 실타래처럼 엉켜져 있는 따사로운 핏줄의 그물과도 같은 것이다.
 
보통 이러한 궤도속에 갇힌 인간들이 가장 손쉽게 이탈을 추구하는 방식이 "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술의 이탈은 너무도 일시적이고 너무도 표피적이고 때로 가식적이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새로운 이탈의 궤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방과후, 혹은 퇴근길에 주막집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이탈의 멋은 표피적인 구라꾼들의 자기기만적인 언설이나 행동의 루틴속에 또 다시 오염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여행은 확실이 보다 매력적인 이탈의 한 방식이 될 수가 있다.
 
이탈이란 새로운 체험의 획득이 없이는 무의미한 것이다. 단순한 이탈은 빗나감이며, 외도의 행각으로 얼룩질 뿐이다. 술이 형성하는 이탈의 특징은 그 관계망이 한없이 진부하다는 것이다.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분위기 속에서 술보금자리를 틀어본들, 남는 것은 망가지는 몸밖에는 없다. 여행이라는 이탈의 매력은 근원적으로 우리삶의 보금자리를 떠난다는데 있다. 그래서 새로운 체험을 획득한다. 새롭다는 것은 즐거운 것이며 또 공포스러운 것이다. 그러니까 공포를 느낄줄 모르는 사람들은 결국 새로움을 체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의미있는 여행이란 진실로 공포스러워 하는 것이다.
(중략)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다.
아주 오래전 이분의 책을 읽은본 적 있지만  여느 다른사람과 달리 아주 개성적인 시각을 가진 분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막나발처럼 내뱉는 글이 아닌 많은 지식과 고찰과 연구 후에 자기시각을 표출 함을 알기에 경외심까지 들게 만든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알던 보편적인 시각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 해보게 끔 이책은 표현한다.
 
킬링필드의 오해나 베트남의 현재, 김우중씨에 대한 짧은 회상 등등 이책엔 앙코르왓 뿐만 아닌 다른 여러가지 현황을 돌이켜보며 여행을 더욱 값지게 꾸미는 법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많이 피력해 놓았다.
 
어떻게 이런 짧은 기간 여행 하고도 이렇게 멋진 사진과 글들을 남겼을까 ...
 
부럽기도 하고 그 세심함에 존경 스럽기조차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