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84일간동남아여행일기/태국/미얀마

여행기를 잠시 중단하면서

< 여행기를 잠시 중단하면서 >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지난 일주일간 여행일기를 기록하면서 아니 그전 일주일은 블로그까지 만들어 가면서 내가 뭘 하려는지, 또 뭘 쓰려는 건지 모르는 와중에 그냥 기록한 일기장 옮기고, 사진 올리고 보면서  아 그 때 뭐했지. 뭐 먹었지. 누구 만났지. 몇시에 일어났지.이걸 내가 왜 쓰고 있지?

웃긴 잡다한 그림이나 더하고 나 혼자 킥킥거리고 말 것이지, 왜 남 들 다 보는 데에다 이런 거 올려 놓고 있지?
나이살이나 먹고서 뭐하는 짓인가..

첫날을 그렇게 쓰고 나니 다른 날도 이끌려 가야 한다.
막막하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게 무슨 내 인생의 과업인가?

유치하다.

그러던 와중에 그나마 날 생각해 주는 한 분의 글을 보고 결심 했다.

집어 치우자.

나에게도 도움 안되고 남들에게도 도움 안 되는 이런 유치한 짓 그만 두자.
초등학생 일기도 나보단 잘 쓰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개인공간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깨끗이 잊기로 했다.

처음 시작 때의 흥분되고 즐거웠던 마음이 곤욕으로 변하는데 계속할 이유가 없었다.

앞으로의 해나갈 많은 일들이 있는데 이런 유치 놀음이나 하고 있으면 오히려 여행 다니며 뭘 느낀 시간들이 퇴색 되겠다.

다시 시작 하기로 한다.

가끔씩 들춰봐도 새록새록 생각나는 순간들만을 남기려 한다.
보다 나은 나를 위해 버릴 것은 버리기로 한다.

개인적으로 일일 기록 남기며 비공개로 혼자 보고, 공유할 부분만 꺼내야 겠다.

아주 먼 훗날 정말 시간 남아 돌 때 이런 재미 놀음식의 일기를 써야겠다.

언젠가 내가 더 성숙해질 때가 오면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노력했었던 그 순간들을  세밀하게 기억하며 유치하지 않게 일일 기록으로 남겨야 겠다.

그 때 공개 해야 겠다.


걱정은 없다.

이미 그 사소한 아주 세세한 기억까지 내 가슴속에 담겨 있으니 언제든지 꺼낼 수 있으니까.

아 ~후련해.


이미 올린 여행기는 삭제 할까 하다가, 저와 오랜 시간 같이 하고 지금은 인도를 여행중인 T군과의 약속이 있어서 일단 남겨 놓습니다.